민주당, '사법농단' 연루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 추진

최규진 기자 2021. 1. 29. 20: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된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법관 탄핵소추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소추안은 다음 주 초쯤 발의될 것으로 보이고 있는데요. 민주당이 드라이브를 걸면서 정치권 공방도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오늘(29일) 많은 비판들을 내놨는데요. 관련 내용을 최규진 반장이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여정회의 새로운 코너 '중대발표' 입니다. 뭐냐고요. '명문사학' 중앙대 출신 최규진이 발표를 한다. 죄송합니다. 사실 우리가 정말 중요한 사안을 발표할 때 자주 하는 말이죠. 어제 정치부회의 시간에 '중대발표' 하나 소개해드린 것 기억 나시나요. 민주당 지도부가 이탄희 의원이 낸 사법농단 판사 탄핵소추안에 대해 추진을 허용한다고 밝혔습니다.

[JTBC '정치부회의' (어제) : 법관 탄핵에 찬성하는 의원들이 100명이 넘었다는 거죠? 네 그렇습니다. 법관 탄핵에 앞장서고 있는 의원 민주당 이탄희 의원입니다. 107명의 국회의원이 탄핵 제안에 찬성했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또 제가 방금 들어온 소식으로 전해드려야 될 것이요. 민주당 지도부가 임성근 판사에 대해서 탄핵소추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판사 탄핵이 뭐길래 '중대발표'냐고요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임 부장판사는 지난 2015년 일본의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인 '가토 다쓰야'씨의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가토 전 지국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을 제기한 인물입니다. 박 전 대통령이 참사 당일 측근인 정윤회 씨를 만났다는 주장을 했죠.

[JTBC '뉴스룸' (2015년 10월 20일) :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에 의혹을 제기해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 신문 전 서울지국장에게 검찰이 어제 징역형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

[최규진/JTBC 기자 (JTBC '뉴스룸' / 2015년 10월 20일) : 산케이 신문은 오늘 자 1면에 구형 사실을 전하고 '놀라움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JTBC '뉴스룸' (2015년 12월 17일) : 법원이 오늘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표현이 부적절하더라도 한국의 정치 상황을 전달하려는 것으로 보이고, 대통령의 공적 지위를 고려하면 대통령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결과가 무죄라고 다 끝난 건 아니었습니다. 바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사건이 불거진 겁니다. '행동대장'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이 임 부장판사를 통해 이 재판을 맡았던 이동근 판사에게 이런 주문을 넣은 사실이 드러난 거죠. 재판 과정이 굴욕적이었다고 주장한 가토 전 지국장, 일본으로 돌아가 책까지 출판하며 한국을 비판했죠.

[가토 다쓰야/전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2015년 12월 17일) : 일본 신문 지국장이라는 이유로 한국 검찰이 표적으로 삼고 공격한 게 아니냐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후 임 부장판사는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장에 섰습니다. 검찰은 임 부장판사가 재판 결과를 미리 보고해 유출하고, 바꾸는데 개입했다고 판단했는데요. 하지만 당시 1심 법원은 임 부장판사에게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판결문엔 이례적으로 이런 말이 달려 있었습니다.

[(음성대역) :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로 인한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지만 직권남용으로 볼 순 없다]

민주당이 주목하는 부분, 바로 '위헌적 행위'라는 문구입니다. 임 부장판사가 얽힌 사건이 대부분 공소시효가 지나, 법원 단계 징계는 불가능한데요. 임 부장판사는 임기가 끝나 다음달 퇴임을 앞두고 있습니다. 판사 출신 이탄희 의원은 국회가 이런 사법농단 판사들, 탄핵해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탄희/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2일) : 법관직만 퇴임할 뿐 앞으로 공무담임권, 변호사 활동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 재판 거래 피해자들에게 뭐라고 말할 것인가. 국회가 이들 두 판사들을 재판에 회부조차 하지 않는 것은 헌법이 정한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3권 분립의 나라라는 점입니다. 입법부와 사법부, 행정부가 서로 분리돼있다는 뜻인데요. '초유의 사태'라는 제목의 기사들이 쏟아진 이유입니다. 국회가 법관 탄핵을 추진하는 건 헌정사상 이번이 세 번째인데요. 첫 번째인 1985년에도 본회의 부결, 두 번째인 2009년엔 19대 국회가 임기만료되면서 자동 부결됐습니다. 민주당 지도부도 부담이 됐는지, 당론이 아니라 자유투표란 입장입니다.

[홍정민/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어제) : (결국에는 지도부가 최종 결정을 하신 건가요?) 한 것이긴 한데. 이제 말씀 따르면 판사, 임성근 탄핵소추 발의를 추진하시는 의원님들 진행하는 대로 자연스럽게 허용한다는 차원이다 보니까.]

야당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한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나왔지만 이를 거절했었죠. 윤석열 검찰총장과 갈등을 빚은 게 '검찰 길들이기'였다면, 법관 탄핵은 '판사 길들이기'라며 반발했습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어제) : 이제는 법원도 완전히 장악을 하려고 하는 모양이죠? 사실상 민주당에서 사법부를 장악하겠다는 그 얘기랑 다름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너무 오버는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과연 판사 탄핵안이 본회의에서 실제로 통과될 가능성 얼마나 될까요? 현재까지 이탄희 의원 제안에 동의한 의원은 범여권에서 모두 111명입니다. 일단 탄핵소추안 제출에 필요한 제적의원수인, 1/3인 100명 이상은 충분히 확보한 상태죠. 어쩌면 의결조건인 재적의원의 절반도 가능할 수 있는 숫자인데요. 정말로 헌정사상 첫번째 '탄핵 법관'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다.

오늘의 '첫번째 중대발표'입니다. 이번에는 국회가 아닌 청와대 쪽에서 중대발표를 알아볼까요.

드디어 새내기들이 왔습니다. 문 대통령이 오늘 청와대에서 박범계 법무부장관과 한정애 환경부 장관, 그리고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습니다. 가장 큰 관심사는 범상치 않은 신입생, 박 장관에게 쏠렸습니다. 아무래도 전임 장관인 추미애 전 장관의 아우라가 컸기 때문일까요. 그런데요. 임명장을 받는 두 사람의 모습을 비교해보니 표정도 다릅니다. 싱글벙글한 추 장관과 달리 박 장관은 잔뜩 긴장했네요.

두 사람의 스타일 조금 더 비교해볼까요. 사실 박 장관의 유명한 별명 중 하나가 '박뿜계' 였잖아요. 엄숙한 회의 도중에도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에서 나온 별명인데요. 그래서 국정농단 청문회 당시 이런 유명한 장면도 나왔었죠.

[박범계/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 김경숙 증인. 잠깐만요. 장 의원님, 지금 불만이 무엇이죠?]

반면 추 전 장관의 별명은 강인한 '추다르크' 잖아요. 임기 내내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윤 클라시코'를 보여주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죠.

[추미애/당시 법무부 장관 (지난해 6월) : 저의 지시를 절반을 잘라먹었죠.차라리 그냥 지휘하지 않고 장관의 말을 겸허히 들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어요.]

[추미애/당시 법무부 장관 : 소설을 쓰시네]

'새내기' 박 장관의 스타일은 벌써부터 추 전 장관과 많이 다르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눈물의 이임식을 열며 지지자를 만났던 추 전 장관. 반면 박 장관은 취임식도 따로 열지 않고, 동부구치소부터 찾았습니다. 집단감염사태를 놓고 법무부 책임을 강조하며 추 전 장관과 다른 답변을 하기도 했죠.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지난 8일) : 이 조치는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른, 지표에 따른 것이어서 적절한 조치가 아니다 할 수가 없고 당시 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이행을 한 거고요.]

[박범계/법무부 장관 (지난 4일) : 제가 청문을 통과해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을 받게 되면 지금 제가 생각하고 구상하고 있는 것을 전광석화처럼 실천하도록 하겠습니다.]

두 사람의 마케팅 방식도 다릅니다. '아직도 조각으로 남아있다'며 떠나는 그날까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놓지 않았던 추 전 장관. 하지만 박 장관은 'SNS 끊겠다'고 했습니다. 또 오프라인 소통도 달랐죠.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지난해 12월 18일) : (장관님 갑자기 사의 표명하신 이유가 뭔가요.) (윤 총장이 소송을 제기했는데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월 검찰 인사 때까지 장관직 계속하시는지요?) …]

[박범계/법무부 장관 (지난 4일) : (검사들 만날 예정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장관이 되면요. (그렇게 되면 지금 계획이 총장부터 시작해가지고…) 장관으로 임명이 되면 우리 검사들을 공존의 정의라는 철학을 갖고서, 화두를 갖고서 만나는데 그 만남의 방식도 복안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주목해야 할 건 따로 있습니다. 바로 '추 윤 클라시코'의 라이벌, 윤석열 총장과의 관계입니다. 그동안 추 전 장관도 박 장관도 발끈하며 싸웠는데요. 그런데 웬일일까요. 박 장관이 이번엔 '현존하는 검찰 총장'이라며 추켜세웠습니다.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지난해 1월 9일) : 제가 (검찰청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고요, 검찰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입니다.]

[박범계/법무부 장관 (어제) : 제 구상이 있어왔고, 조금 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원칙과 기준을 좀 잘 다듬은 뒤에 윤석열 총장, 검찰총장과 만날 예정입니다.]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박 장관의 차별화는 어쩌면 그동안 추 전 장관이 논란에 휩싸였던 점을 의식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오는 2월 인사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윤 총장을 만나겠다고 했는데요. 과연 어떤 관계를 펼치게 될지 주목해야겠네요. 이상으로 중대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오늘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민주당, '사법농단' 연루 임성근 판사 탄핵 추진…국민의힘 "사법부 길들이기" >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