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이적행위"에 文대통령 격노..북풍차단 충격요법

최경민 기자 2021. 1. 29.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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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정부, 공무원 '검토'일뿐 '추진'한 적 없다는 입장
문재인 대통령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2016.1.15/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격노'했다. 김 위원장이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의 공소장 공개에 정부를 겨냥해 '이적행위'라고까지 공격하자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청와대는 제1야당 대표에게 '법적조치' 등 이례적으로 거센 표현까지 쓰면서 월성 1호기 원전 이슈가 선거를 앞두고 '북풍'으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려고 나섰다.

감사원의 월성 1호기 감사 직전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삭제한 530개 파일의 이름이 28일부터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산업부 직원들이 삭제한 문서 목록에는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 '북한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단계적 협력과제', '북한 전력산업 현황과 독일 통합사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2018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원전 건설 지원 가능성을 문재인 정부가 검토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통일부는 29일 "2018년 이후 남북 협력사업으로 북한 지역 원전 건설을 추진한 사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해당 공무원이 '검토'를 했을 수는 있지만 실제 정부 차원의 사업으로 '추진'이 되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남북대화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문재인의 복심'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백번 양보해서 해당 산업부 공무원이 관련 내용을 검토했을 수는 있다"며 "그것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정책 추진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윤 의원은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있었던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교류 협력사업 어디에서도 북한의 원전 건설을 추진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1.28/뉴스1


야당은 총공세에 나섰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원전 게이트를 넘어 정권의 운명을 흔들 수 있는 충격적인 이적행위"라며 "관련 내용을 보면 가히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공개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 원전을 폐쇄하고 북한에 극비리에 원전을 지어주려 했다"며 "일부 공무원 차원이 아닌 정권 차원에서 극비리에 추진돼온 여러 정황이 드러났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이적행위'와 같은 용어를 쓰며 압박하자 청와대는 참지 않았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을 겨냥해 "아무리 선거를 앞두고 있다고 해도 야당 대표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도저히 믿겨지지 않은 혹세무민하는 발언"이라고 맞섰다.

강 대변인은 "북풍공작과도 다를 바 없는 무책임한 발언이며 묵과할 수 없다"며 법적조치와 같은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야당 대표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한 메시지를 발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격노'가 바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강 대변인의 발언과 관련해 "청와대 공식 입장이다. 대통령 뜻과 다를수 있겠나"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에 입문한 뒤로 '빨갱이' 등으로 대표되는 극우 진영의 '색깔론'에 강한 거부반응을 보여왔다.

특히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내년 대선으로 이어지는 국면에서 야당이 '색깔론'을 앞세우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강 대변인이 '선거를 앞둔 북풍공작'을 거론한 것에서 이같은 점을 읽을 수 있다.

월성 1호기 이슈가 정부의 대북정책으로 확산되는 것 역시 차단하기 위해 '충격요법'을 쓴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모두 '탈원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같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과 맞닿아 있는 이슈다. 신속히 논란을 차단하지 않으면 문재인 정부 전반적인 정책에 대한 심판 여론이 형성될 수도 있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위원장에 대해 어떤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검토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북한 원전 의혹과 관련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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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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