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호 '지역 비하' 발언에 들끓는 민심..부산시장 보선에 영향?

박채오 기자 2021. 1. 2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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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전 이해찬 '부산 초라' 발언..18석 중 15석 내 줘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 News1 DB

(부산=뉴스1) 박채오 기자 =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 남구을)의 '부산 폄훼'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발언이 코 앞까지 다가온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박 의원은 29일 오전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에서 "우리 부산에 계신 분들은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일보), TV조선, 채널A를 너무 많이 보셔서, 어떻게 나라 걱정만 하고 계시는지 한심스럽다"며 "지난 28년 동안 국민의힘이 부산 모든 정권을 잡았다. 지난 28년과 지난 3년 우리가 집권한 부산을 비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김희곤 수석대변인 명의로 된 성명을 내고 "민주당의 부산 비하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초라와 한심이 민주당을 대표하는 분들의 부산에 대한 인식이라는 것에 안타까움이 앞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보궐선거가 민주당 시장의 추악하고 파렴치한 성추행으로 인해 치러지고 있고, 부산 시의회 47석 중 40석이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는 것을 잊은 듯하다"며 "무례한 부산 비하 발언으로 부산 시민을 우롱한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와 박재호 부산시당 위원장에게 부산시민들을 위해 진심이 담긴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하태경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이초박한, 이해찬 부산 초라 박재호 부산 한심. 민주당 시장 성범죄에 대한 자기 반성으로 이해하겠다"고 꼬집었다.

박형준·박성훈·박민식·이진복 등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들도 잇따라 비판 성명을 내놓았다.

박형준 후보는 "부산이 그리 만만하냐"며 "정치를 떠나 부산시민의 한 사람으로 놀라움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박성훈 후보 역시 "오늘 박재호 의원 말씀 들어보니, 가덕도 신공항도 앞날이 뻔하다"며 "선거철만 지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찔끔찔끔 예산 몇 푼 던져주면서 생색만 내겠죠, 표만 얻으면 되는 '한심한' 시민들이니까요"라고 했다.

박민식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도 "부산 시민에 대한 모욕이고, 오만방자한 망언"이라며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의 부산 시민 발언이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진복 후보 역시 "박 의원의 이날 발언은 거의 '막말' 수준이다"며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거만함'에서 나온 부산시민을 아예 무시하는 발언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시민사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안일규 부산경남미래정책 사무처장은 "부산시민을 너무 정치적, 정략적으로 편향된 시각으로 본 것"이라며 "전형적인 80년대 운동권 사고이자 편파적 시각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사실관계를 떠나 부산시당위원장으로서 할 말은 아니다"며 "공적인 인터뷰나 공식적인 자리에선 기분 나쁘고 싫더라도 (그런 말을)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박재호 의원의 발언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일각에서는 60여일 앞으로 다가온 부산시장 보궐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치러진 총선을 앞두고 부산을 방문한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부산에 올 때마다 매번 느끼는데 왜 교통체증이 많을까,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해 '지역 폄훼' 논란이 일었다.

당시 이 전 대표의 발언은 총선 직전 실시된 '후보자 TV 토론회'까지 이어졌고, 야당 후보들은 "부산시민을 비하했다"고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이 전 대표의 발언이 총선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수 없지만, 민주당이 압승한 지난 총선에서도 부산에서만큼은 18개 의석 중 15석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차지했다.

한 지역 정치권 인사는 "여당 소속 시장의 성추행 범죄로 치러지는 부산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이라는 분이 시민들에게 한심하다고 한 것"이라며 "정부 여당을 심판하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부산시민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 보여준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에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지만 부산 시민들이 뽑아준 '부산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분명히 시민들께 불편한 마음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재호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최고위에서 이번 선거는 부산을 위한 선거인 만큼 나라 걱정보다 부산 걱정을 더 해야 한다는 말씀도 드렸다"며 "그런 와중에 부산에는 보수언론을 통해 너무 나라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는 말씀과 함께 한심하다는 정제되지 못한 발언을 했다. 본심과 다른 잘못된 발언이다. 사죄드린다"고 해명했다.

che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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