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과도 전작권 이견?..美, 신중론 "조건 충족돼야"

서욱 국방 "장관 임기 중 전작권 전환 성과 내겠다"
美 국방 "조건 완전 충족해야 전환 가능"
국방부, 확대 해석 경계.."美와 긴밀히 협의"
트럼프 정부서도 속도 강조한 韓과 이견 드러내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조 바이든 미국 신행정부도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속도’ 보다는 ‘조건 충족’에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27일 신년 국방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전작권 전환은 시대적 과업으로 (장관) 재임 기간 중 전작권 전환에 대한 진전된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는 한국군 주도 미래연합군사령부에 대한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빠른 시간 내에 완료해 전작권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미래연합사에 대한 FOC 검증은 전작권 전환의 전제 조건이다. 지난 해 초기운용능력(IOC) 검증은 끝났지만 FOC와 완전운용능력(FMC) 검증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 장관의 이같은 발언을 의식한 듯 미 국방부는 전작권 전환에 대한 신중론을 폈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8일 연합뉴스 서면 질의에 “전작권은 상호 합의한 조건이 완전히 충족될 때 전환될 것”이라며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은 미국과 한국이 상호 동의한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병력과 인력, 그리고 그 지역의 안보를 보장하는 데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작권 전환 관련)특정한 시점에 대한 약속은 우리의 병력과 인력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면서 “마찬가지로 병력과 인력, 지역의 안보를 보장하는 것은 단순히 한미연합사령부의 지휘부를 바꾸는 것보다 더 복잡하다”고 밝혔다.

2020년 10월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서욱 국방부 장관이 마크 에스퍼 당시 미국 국방부 장관과 함께 워싱턴DC에 있는 6·25전쟁 참전 기념공원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이에 대해 국방부는 전작권 전환에 대해 한미 간 이견이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데 대해 경계했다. 국방부는 “미측과 긴밀히 공조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체계적,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방부 장관이 기자간담회 시 ‘진전된 성과가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언급한 것은 우리 군의 능력 구비를 가속화하고 미측과의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틀 속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측의 전작권 전환에 대한 신중한 입장은 트럼프 정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해 10월 미 국방부(펜타곤)에서 열린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서 장관은 “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조기에 구비해 한국군 주도의 연합방위체제를 빈틈없이 준비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당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모든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그러나 그렇게 하는 과정은 우리의 동맹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공개석상에서 한미간 시각차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