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9시.. '생계 위한 마지막 비상구' 대리운전 일감마저 끊겼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리라도 뛰어야지'라는 말은 옛말이다. 밤 9시 이후에는 '콜(call)'이 거의 끊기는 바람에 어제는 2만원, 그저께는 3만원 정도의 운행밖에 못했다."서울 강서구에서 거주하면서 대리운전 일을 하는 최모(45)씨는 "모든 음식점과 술집이 문을 닫는 9시가 지나면 대리운전 요청 전화가 먼지처럼 사라진다"면서 "새벽까지 기다려도 손님이 거의 없으니 하루에 한 건밖에 못 하는 날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대리운전 기사 김모(38)씨는 "새벽까지 대리운전을 하면서 어느 정도 생활이 유지됐는데, 지금은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전에 비해 수입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며 "요즘 배달 주문이 많으니 낮 시간대에 라이더(배달대행 종사자) 일을 시작해 볼까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리라도 뛰어야지’라는 말은 옛말이다. 밤 9시 이후에는 ‘콜(call)’이 거의 끊기는 바람에 어제는 2만원, 그저께는 3만원 정도의 운행밖에 못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거주하면서 대리운전 일을 하는 최모(45)씨는 "모든 음식점과 술집이 문을 닫는 9시가 지나면 대리운전 요청 전화가 먼지처럼 사라진다"면서 "새벽까지 기다려도 손님이 거의 없으니 하루에 한 건밖에 못 하는 날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3차 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대리운전 종사자들이 일감이 끊겨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식당이나 술집 등의 영업시간이 오후 9시까지로 제한돼 각종 모임을 하는 사람들이 크게 줄면서 덩달아 대리운전 수요마저 감소한 것이다.
최근 대리운전 관련 온라인 카페 등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작된 후에는 많아야 2~3개 정도의 콜만 들어온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생활고를 벗어날 길이 없다" "대리운전 대신 낮에 할 수 있는 일이라도 찾아야 하는데 아르바이트 구하기도 버겁다"는 등의 하소연을 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 사태 이후 대리운전 기사의 수입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대리운전 종사자 624명을 대상으로 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리운전 기사의 수입은 코로나 사태 전 평균 260만원에서 지난해 219만원으로 15.7% 감소했다.
장기화되고 있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수입이 끊기면서 ‘투잡’을 고민하는 대리운전 기사들도 늘고 있다.
대리운전 기사 김모(38)씨는 "새벽까지 대리운전을 하면서 어느 정도 생활이 유지됐는데, 지금은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전에 비해 수입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며 "요즘 배달 주문이 많으니 낮 시간대에 라이더(배달대행 종사자) 일을 시작해 볼까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또 확진자가 많이 나와 밤 9시 영업제한이 풀리기 어려워질 것 같다"며 "지금처럼 대리운전 일감이 부족하다면 아예 라이더로 전업을 해야 먹고 살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대리운전 종사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비단 9시 영업제한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1년간 이어진 코로나 사태로 장사가 안돼 가게를 접거나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대리운전 일로 눈을 돌리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가뜩이나 줄어든 일감에 하겠다는 사람들은 많으니 예전에 비해 수입이 더 빠듯해진 것이다.
코인 노래방을 운영하는 박모(43)씨도 작년 말부터 대리운전에 뛰어들었다. 박씨는 "수입은 없고 월세와 대출이자, 전기세는 계속 빠져나가니 당장 돈줄이 막혀 대리운전을 시작했다"면서 "9시 이후로 가게 문을 못 여니 운전대를 잡게 됐는데, 그마저도 콜이 적어 돈벌이가 되지 않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리운전 기사도 "제법 큰 여행사에서 정규직으로 일했지만, 지난해부터 계속된 경영난으로 결국 회사를 나와 대리운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재취업을 하기 전까지만 버티자는 심정으로 대리운전에 나섰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대리 일감마저 사라지더라"며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재난지원금이라도 준다지만, 우리는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증시한담] 증권가가 전하는 후일담... “백종원 대표, 그래도 다르긴 합디다”
- ‘혁신 속 혁신’의 저주?… 中 폴더블폰 철수설 나오는 이유는
- [주간코인시황] 美 가상자산 패권 선점… 이더리움 기대되는 이유
- [당신의 생각은] 교통혼잡 1위 롯데월드타워 가는 길 ‘10차로→8차로’ 축소 논란
- 중국이 가져온 1.935㎏ 토양 샘플, 달의 비밀을 밝히다
- “GTX 못지 않은 효과”… 철도개통 수혜보는 구리·남양주
- 李 ‘대권가도’ 최대 위기… 434억 반환시 黨도 존립 기로
- 정부효율부 구인 나선 머스크 “주 80시간 근무에 무보수, 초고지능이어야”
- TSMC, 美 공장 ‘미국인 차별’로 고소 당해… 가동 전부터 파열음
- [절세의神] 판례 바뀌어 ‘경정청구’했더니… 양도세 1.6억 돌려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