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통화 물밑조율.."시기보다 내용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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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통화 시기에 청와대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통화한 사실이 전해지자, 일부에서는 한미정상의 통화가 더 지연되면 문 대통령과 청와대로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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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통화 시기에 청와대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통화한 사실이 전해지자, 일부에서는 한미정상의 통화가 더 지연되면 문 대통령과 청와대로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정상 통화가 너무 늦어진다면 양국 내는 물론이고 국제무대에서도 이례적인 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1월 2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일본 총리와 통화했고 이튿날인 29일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과 통화한 바 있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 동맹국'이라는 같은 범주에 들어가는 만큼 대통령간의 정상외교나 외교, 국방장관, 정보기관장 간 회담 스케줄 역시 인접해서 잡는 것이 일종의 관행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그런 경향이 있다는 것일 뿐 외교 관례나 의전으로 보기엔 무리라는 반론도 있다.
나라마다 미국과의 관계에 특수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굳이 한국과 일본이 비슷한 시기에 미국 정상과 통화를 해야 한다거나, 나아가 한국이 일본보다 먼저 통화를 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경우 취임 후인 2009년 1월 29일에 아소 다로(麻生太郞) 당시 일본 총리와 통화를 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는 닷새 뒤인 2월 3일에 통화했다.
청와대 관계자 역시 "한미정상 통화를 조속히 추진하겠다"면서도 "언제 통화를 하느냐보다는 어떤 내용으로 통화를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시기에 집착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켠에선 한미정상 통화 시기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은 통화에 담길 '내용', 특히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대북 메시지를 조율하는 데 적잖이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정책에 있어 '새로운 전략'을 채택하겠다는 뜻을 밝히긴 했지만 전체적인 정책기조는 아직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뤄진 남북미 정상외교, 나아가 대북제재 등 민감한 사안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이 명확하게 잡히지 않았다면, 한미정상 통화 내용 조율 역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당연히 스가 총리와 통화할 때보다는 문 대통령과 통화할 때 대북 메시지를 더 정교하게 가다듬어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을 비롯한 복잡한 국제정세가 통화 시기 조율 속도를 끌어올리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문 대통령이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하고, 중국의 주요 매체들이 '한중이 우호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는 보도를 대대적으로 이어가는 상황에서 미국으로서는 한미정상 통화 시기나 내용이 어떻게 해석될지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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