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법관 탄핵이 던지는 질문..'국회 권한'이라지만 "꼭 지금인가"

정윤미 기자 2021. 1. 2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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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 추진을 결정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이 공식 당론으로 채택한 것은 아니지만 당 지도부가 탄핵소추안 발의를 허용했고, 이미 당 대다수 의원이 동의하고 있어 소추안은 내달 초 본회의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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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최강욱 판결 등 여권 불만 나오는 시점..보복과 위협 의심" 비판
"헌법상 국회의 견제 권한 행사 문제 없어..탄핵 사유 충분" 반론도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 류호정 정의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사법농단 법관탄핵'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22/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 추진을 결정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이 공식 당론으로 채택한 것은 아니지만 당 지도부가 탄핵소추안 발의를 허용했고, 이미 당 대다수 의원이 동의하고 있어 소추안은 내달 초 본회의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판사 출신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오는 1일 탄핵소추안을 대표발의할 예정이다. 탄핵안은 다음 달 2일 본회의에 보고, 3일이나 4일 본회의에서 표결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재적의원 과반(151명) 찬성으로 탄핵안이 통과되면 이후 헌법재판소가 탄핵 여부를 심판하게 된다.

앞서 두 차례 대법관에 대한 탄핵소추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부결되거나 자동 폐기돼 불발된 바 있다.

당초 민주당 지도부는 탄핵 추진 역풍을 우려했지만, 탄핵 소추 대상으로 거론됐던 이동근·임성근 판사 가운데 재판 독립 침해 의혹이 더 짙은 임성근 판사만 탄핵하기로 하며 법안에 대해 서명하겠다는 의원이 늘고 있다. 잘하면 의결정족수 넘게 공동발의자를 모을 수 있다는 분위기도 흐른다.

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 사태를 두고 정치학자 등 전문가들 사이에선 헌법에 보장된 국회 권한이라는 의견과 집권 여당이 검찰에 이어 사법부까지 길들이려 한다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뉴스1과 통화에서 "법관 탄핵은 국회의 고유 권한이지만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며 "헌법에 있는 국회의 권한 행사를 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안하는 게 문제다"라고 했다.

또한 "국회는 행정부와 사법부에 대한 견제 권력인데 국민 대표인 국회가 사법부를 견제할 수 있는 것은 국정감사 외에는 탄핵 뿐이다"라며 "이제 국회가 스스로 위상을 재확인해 법관을 탄핵하겠다는 것은 국민 입장에서 너무도 반가운 일이다. 국회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삼권 분립' 차원에서 국회의 고유 권한 행사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통화에서 "탄핵 사유는 충분한 것이다"라며 "국회의원이 잘못하면 수사받고 재판을 받듯이 사법부의 잘못을 국회가 탄핵하는 것은 국회의 고유 권한이고 기능이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집권 여당이 검찰에 이어 사법부까지 길들이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통화에서 "국회에 사법부를 견제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라면서도 "다만, 이것을 왜 지금 이 시점에 들고 나오냐의 문제"라고 짚었다.

김 교수는 "민주당에서 볼때 사법부의 판단이 본인에게 불리하다고 보고 탄핵을 들고 나온 게 아니냐"며 "권력이 있는 민주당에선 이해할 수 없는 사법부의 판단들이 있었기 때문에 사법부에 견제구를 날리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관련 사건 등이 대표적이라는 것.

법관 탄핵 추진에 대한 역풍도 우려했다. 검찰에 이어 법원에까지 여당이 '보복'하는 모양새로 보여 국민적 동의를 얻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민주당이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말하는 시점 자체가 조국 전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 판결이나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 대한 판결 등 이후이기 때문에 (사법부에 대한) 보복과 위협으로 보이는 상황이다"라며 "국민적 호응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법관 탄핵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빠른 것 같다"며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기다렸다가 결론을 내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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