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법관탄핵 추진에 "사법부 길들이기" 맹비난(종합)

"최강욱 유죄 받자 대놓고 판사에 재갈 물리기"
김종인·주호영은 말 아껴..적폐 프레임 경계?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9일 법관 탄핵소추안 발의를 공식화하자 야권에서는 사법부 독립성 훼손 우려가 크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살풀이식 창피 주기거나 법원의 코드인사와 판결을 이끌기 위한 길들이기 탄핵으로 밝혀진다면 감당하기 힘든 국민적 역풍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별도 성명을 내고 "의석수만 믿고 사법부를 길들이려는 획책"이라며 "입법부, 행정부에 이어 사법부까지 길들이려는 것은 명백한 민주주의 파괴행위"라고 비난했다.

박대출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정경심은 1심 유죄인데 딸 입학취소를 보류하고, 법관은 1심 무죄인데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한다"며 "내로남불 정권답다"고 비꼬았다.

조해진 의원은 "집권 세력은 최근 김경수 지사, 정경심 교수, 윤석열 총장, 최강욱 의원 재판 등에서 불안과 위기를 느끼고 있다"며 "현직 판사들에게 정권의 뜻에 어긋나는 판결을 하면 언제든지 목을 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으름장, 협박"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판사 출신 김기현 의원은 "유죄 판결을 받은 최강욱 같은 인물이 나서서 판사탄핵을 하겠다니, 정말 기가 막힌다"며 "도둑을 잡아놓으니 그 도둑이 판사를 죽이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역시 판사 출신인 나경원 서울시장 경선후보는 페이스북에서 "판사탄핵이라니, 이 정권이 이성을 상실하고 권력 장악의 광기에 빠져 있다"며 "사법부마저 친문 권력 아래 꿇리겠다는 것"이라고 썼다.

오세훈 서울시장 경선후보는 "'우연'이 거듭되면 '필연'이라고 한다"며 "자기 진영에 불리한 판결을 하는 판사들을 대놓고 위협해 길들이고 재갈을 물리겠다는 게 아니면 무엇이겠는가"라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취재진에게 "이 정권은 민주주의가 뭔지 모르는 것 같다"며 "사법부에 칼을 들이대는 것 자체가 삼권분립 정신에 맞는지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김종인 위원장은 법관 탄핵 논란과 관련해 "일반 국민이 어떠한 반응을 일으킬지에 대해서는 민주당 스스로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탄핵 소추안을 내면 구체적인 입장을 낼 방침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이 탄핵소추를 저지하고 나설 경우 재보선을 겨냥한 여권의 '적폐 프레임' 전략에 말려들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당이 공식 대응에 나서봤자 아무런 실익이 없다는 판단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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