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44.5% "코로나 대응 교육정책 적절"..94.3% "자녀 사교육 부담"

이연희 2021. 1. 2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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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속 교육현안 인식조사..5천명 대상
사교육 이유 "남들 하니까 앞서나가게 하려고"
국민 약 60% "대학 서열·학벌주의 안 깨질 것"
대입반영요소 수능>인성>특기적성>내신 순
[세종=뉴시스]한국교육개발원(KEDI)이 29일 발표한 '2020년 교육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부의 교육영역 대응이 적절했는지 묻는 문항에 '적절하다'는 평가가 44.5%로 가장 많았다. (자료=KEDI 제공) 2021.01.29.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우리 국민 44.5%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교육정책 대응이 적절하게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국민 94.3%는 사교육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으면서도 뒤쳐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 의존도가 높게 나타났다. 국민의 절반 이상은 학벌주의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29일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교육여론조사(KEDI POLL)' 결과를 발표했다.

학습 유지 위해 탄력적 학교 운영·온라인 수업체제 구축 필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부의 교육영역 대응이 적절했는지 묻는 문항에 '적절하다'는 평가가 44.5%로 가장 많았다. '보통'이란 응답은 42.2%,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은 13.3%였다.

국가 위기상황에서 정부가 가장 우선해야 할 역할로는 '학생들의 배움 및 학습 유지'가 36.4%, '급식 등 취약계층 학생 지원'이 31.1%의 응답을 얻었다.

학생들의 학습 유지를 위해 가장 우선해야 할 대응과제로는 '탄력적인 학교운영 체제 구축'이 28.3%, '온라인 수업체제 구축' 27.4%, '학교단위 위기관리 매뉴얼 구축'은 17%의 응답률을 보였다.

온라인교육 수업 인정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대한 찬성은 47%로, 반대 의견(33%)보다 높게 나타났다. 수업이수로 인정할 수 있는 온라인 교육의 운영형태로는 실시간 쌍방향 회의와 같은 방식을 꼽은 응답이 44.7%로 가장 높았다.

국민 94% "자녀 사교육비 부담"…"공부 안 하면 불안"

국민들이 느끼는 자녀 사교육비 부담과 의존도는 절대적이었다. 부담스럽다는 응답은 초·중·고교 통틀어 94.3%였다. 지난해(94.7%)보다는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높은 응답률을 보이고 있다.

사교육을 시키는 가장 큰 이유로는 '남들이 하니까 심리적으로 불안하다'는 응답이 26.4%, '남들보다 앞서 나가게 하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25.4%로 나타났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정부가 수도권 11만2000여 곳의 실내체육시설, 학원,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공연장 등에 대해 시설허가, 신고면적 8㎡당 1명 제한 원칙으로 집합금지를 해제한 18일 서울 강남종로학원 대치관에서 수강생들이 거리를 두어 수업을 하고 있다. 이날 이 학원은 규정에 따라 동시간대 출입가능 인원 338명 중 200명만 등원했다. 2021.01.18. kkssmm99@newsis.com

또한 응답자 80.1%는 '자녀가 공부를 안 하고 있으면 불안하다'고 응답했으며, 78.9%는 '자녀가 학원에 가거나 과외공부를 하고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고 답했다.

사교육비 경감 효과가 가장 큰 정책으로는 EBS 수능 연계가 26.1%다. 대입전형 단순화(15.5%), EBS 강의(12.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 약 60%는 국내 대학졸업장에 따른 차별과 학벌주의, 대학 서열화 모두 앞으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56.8%는 대학 졸업장 유무에 따른 차별 정도에 대해 '심각할 정도로 존재한다'고 답했다.

교육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여기는 영역은 사회적 지위 향상, 경제적 부의 증대, 심리적 만족감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에서 자녀교육 성공의 척도를 묻는 문항에는 24.7%가 '하고 싶은 일', 22%는 '인격 성장', 21.7%는 '좋은 직장'을 꼽았다.

정책 1순위 대입 공정성 > 유아교육 공공성 > 고교서열화 해소

10대 교육정책 중 더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정책 1순위로 '대입 공정성 강화'를 꼽은 비율이 20.3%로 가장 많았고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15.7%,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15.1%, 고교서열화 해소 10% 순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에서 더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유·초·중등 분야에서 '국공립 유치원 확대 등 유치원 공공성 강화'가 24.4%로 가장 비중이 컸다. 고교 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역량 강화가 13%, 온종일돌봄정책 확대 및 서비스 강화가 11.1%로 그 뒤를 이었다.

교육현안 쟁점 중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에 대해서는 46.6%가 찬성했고 보통 33%, 반대 20.4%로 나타났다. 고교학점제의 경우 찬성 의견이 39.5%로 반대(15.9%)보다 많았지만 보통 의견이 가장 많은 44.6%였다.

대학입학전형에서 가장 많이 반영돼야 할 항목으로는 30%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꼽았다. 다음으로 인성·봉사활동이 24.2%, 특기·적성이 23.5%, 고교내신이 13.4%로 그 뒤를 이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본격적인 대입논술시험이 치러는 5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수험생들이 21학년도 대입 논술고사를 치르고 있다. 건국대학교는 시 20분), 오후 자연계 2회(14시, 17시 40분)로 나누어 실시한다. 2020.12.05. kmx1105@newsis.com

응답자 절반 이상 "사립대 지원 반대"

응답자들은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대학 정책 1순위를 꼽는 문항에서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라고 답한 비율이 29.6%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등록금 부담 경감'(22.5%), 지방대학 육성(11.2%) 순으로 나타났다.

대학교육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 모두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다.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해야 할 우선과제로는 대학의 기본적인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제언이 주를 이뤘다.

응답자 43.4%는 4년제 대학에 '학문분야별 전문가 양성'을, 31.3%는 '사회생활에 필요한 시민의식 및 인격적 소양 함양'을 주문했다. 전문대의 경우 응답자 절반 이상인 56.6%가 '진로 탐색·취업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직업 역량 함양'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사립대 지원 확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절반 이상(54.3%)이 반대했다. 찬성 의견은 22.3% 수준으로 나타났다.

1999년 시작된 KEDI POLL은 교육과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 인식 및 태도의 변화 추이와 경향을 분석 제시하고, 교육정책 수립·추진 과정에서 국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기초자료로 실시되고 있다. 당초 2년에 한 번 시행됐으나 2011년부터는 매년 이뤄지고 있다.

KEDI는 지난해 전년 대비 응답자 수를 1000명 더 늘린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만19세 이상 75세 미만으로, 표집인원은 지역과 성, 연령별 모집단 인구 비례에 따라 적용했다.

올해 조사는 ▲교육정책 및 학교교육 평가 ▲교사 ▲학생 ▲교육내용 및 교육방법 ▲고교정책 및 대입 ▲교육복지 및 교육재정 ▲대학교육 ▲교육현안 및 미래교육 ▲교육관 등 9개 영역의 총 68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 교육의 수업이수 인정에 대한 의견, 코로나19 관련 교육영역에서의 정부 대응에 대한 평가, 국가 위기상황 시 교육영역에서 정부가 가장 우선해야 할 역할, 학생들의 학습 유지를 위해 가장 우선해야 할 대응 과제 등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교육현안 관련 문항을 신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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