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發 외국인 매도세..코스피 3000 붕괴

신유경,김규식 2021. 1. 2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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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긴축 가능성도 부담
코스피 3% 급락해 2976

◆ 코스피 3000 붕괴 ◆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29일 3000선이 무너졌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3.03% 하락한 2976.21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8월 20일 3.66% 하락한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이번주 장중 1000선을 터치했던 코스닥 지수도 29일 3.38% 떨어진 928.73을 기록했다. 단숨에 900대 초반으로 지수가 내려왔다.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971억원 순매수를 하며 지수를 방어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게임스톱발 미국 공매도 논란이 시장 수급에 악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4220억원, 2544억원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이번주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간 단위로는 사상 최대 규모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달 25일부터 2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3012억원어치를 팔았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개인은 212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55억원어치, 107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주 대부분이 하락했다. 시총 1위 삼성전자는 2.03% 떨어진 8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0.41%)·LG화학(-2.24%) 등 시총 상위주 10개 모두 주가가 떨어졌다.

아시아 증시도 급락세를 보였다. 일본 대표지수 닛케이225는 전날보다 1.89% 하락한 27663.39의 종가를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0.63% 하락 마감했다. 증시가 급등해 가격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중국 인민은행 긴축 우려가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지금 주식시장 조정의 빌미로 작용하는 건 중국 인민은행의 긴축 가능성"이라면서 "가장 본질적인 원인은 갑자기 주가가 오른 데 대한 부담"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급락을 추세적인 하락장의 전조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진단도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게임스톱 공매도 포지션을 취한 헤지펀드들이 손실을 보자 자산을 팔아 자금을 마련하려 한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유경 기자]


코스피 3000붕괴…'게임스톱쇼크' 외국인 1.4조 팔았다

16일 만에 삼천피 붕괴 왜

게임스톱發 증시 불안 확산
외국인·기관 대거 팔자 행렬

올해 선진국 0.8%대 오를때
한국은 3.58% 쉼없이 달려
단기 급등 부담감 큰 상황

韓 실적 뒷받침돼 반등 여력
"추세적 하락 신호 아니다"

코스피가 다시 3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7일 처음으로 '삼천피(코스피 3000)'를 달성하며 축포를 쏜 이후 16거래일 만에 이를 반납했다. '동학개미'가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22조원을 사들였지만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뚜렷한 악재 없이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변동성이 높은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29일 코스피는 다른 아시아 국가 증시보다 더욱 큰 폭으로 떨어졌다. 코스피는 이날 전일 대비 3.03% 떨어져 2976.21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30위 중 SK이노베이션을 뺀 나머지 종목이 모두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가 올해 과열 논란을 빚은 만큼 단기간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한다. 이날 코스피가 급락으로 마감했지만, 이를 감안해도 올 들어 3.58% 상승했기 때문이다. 미국 S&P500지수는 같은 기간 0.83%,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0.80% 상승한 만큼 한국 증시가 지나치게 급등한 것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심지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또한 올 들어 0.29% 상승에 그쳤는데, 코로나19 사태 충격에서 중국이 가장 빠르게 벗어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 증시가 이례적으로 과열된 것은 분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12개월 선행)은 14.9배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3.7배였던 것을 감안하면, 기업 실적보다 주가가 더욱 빠르게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PER는 순이익 대비 시가총액을 나타내는 지표로 주가 수준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준다.

임성철 흥국증권 연구원은 "중국 인민은행이 긴축 신호를 보내면서 주요국 중앙은행이 동참할 것이라는 염려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한국은 주가가 빠르게 올라 가격 부담이 상당한 만큼 조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양호하고 실적 또한 개선 추세이기 때문에 소폭 조정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최근 빠르게 올라 숨 고르기에 들어갔을 뿐 하락장에 진입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를 보더라도 한국 글로벌 기업이 지난해 기대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지난해 35조9939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대비 29.62% 급증한 수치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는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8.19%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전체 유가증권 시장 가운데 25%를 차지하는 만큼 코스피가 단기간 급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에 구조적으로 변화가 오면서 증시가 조정을 받은 것은 아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증시가 과열로 치닫고 있는 만큼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 놓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조정이 추세적인 하락장의 시작이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 이사는 "게임스톱 주가 폭등과 같은 사태는 시장이 질적으로 나빠졌다는 것을 상징한다"면서 "버블이 맥락 없이 나타나는 것은 예상치 않은 곳에서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는 걸 의미하고, 이런 우려가 외국인 매도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증시가 조정을 받는 만큼 이를 자동차·2차전지·반도체 업종을 매수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조정은 실적 장세에 진입하기 전 단기적으로 높아진 위험자산가격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표출된 점이 크다"면서 "당장은 암스 인덱스가 0.5까지 반등해야 변동성이 진정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암스 인덱스는 과열을 진단하는 지표를 말한다. 상승 종목의 거래량이 많으면 하락하고, 하락 종목의 거래량이 많으면 상승한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상반기는 코스피 실적 개선이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인플레이션 우려 또한 낮아 상반기에 주식시장 조정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김규식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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