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급부족 계속된다..주택인허가 11년만에 최저

유준호 2021. 1. 2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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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11년 만에 최저치
공급부족 당분간 이어질 듯

지난해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이 7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3년간 주택 인허가 물량은 직전 3개년 대비 60만가구 이상 줄어들었다. 이는 문재인정부가 지난해 충분한 주택 공급에 실패했다는 것을 입증한다.

현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주택 공급 필요성을 지적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무시해 오다가 최근 들어 대통령이 사과한 후 태도를 바꿨다. 이후 뒤늦게 주택 공급에 대한 의지를 밝혔으나 실제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당분간 주택 부족은 더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주택 인허가 물량이 45만7514가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13년 44만116가구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서울 주택 인허가 물량 역시 5만8181가구로 11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서울 주택 인허가 물량은 2017년 11만3131가구 대비 반 토막이 났다.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부는 주택 공급 물량이 과거 정부보다 늘었다고 강조해왔지만 매일경제가 박근혜정부(50개월, 2013년 2월~2017년 4월)와 문재인정부(45개월, 2017년 5월~2020년 12월)의 월평균 주택 인허가 물량을 비교해본 결과 이번 정부 들어 월평균 14.2% 줄었다. 정부는 다음주 또다시 공급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존에 있는 주택 숫자만 보고 주택 공급이 이미 충분하고 그동안 공급을 많이 해왔다고 하는 것은 정부가 시장을 잘못 이해하고 내린 판단 오류였다"고 지적했다.


공급선행지표 빨간불…3년뒤 집값 더 문제

주택인허가 7년만에 최저

2015년보다 30만가구 급감
미분양도 18년만에 최저

내주 특단대책 나온다지만
역세권 중심 개발만으로는
단기 공급 부족 해소 못해

지난해 주택 인허가 물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주택 공급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주택 인허가 건수가 주택 공급의 선행 지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 부족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주택 공급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자신하던 정부도 기존 입장을 선회해 이르면 다음주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태세지만, 전문가들은 기존 정책 기조를 대대적으로 전환하지 않고서는 기대할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2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난해 주택 인허가 건수는 45만7514가구로, 최근 주택 인허가 물량이 가장 많았던 2015년 76만5328가구보다 30만가구 넘게 줄어들었다. 이는 2019년 48만7975가구 대비 6.2%, 직전 5년 평균(63만7389가구)보다 28.2% 감소한 것이다. 서울도 인허가 물량이 전년 대비 6.6%, 직전 5년 평균 대비 30.3% 감소했다.

미래 주택 공급을 결정하는 문재인정부의 인허가 물량은 정권 출범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주택 인허가 물량은 2016년까지 70만가구 선을 유지하다가 2018년 50만가구, 2019년 40만가구대로 내려앉았다. 최근 3년간(2018~2020년) 주택 인허가 물량은 149만9625가구로 직전 3년 214만4817가구보다 64만가구 이상 줄었다. 통상 전국 공동주택 분양 물량이 30만가구 남짓임을 고려하면 약 2년치 주택 공급 물량 인허가가 최근 3년 새 날아가 버린 셈이다.

현 정부는 줄곧 "주택 공급 물량이 과거 정부보다 늘었고, 공급 부족에 대해 시장 우려가 과도하다"고 강조해왔다.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은 2017년 취임사에서 "시장 과열의 원인을 공급 부족에서 찾는데 실제 속내를 살펴보면 현실과 다르다"고 발언했다. 이런 태도는 지난해 7월까지 계속됐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7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주택 공급은 부족하지 않고, 서울 인허가·착공·입주 물량은 평년보다 많다"고 강조했다.

연간 평균 입주 물량은 현 정부가 주택 공급을 자신해온 근거다. 최근 4년간 연평균 주택·아파트 입주 물량은 54만7000여 가구로 예년 평균보다 23.2%가량 늘었다. 입주 물량은 현 정부가 박근혜정부보다 많지만 입주는 시차를 두고 나타나 현 정부 성과로 보기 어렵다.

문제는 최근 줄어든 인허가 실적이 향후 주택 공급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주택은 인허가, 착공, 분양, 입주 순서로 공급되는데 인허가가 줄어들면 시차를 두고 입주 물량도 감소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주택 인허가 물량을 근거로 '향후 3년 뒤가 더 큰 문제'라고 평가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 전세난까지 겹쳐 있어 주택 공급 물량이 줄어들면 당분간 시장 과열을 진정시킬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며 "최근 인허가 물량이 지속적으로 줄었는데 향후 3년간 주택 가격을 더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부족한 주택 공급에 미분양 아파트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9005가구로 전월(2만3620가구)보다 19.5% 감소했다. 지난해 미분양 주택 2만8792가구가 줄었다. 전국 아파트 미분양은 2002년 5월 1만8756가구를 기록한 뒤 18년7개월 만에 최저치다.

집값과 전셋값이 급등하자 집을 사들이는 '패닉바잉'을 부추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 집을 못 사면 가격이 올라 영영 못 살 것이라는 주택 수요자들의 공황 심리가 작용했다. 정부가 이르면 다음주 주택 공급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 반응은 회의적이다. 다주택자 규제, 재건축·재개발 옥죄기 등 기존 정책 기조에 획기적인 변화 없이는 반전을 만들어내기 어렵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양도세 완화 등으로 다주택자들에게 퇴로를 열어주고, 재개발·재건축 지역의 숨통을 틔우는 등 정책이 필요하지만 기존에 강하게 유지해온 정책 기조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미 밝힌 계획 외에는 더 나올 것이 없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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