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원전은 소설' 윤건영 "68만 공무원 문서가 모두 南北정상 의제인가"

김명지 기자 2021. 1. 2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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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北원전 지원문건 삭제 논란
윤건영 "추진한 적 없어… 상상력 한계 어디?"
"산업부 핀란드어 폴더명이 보안 때문? 상상력 어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일부 언론에 공개된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관련 공소장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이 불거진 것에 대해 "황당하고 어이없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문재인 정부에서 있었던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교류 협력사업 어디에서도 북한의 원전 건설을 추진한 적이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뉴시스

전날 일부 언론에 공개된 공소장에는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2019년 12월 감사원의 월성 원전(原電) 1호기 감사 직전 삭제한 530개 파일 목록에 ‘북한 원전 건설 및 남북 에너지 협력’ 관련 문건이 다수 포함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이들 삭제된 파일을 검찰이 복원한 결과 이 파일들은 모두 '60 pohjois(뽀요이스)'라는 상위 폴더 밑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pohjois는 핀란드어로 ‘북쪽’이라는 뜻이다. 또 pohjois 폴더엔 '북원추(북한 원전건설 추진방안)'라는 하위 폴더도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정부가 북한 원전 추진 계획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도록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쓴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윤 의원은 이에 대해 "핀란드어로 폴더명이 되어 있었다고 '매우 보안에 신경 썼다'는 주장은 인간의 상상력의 한계가 어디인지 궁금하게 한다"며 "통상 폴더명은 쓰는 사람의 편의를 위한 것이지 보안과는 전혀 상관없다. 해당 언론은 컴퓨터 폴더명으로 보안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했다.

윤 의원은 이어 "백번 양보해서, 해당 산업부 공무원이 관련 내용을 검토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 공무원의 컴퓨터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고 그것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정책 추진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파일이 있으니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었다고 억지를 부리는 것은 정말 '무식한 소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2020년 인사혁신통계연보에 따르면 행정부 국가공무원은 총 68만명이다. 그들의 컴퓨터에 있는 문서가 모두 남북정상회담의 의제이고, 정부 정책인가"라고 했다.

윤 의원은 작년 11월 '2018년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 산업부가 북한 원전 건설 방안을 추진했다'는 같은 내용의 보도에 대해서도 "소설 같은 이야기며 제발 야당은 헛다리 짚지말라"고 했었고, 같은 시기 페이스북에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의혹을 들여다 보는 감사원과 검찰을 향해 "월성 1호기 폐쇄는 (문 대통령이 당선된 2017년) 19대 대선공약이었고, 선거를 통해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며 "분명 경고한다. 선 넘지 마라"고 했었다.

윤건영 의원 페이스북 전문

남북정상회담 관련 일부 언론의 괴상한 보도 행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말씀드립니다.
오늘 한 매체에 의하면, 산업부 공무원의 컴퓨터에 관련 내용이 있었다며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 원전 건설 논의 가능성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의 발언과 연계해서 보도했습니다. 황당하고 어이가 없습니다.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있었던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교류 협력사업 어디에서도 북한의 원전 건설을 추진한 적이 없습니다.

2020년 인사혁신통계연보에 따르면 행정부 국가공무원은 총 68만명입니다. 그들의 컴퓨터에 있는 문서가 모두 남북정상회담의 의제이고, 정부 정책입니까? 제가 지난해 11월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한 까닭입니다.

백번 양보해서, 해당 산업부 공무원이 관련 내용을 검토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공무원의 컴퓨터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고 그것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정책 추진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어느 단위까지 보고되고, 어떤 과정으로 의논되었는지를 살펴보지 않고, 파일이 있으니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었다고 억지를 부리는 것은 정말 ‘무식한 소리’입니다. 정부 운영의 기본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주장입니다.

덧붙여, 핀란드어로 폴더명이 되어 있었다고 "매우 보안에 신경 썼다"는 주장은 인간의 상상력의 한계가 어디인지 궁금하게 합니다. 통상 폴더명은 쓰는 사람의 편의를 위한 것이지 보안과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해당 언론은 컴퓨터 폴더명으로 보안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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