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더블딥 진입..고용지표 45년만 최대 낙폭 [도쿄리포트]

조은효 2021. 1. 2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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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고용, 소비 3대 지표  '적신호' 
생산 두자릿수 급락, 휴직자 역대 최다치 
지난 26일 일본 도쿄 긴자 거리.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어디론가로 향하고 있다. AP뉴시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일본 경제가 반짝 회복세 이후 다시 꺾이는 '더블딥' 국면에 접어들었다. 고용, 생산, 소비 3대 지표 모두 적신호가 켜졌다. 약 205조원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보정예산)이 가동에 들어갔으나 대부분 즉효성이 떨어지는 장기 경제구조 개혁 예산들로 채워져 다시 한 번 추가적인 재정 투입론이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고용악화...45년만에 최대 낙폭
29일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2020년 평균 유효 구인 배율은 1.18로 전년대비 0.42%포인트 하락하면서, 1975년 1차 석유파동(0.59%포인트)이후 45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유효 구인배율이란, 구직자수(분모)대비 구인수(분자)의 비율을 말한다. 1을 밑돌면,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1.60이었던 일본의 유효구인배율이 1.18로 떨어졌다는 것은 구직자의 선택의 폭이 그 만큼 좁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금 등의 요인으로 인한 일자리 불일치까지 감안하면, 일자리 압박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와 비교할 수 있는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한국의 구인배수 지표만 놓고보면, 이보다 훨씬 상황이 좋지 않다. 한국의 2018년 0.61을 기점으로 2019년 0.52, 2020년 0.45로 매우 악화된 상태다.

29일 일본 도쿄. 멀리 후지산이 보인다. AP뉴시스

일본 내에서는 일단, 지표 이상으로 체감도가 악화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당장, 코로나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코로나 실직자들이 증가하면서 단기적으로 사회 불안 요소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총무성이 발표한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실업률은 0.4%포인트 증가한 2.8%를 기록했다.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데도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완전실업자 수는 29만 명 증가한 191만 명에 달했다. 휴직자 수는 80만 명 늘어난 256만 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찍었다. 교도통신은 코로나 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 여파로 일손 부족이 이어졌던 전년(2019년)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 연출됐다고 전했다. 이달 도쿄 등 수도권, 오사카 등에 대한 긴급사태 선언으로 추가적인 고용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무라 노리히사 후생노동상은 이날 고용 전망과 관련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생산, 두자릿수 급락
제조업 생산지표도 두자릿수로 급락했다. 이날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2020년 광공업 생산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광공업 지수는 전년대비 10.1%급락한 90.9(2015년=100)를 기록했다. 2013년 비교 가능한 통계작성 이래 최대 하락폭이다. 지난해 일본이 광공업 지수는 6월부터 5개월 연속 회복되다가 그해 11월부터 2개월 연속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12월의 경우, 기계품목이 전월비 11.7% 감소했으며, 자동차 생산도 3.0% 줄었다. 전날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의 8대 완성차 업체들은 지난해 일본 국내 생산대수가 전년비 16.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도쿄도청의 한 직원이 긴급사태선언이 발령됐다는 안내문을 들고 서 있다. 로이터 뉴스1

지난해 신규 주택 건설도 전년비 9.9%감소한 81만5340호(국토교통성 통계)로 집계됐다. 2010년(81만3126호)이후 1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소비는 이미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입었다. 그 여파로 소매업을 중심으로 폐업, 도산이 줄을 잇고 있다.

전날 19조2000억엔(약 205조원)규모의 3차 추경이 처리됐으나, 코로나 병상 확보 및 백신 접종 체제 정비, 탈탄소 등 경제구조전환, 자연재해 대비 예산 등에 집중돼 있어 당장의 악화된 경기를 반전시키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지통신은 "더블딥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3차 추경에 대해 "(경기를 살리기에는)즉효성이 부족, 향후 추가적인 재정투입 요구가 부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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