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인재 또 떠난다..이번엔 공수처로 이직
정치권·학교·기업으로 옮겨
국회서 공격받는 부총리와
인사 적체·저임금도 불만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하던 A사무관은 새롭게 출범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최근 자리를 옮겼다. A사무관은 공수처 5급 사무관 모집 공고를 보고 직접 지원했다. A사무관 자리는 현재 공석이다. 기재부 내부에서는 A사무관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는 직원이 적지 않다. '동네북'으로 전락해 난타당하는 기재부의 현주소를 볼 때 힘이라도 쓰는 사정기관으로 가는 것이 훨씬 낫다는 자조 섞인 반응이다. 엘리트 경제관료 부처인 기재부 소속 공무원의 사기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경제위기 속 나라 경제의 마지막 '버팀목'이라는 보람은커녕 결정적인 순간마다 수장이 소신을 굽히는 등 위신이 실추되고 뒷감당은 현장 실무자가 짊어지면서 점점 조직을 떠나는 직원이 늘고 있다. 2020년도 신임 5급 공무원의 부처 지망에서는 새만금개발청과 나란히 '기피 부처 1순위'로 꼽히는 굴욕을 당했다.
최근 예산실 한 사무관은 인공지능(AI) 관련 대학원 진학 등을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실 소속 모 사무관은 "기재부가 다른 부처 전출을 웬만하면 허락해주지 않다 보니 '탈(脫)기재부'를 하려면 사직서를 내야 한다"며 "실제 기재부 사무관이 사직서를 쓰고 외교부로 재취업하는 데 성공한 사례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런 상황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이어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합세한 "기재부의 나라냐"는 메들리 공격 때문만은 아니라는 얘기가 많다. 예전부터 엘리트 관료사회의 파워가 급속히 약화되는 와중에 180석 거대 여권 탄생과 이런 여당에 힘을 실어주는 코로나19 위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게다가 기재부는 다른 부처에 비해 서기관 승진이 늦기로 유명하다. 2015년부터 기재부 세제실 소속으로 근무 중인 B사무관은 "같은 기수인데도 서기관 승진부터 다른 부처에 비해 6~7년 뒤처지면 누가 (기재부를) 안 나가고 싶겠느냐"며 "단지 승진만 느려지는 게 아니라 나중에 수령하는 연금 액수도 차이가 벌어지는 것이어서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 28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해외 파견을 앞둔 1급 고위공무원에게 잇달아 감사패를 주고, 대규모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감사패를 받은 이들은 방기선 차관보와 백승주 기획조정실장으로, 조만간 필리핀 마닐라 소재 아시아개발은행 상임이사와 일본 도쿄에 있는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부원장으로 각각 파견될 예정이다.
[양연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70조 모스크바 재개발 수주 파란불…"SH공사 참여방안 심도있게 논의"
- "AI·빅데이터로 인류문제 해결…백신접종도 여기 달렸다"
- 건보 콜센터 파업사태…`제2의 인국공` 갈등되나
- `中企 구출 대작전` 산업은행 1조원 쏜다
- "배당 못줄인다" NH농협, 금융위에 반기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스멀스멀 떠오르는 엔비디아 ‘저평가론’
- “가상 부부의 인연에서 진짜 우정으로”… 김소은, 눈물 속 故 송재림 배웅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