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줌(ZOOM)] '청와대·검찰·언론 동원'..MB 국정원, 반대 연예인 탄압 실체
'좌파' 문화예술·체육인에 대한 탄압 계획 구체적으로 기술
"방송·광고·행사 배제..소속사는 세무조사"
보수 언론·검찰 동원..청와대도 개입 정황
■ 방송 : 시사토크 알고리줌(ZOOM) 이슈이슈 (금요일 밤 11시)
■ 진행 : 이경재 앵커
■ 출연 : 곽노현 내놔라 내 파일 시민행동 대표
[앵커]
오늘 이슈이슈의 주인공은 국정원 불법사찰 파일 공개를 주도한 내놔라 내 파일 시민행동의 곽노현 상임대표입니다.
안녕하세요.
[곽노현]
안녕하세요.
[앵커]
작년부터 두 번에 걸쳐서 국정원의 사찰 문건을 돌려받으셨는데요.
이 운동을 주도하신 입장에서 소감을 먼저 여쭙고 싶습니다.
[곽노현]
사실 이 지구상에서 정보기관이 비밀리에 엿듣고 엿봐서 사찰정보를 기록했어요.
그런데 그걸 받아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앵커]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곽노현]
어마막지한 일이 일어난 겁니다. 흔히 말하는 경천동지할 일이에요.
국정원 직원, 옛날 중정 직원, 안기부 직원, 국정원 직원이잖아요.
이 사람들이 사찰 기록을 작성하고 공작 기록을 작성하잖아요.
이럴 때 내가 작성하는 기록이 정보 주체에 의해서 나중에 보게 될 것이다.
이 상상을 했겠습니까?
[앵커]
했으면 못 했겠죠, 그런 일을.
[곽노현]
했으면 못 하죠. 그렇기 때문에 국정원 개혁에서 굉장히 중요한 거예요.
이렇게 되는 순간 이걸 못 쓰거든요. 그러니까 불법적인 정보수집을 하기가 어려운 것이죠.
[앵커]
처음에 이 운동을 시작하신 게 2017년으로 제가 기억을 합니다.
어떤 계기로 시작을 하게 되셨습니까?
[곽노현]
2017년은 아시다시피 5월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지 않습니까? 7월인가요?
서훈 국정원장이 첫 국정원장으로 임명이 되고요.
이 양반의 첫 일성이 국정원 국내 사찰 부서를 폐지하겠다.
그리고 국정원 국내 정보요원의 기관 출입을 금지하겠다.
그리고 지금까지 불법적으로 수집해온 기록들, 사찰 기록들은 아예 못 쓰게 봉인하겠다.
이렇게 3대 원칙을 발표해요.
그래서 저는 이 정도면 충분히 이 운동도 먹힐 수가 있겠다 하고 생각을 했어요.
[앵커]
그런데 쉽지는 않으셨죠.
[곽노현]
우리가 1000명 넘게 신청을 내거든요. 운동 차원에서 모집을 했죠.
그랬을 때 전면 기각을 하고 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소송으로 갔죠.
그런데 소송은 돈이 들지 않습니까?
그래서 네 분만 돈을 걷어서 소송을 해요.
그게 1심, 2심, 3심을 갔기 때문에 3년이 걸렸고요.
박근혜 정부 시절에 문화예술체육인의 블랙리스트를 운영했다는 건 다 아는데도 실제 문건으로 꼼꼼하게 기획된
문건으로 5쪽, 10쪽 이런 문건으로 볼 때의 느낌은 완전히 다르거든요.
[앵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분들.
배우 문성근 씨,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 또 이준동 영화감독, 주진우 기자도 있었고요.
최근에 12명에 대해서 63건의 사찰 문건을 돌려받았습니다.
불법사찰이 어떻게 이뤄졌다는 건지 문건으로 드러난 내용이 있으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곽노현]
예를 들어서 문화예술체육인에 대한 공작이 있어요.
어떤 방식으로 나오냐 하면 일단 문화예술인들의 밥줄을 끊는 거예요.
우선 방송 출연 금지시킵니다, 방송사 압력 넣어서.
두 번째로는 광고 출연 못 하게 합니다. 세 번째로 공익행사 다 끊습니다.
네 번째로 관련 회사가 있잖아요, 매니저 회사나 제작사가. 여기 세무조사 실시합니다.
[앵커]
문건에 그런 것들이 나와 있습니까?
[곽노현]
그럼요. 이건 제가 지금 짧게 말씀드린 거고 이게 끊임없는 변주곡을 치고 있어요.
그걸 보면 이건 뭐 걸리면 뼈도 못 추리겠다. 이런 생각이 정말 들거든요.
그러니까 밥줄을 끊는 작업들을 그렇게 꼼꼼히 한 거예요.
청와대에서 또 프로포폴 연예인을 전수조사해 달라는 요청이 옵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겠어요? 프로포폴 연예인을 조사한 다음에 그중에서 이른바 좌파, 여기에 속하는 사람들을 빵 터뜨리겠죠.
[앵커]
청와대가 개입이 됐다는 것만 해도 사실은 충격적인 일이기는 한데요.
앞서 대표님도 지난해 11월 본인의 사찰 문건을 돌려받으셨잖아요.
당시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적이었던 내용은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곽노현]
제가 이른바 사후매수죄라는 것으로 처벌받은 우리나라 선거사법 역사에서 최초의 인물입니다.
기소할 때는 이렇게 했습니다. 지금 말씀드린 원래 시나리오에 따라서 후보매수죄 아니면 또는 사후매수죄.
이 사람이 돈을 준 것은 뭔가 사퇴 대가 같다.
그래서 이것은 사후에 후보를 매수한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처벌해 달라 이랬어요.
그런데 제가 확인한 건 뭐냐 하면 9월 9일자인가 국정원 문건에 보면 우리 검찰은 곽노현이 2억 원을 전달한
사실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나온 거예요. 후보 매수 약속을 공모하고 실행한 사실에 초점을 맞춘다고 해야 맞거든요.
이미 이 사람들은 진 거예요, 그때.
저는 그 진실의 일단이 드러난 문건으로 봐서 너무 기뻤습니다, 사실은.
[앵커]
이렇게 불법사찰을 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는데 관련 당사자분들은 어떤 대응을 준비하고 있나요?
[곽노현]
사실 당사자 입장에서 그걸 보면 좀 그러려니 했다가도 그걸 보고 나면 정말 씁쓸하고 아주 공분이 치민다는 거예요.
자기가 왜 이런 식으로 사찰을 받아야 되느냐. 그리고 이런 기록이 왜 남아야 되느냐 이런 말씀이시죠.
그러니까 여기에 대해서 응분의 법적조치를 하시겠다 이렇게 하는데요.
사실 저는 개개인의 법적조치보다 제일 중요한 게 있다고 생각해요.
국가기관이 불법을 자행했잖아요.
그러면 전모를 밝힐 의무가 있고 국민은 그 시대의 전모를, 그러니까 진실을 알 권리가 있죠.
사찰을 계속 당한 입장에서 보면 이 카더라, 쓸데없는 말 같지도 않은 얘기들이 남으면 나중에 상처가 될 수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것들은 폐기가 원칙이죠, 본인 공개 후 폐기.
[앵커]
월요일에 다시 파일을 돌려받으신 분들이 다 내놔라, 이런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그동안 국정원의 문건 공개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계시는 거죠?
[곽노현]
63건을 받아보고 나서 기자회견했는데 그 제목이 "특정타령 그만두고 있는 대로 다 내놔라"예요.
나오는 거 다 주면 되는 거예요. 다만 국가안보와 관련 있으면 빼라는 겁니다, 그건 정당한 수집이니까.
그리고 나중에 판사가, 법관이 판단을 하겠죠.
그런데 이 사람들은 특정하라는 거예요.
특정하라면서 문건번호라든가 문건의 성격이라든가 사안의 성격 이런 걸 대라는 거예요.
이건 비밀정보기관이 몰래 엿듣고 엿봐서 그것을 몰래 기록해서 몰래 보관한 거예요.
우리가 무슨 재간으로 문서를 특정합니까?
박재동 화백이 만평을 그렸는데요. 너무 재미있게 그리셨더라고요.
박지원 국정원장께서 시민 여러분, 우리가 공개하겠습니다.
다 요청하십시오, 다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거든요, 막 웃으면서.
그러니까 사람들이 막 모였어요. 그런데 국정원 집 밑에 쥐구멍만 한 걸 뚫어놨어요.
그리고서 환영합니다. 들어갈 수가 없잖아요, 그 좁은 문으로. 그게 지금 특정의 문이라는 거예요.
97년부터 정보기관으로부터 불법 사찰 문건 돌려받는 사회운동 구상
[앵커]
대표님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순간이 담긴 사진을 골라와달라고 부탁을 드렸는데
바로 이 사진을 갖고 와주셨습니다. 함께 보실까요?
[곽노현]
제가 97년 2월에 비밀정보기관, 국정원을 염두에 뒀죠.
"비밀정보기관에 대한 법적 통제, 법치적 통제"라는 제목의 국제심포지엄을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동료 후배들과 함께 열게 돼요.
[앵커]
굉장히 사진 젊어 보이시는데요.
[곽노현]
97년이니까요. 케이지 씨라는 분인데 저분한테서 우리 단체가 FBI로부터 1만 쪽이 넘는 사찰 기록을 받고, 물론 새까맣게 지워진 것투성이였다. 그걸 보고 왜 얼마 전에 사무실에 들어올 때 문이 열려 있었는지, 왜 얼마 전에 강연이 갑자기 취소됐는지를 다 알게 됐다. 이 말씀을 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내놔라 내 파일을 처음 구상하고 마음에 간직했죠.
갖고 있다가 2017년, 그러니까 무려 20년 만인가요?
20년 만에 조건이 드디어 왔다고 생각해서 운동을 조직한 거예요.
[앵커]
그러면 지금 이 성과를 있게 한 처음 시초가 된 그런 사진이라고 보면 되겠군요.
[곽노현]
그래도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지난해 말 국정원법이 개정됐잖아요. 국정원 개혁에 힘써오신 입장에서 이번 국정원법 개정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세요?
[곽노현]
그 골자는 대외정보처로의 변화예요. 그래서 아주 바람직한 방향으로 큰 방향에서 옳습니다.
그러나 국정원이 하던 일을 경찰이 한다고 해서 오남용이 없으리라 생각할 수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정보경찰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가 아주 최고의 화두가 되는 거고요.
국민을 대표해서 이런 정보기관의 모든 시설, 요원, 파일에 대해서 불법이 있는지 위법한 게 있는지를 언제든지 감시할 수 있고 그 예산이나 직제도 다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된다.
[앵커]
이 단체 앞으로의 계획들 소개해 주시죠.
[곽노현]
노조라든가 전교조, 민주노총은 말할 것도 없고 참여연대, 경실련, 환경운동연합. 무지하게 많을 거 아니에요.
여성 단체들까지 포함해서. 또 지역사회단체들 전부 다 사찰대상이 됐을 거라고 짐작하고 있기 때문에 단체들도 다 내고요,
지금까지 국회의원 하시는 분들 물론 여러 가지로 내야 될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이걸 한 사람, 한 사람 내게 하는 건 너무 피곤한 일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국정원이 선제적으로 공개할 것은 공개하고 그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모 밝히는 작업 요구하고 그리고 백서가 나와야죠.
그래서 저는 꿈꿔요.
정말 국민 사찰의 가능성이 완벽하게 종식된 날, 국민 사찰 종식의 날, 정치 사찰 근절의 날을 이 정부가 선포해서 정말 국민적 축제로 만드는 꿈. 이 꿈이 머지않았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앵커]
이런 비유가 적절치 않겠습니다마는 말씀 듣다 보니까 코로나19 종식만큼이나
국민 사찰 종식이 굉장히 중요하구나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곽노현]
고맙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내놔라 내 파일 시민행동의 곽노현 상임대표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곽노현]
감사합니다.
[앵커]
시사토크 알고리줌 다음 주에 더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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