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세자매' 장윤주, 6년 만의 영화 "직접 탈색 결심"
'베테랑' 이후 6년 만의 영화
"'연기에 진심일까?' 고민 있었다"
"가족은 내 원동력이자 1순위"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모델로서 그간 제 커리어를 모두 내려놓아야겠다, 잠시 잊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 '세자매'로 '베테랑'에 이어 두 번째 스크린 작품에 도전한 장윤주가 털어놓은 각오다. 이번 영화는 세 자매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쌓여온 오해와 트라우마에 대해 하나둘씩 드러나는 이야기다. 장윤주가 연기한 미옥은 세 자매 중 셋째로, 슬럼프를 겪고 있는 극작가다. 장윤주는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머리도 탈색하고 직접 의상을 사러 다니기도 했다.
"'나 장윤주를 믿지 못하더라도 미옥으로 살아가는 동안에는 미옥을 사랑하자' 그게 시작이었어요. 이 작품을 하기로 결심하고 가장 먼저 했던 게 탈색이었어요. 스스로에게도 '레드썬'이 필요했으니까요. 영화에서 제가 늘 입는 노란 점퍼도 제가 직접 쇼핑 다니며 고른 거예요. 남자 사이즈였는데 미옥에게 어울릴 것 같아서 샀죠. 극 중에서 제가 사는 집에 촬영 전 가서 누워 있기도 하고 앉아있기도 하면서 미옥에 더 집중해나갔어요."
2015년 '베테랑' 이후 '세자매'로 영화를 다시 선보이기까지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모델이지만 사실 서울예대에서 영화를 전공한 장윤주가 그간 연기와 다소 거리감이 있었던 건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사실 저는 20대 내내 패션에 미쳐 있었어요. 해외를 왔다갔다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어서 꾸준히 캐스팅 제의가 왔는데도 아예 생각을 안 했죠. 그러다가 30대 중반에 '베테랑'을 만났고 이후에 새 역할들도 들어왔죠. 하지만 당시 제가 막 결혼해 임신한 상태여서 바로 연기할 수 없었어요. 시간이 흘렀고 작품 제안이 와도 선뜻 못하겠더라고요. 깊게 고민해보니 제가 연기에 마음이 있는 건지, 제안이 들어와서 그냥 한다고 하는 건지 확신이 없었어요. 진지하고 신중한 편이라 확신이 없는 채로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세자매'는 작품이 주는 메시지도 있고 문소리 선배, 김선영 선배도 나온다는데다 실제로 제가 딸 셋 중 막내기도 해서 애착이 갔어요. 한 번 잘 해내보고 싶었죠."
극 중 미옥은 알코올 중독이라고 할 정도로 심한 애주가. 술에 취해 매일 둘째 언니에게 전화하기도 하고, 거침없는 언행으로 남편과 의붓아들을 당혹스럽게도 한다.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고 귀찮게 만들 수도 있는 이 행동들이 사실은 미옥의 오래된 상처에서부터 비롯된 것. 장윤주는 미옥이라는 인물에 대해 갖고 있는 연민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미옥은 자신이 갖고 있는 추한 마음까지도 다 표출하려는 인물 같아요. '그게 가린다고 가려져?'라는 생각을 하는 거죠. 지금껏 이렇게 살아왔고 사랑 받지 못했고 커리어적으로도 엉망이고…. 그 모든 상황들이 자신의 상처를 덮어주지 못하는 거예요. 그래서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거죠. 하지만 미옥이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는 이유는 으스대려는 게 아니라 자신이 약자라고 은연 중에 여기고 있기 때문에 주변인들이 두려웠던 거라고 생각해요."
장윤주는 이번 영화에서 함께 부부로 호흡을 맞춘 배우 현봉식에게 누구보다 고마워했다. 현봉식은 영화 '양자물리학', '카센타',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청일전자 미쓰리', '하이에나' 등에서 신스틸러로 활약한 배우. 장윤주가 미용실에서 탈색하던 날도 직접 찾아와 옆에 있어줬다고 한다.
"만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는데도 탈색한다고 하니 찾아와줘서 미안했고, 촬영 전인데도 캐릭터 준비를 같이 해줘서 감동 받았어요. 봉식 씨가 '미옥이 남편한테는 다 해도 된다. 기다리게 해도 되고 뭐든지 해도 되니 원하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막 하라'고 했죠. 영화에서도 두 언니들보다 실제로 더 많이 만나게 되는 건 봉식 씨였어요. 제게 힘이 돼주고 격려해줬죠. 알뜰살뜰 저를 많이 챙겨줬는데 영화에도 그런 모습이 잘 나온 것 같아요. 촬영장에서도 문소리 선배, 김선영 선배가 '시집 잘 갔다'면서 저희 둘을 부러워했죠. 하하."
이번 영화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한다. 2015년 패션사업가 정승민 씨와 결혼한 장윤주는 2017년 딸 리사 양을 낳았다. 장윤주는 가족에 대해 "내 울타리이고 버팀목이고 원동력이며 나의 1순위"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나는 가족의 힘을 항상 필요로 하고 가족에게 많이 의지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이 장윤주에겐 무엇보다 소중한 순간인 것이다.
"얼마 전 리사가 자기가 먹던 사과를 주더라고요. 다 먹기 싫었나봐요. 하하. 그런 사소한 것 하나하나 아직 아기인데도 엄마, 아빠를 잘 챙겨줘요. 먹을 것도 자기만 먹지 않고 나눠줘요. 그런 게 저한텐 소소한 행복입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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