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인 이철승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2년 전 저서 '불평등의 세대'를 통해 586세대가 불평등 구조를 심화시키는 데 일조했다고 주장해 주목을 끌었다. 이번엔 동아시아 쌀 문화권에 천착했다. 벼농사 체제는 긍정적 유산과 부정적 유산을 함께 낳았다. 저자는 "벼농사는 많은 물과 협업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작물로 고대부터 위계질서와 협업, 경쟁의 문화를 낳았다"고 주장한다. 대표 긍정 유산은 재난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국가 체계를 갖게 됐다는 점이다.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과 대만, 베트남 등 16억인구의 동아시아 국가들이 코로나19 사태에 잘 대응한 것도 쌀 문화권이 가진 '협업 DNA'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다만 서열과 연공 문화 위주의 노동시장을 만들었고 여성을 배제하는 사회구조를 강화시켰으며 시험 만능주의를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주장한다. 땅과 자산에 대한 집착도 벼농사 체제 아래 소농들의 개간지 경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앞서 페르낭 브로델은 동양과 서양의 차이를 '쌀'과 '밀' 혹은 '밥'과 '빵'에 기반한 문화양식으로 설명했다. 쌀은 엄청난 물을 필요로 하지만 밀은 그렇지 않다. 서양인은 밀에서 자유로웠지만 동아시아는 쌀에 '갇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