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설 직후 공매도 결론 가능"..머리 아픈 금융당국

정옥주 2021. 1. 29. 16: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은성수 위원장, 이날 여당 의원들에 비공개 업무보고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은성수(오른쪽) 금융위원장,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정 금융 현안 논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1.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옥주 윤해리 기자 = 최근 공매도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면서 금융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과 정치권의 '금지 연장' 압박이 거세게 이어지는 가운데, '공매도 재개'를 권고하는 국내·외 기관들의 목소리도 만만찮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올해 업무보고를 비공개로 진행,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신년 업무보고는 매년 이뤄지는 절차지만, 올해는 3월15일 공매도 금지 조치 종료를 앞두고 연일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가운데 이뤄져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쏠렸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공매도 재개 여부와 관련해 구체적인 발언이 오가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윤관석 의원은 "금융위를 포함해 소관 부처 6개 참석해 신년 업무보고 받는 자리였다"며 "공매도 재개 또는 금지 연장 여부를 언제쯤 결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매도와 관련해 보고한 것은 지난해 입법을 통해 공매도 제도를 개선한 것을 시행령화 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었고 그 외 따로 논의한 것은 없었다"며 "또 의원들은 공매도와 관련해 일부 제도가 개선이 됐는데 아직 안된 것처럼 나오고 있으니 혼란이 없도록 제도 개선 성과를 잘 홍보해달라는 당부를 했다"고 덧붙였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서 파는 투자기법으로, 공매도 투자자는 주가가 하락하면 해당 주식을 사서 공매도분을 상환해 시세 차익을 챙길 수 있다. 지난해 금융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증시가 요동치자 지난해 3월16일부터 9월15일까지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했으며, 이후 6개월 추가로 연장해 오는 3월15일 종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코스피 지수가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이어가자, 공매도 금지 조치를 재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개인투자자들과 여당을 중심으로 강하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외국인과 기관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일 뿐 아니라,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국내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이른바 '로빈후드'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공매도 논란이 글로벌 증시로 확산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처럼 공매도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자, 금융당국도 더욱 난감한 상황에 몰렸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정 금융 현안 논의에 참석해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의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1.29. photo@newsis.com

당초 시장에서는 700만 개인투자자들의 거센 저항과 여권 정치인들의 압박에 못이겨 금융당국이 금지 연장 쪽으로 노선을 정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국내 연구기관 뿐 아니라 국제 금융기관에서도 연달아 '공매도 재개' 쪽에 힘을 실으면서 금융당국의 머릿 속이 더욱 복잡해졌다. 금융당국으로서는 개별 주식의 적정가격 발견과 버블 억제 등 공매도의 순기능과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안드레아스 바우어 IMF 아시아 태평양 부국장은 지난 28일 화상으로 실시한 2021년 IMF 연례협의에서 "한국이 코로나19 이후 금융시장 안정화가 많이 진행된 것으로 보이고 경제도 회복되고 있어 공매도 재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인 투자자 보호는 물론 모든 시장 참여자들이 균등한 장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지만, 공매도에 대한 전면적 금지를 통해 균등의 장을 확보하는 것은 굉장히 날카롭지 않은 도구로서 대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자본시장연구원도 '올해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 세미나에서 "공매도 허용에 따른 시장 충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해외 유사 사례로 볼 때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공매도 재개에 찬성 의견을 내비쳤다.

자본연에 따르면 공매도 금지 국가의 금지 기간 수익률은 21.3%로 나타났다. 공매도 금지 해제 직후 1일 수익률은 -1.9%였으나 해제 직후 5일 수익률은 0.6%로 반등했다. 이는 공매도 허용 국가인 미국, 영국, 독일, 일본의 같은 기간 수익률(23.4%)과 해제 직후 1일 수익률(0%), 5일 수익률(1.9%)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수 개월째 금융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공매도 재개 여부는 이르면 설 직후인 2월 중순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은 "금융정책당국이 시장상황과 세계적인 흐름을 보고 1차적인 논의를 해서 안을 만들고 그걸 당정이 협의하게 될 것 같다"며 "2월 말까지 가지 않더라도 설 직후 즈음 입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 bright@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