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기간 장마, 가장 따뜻한 1월..2020년 1년 내내 이상기후 기록 세웠다

조승한 기자 2021. 1. 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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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12일과 13일 내린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일어난 경남 거창의 한 야산에서 산사태 조사가 실시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지난해 기상 관측 사상 가장 긴 장마에 연이은 태풍 발생까지 겹쳐 국내에서만 수해로 1조2585억 원의 재산피해가 났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수해 피해액의 3배에 이르는 규모다. 또 지난해 1월은 역대 가장 따뜻했던 반면 4월에는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늦은 봄에 눈이 내렸다. 6월 기온이 7월보다 높은 현상도 처음 나타나는 등 월별로 다양한 이상기후가 나타났다.

기상청은 관계부처 24개 기관과 합동으로 작성한 '2020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29일 공개했다. 기상청은 “지난해 한국은 역대 가장 긴 장마철과 함께 8~9월의 연이은 태풍 영향, 여름 및 겨울철의 이례적 이상기온 발생으로 사회 경제적으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여름은 평소 때와 다른 호우와 태풍 발생 양상이 나타나면서 큰 피해가 났다. 중부지방에서는 장마가 6월 24일 시작해 8월 16일에 끝나며 1973년 이후 가장 긴 54일간 지속됐다.  전국에 비가 내리는 강우 일수도 28.3일로 가장 길었다. 장마철 전국 강수량은 693.4mm로 1973년 699.1mm 이후 2위를 기록했다. 한 달 새 5호 태풍 ‘장미’를 비롯해, ‘바비’ ‘마이삭’ ‘하이선’ 등 4개 태풍이 잇달아 한국에 상륙하며 피해를 주기도 했다.

태풍과 호우로 인한 재산피하는 1조 2585억 원으로 추산됐다. 인명피해는 46명으로 2010년부터 2019년 사이 연평균 피해액인 재산 3883억 원, 인명 14명의 3배를 넘어섰다. 한해 동안 산사태가 6175건 발생해 1976년 이후 역대 3번째로 많았다. 수확기를 앞두고 침수 피해와 낙과 피해가 나면서 농경지 12만 3930헥타르(ha)가 피해를 입었다.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를 통과하면서 전국 29만 4818호에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역대 가장 많은 가옥 정전 피해를 낸 태풍으로 기록됐다.

월별로도 다양한 이상기후가 기록됐다. 지난해 1월은 기상관측 역사상 가장 따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전국의 평균기온 2.8도, 최고기온 7.7도, 최저기온은 –1.1도로 모두 최고기록을 세웠다. 겨울 기온이 따뜻해지면서 지리산에 사는 북방산개구리가 1월에 산란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관찰되기도 했다. 겨울철 기온이 따뜻해지면서 해충의 알이 폐사하지 않아 여름철에는 대벌레, 매미나방 피해가 컸다. 매미나방 애벌레 습격으로 전국 산림 6183ha의 면적이 피해를 입었다. 4월은 쌀쌀하고 강풍이 많았다. 4월 22일 새벽에는 서울에 진눈깨비가 내려 1907년 기상관측 이후 4월 하순 가장 늦은 봄눈을 기록했다.

여름은 변동폭이 컸다. 6월은 때이른 폭염이 나타나 전국에 이틀 간 폭염이 발생했고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평균기온 22.8도를 기록했다. 반면 7월은 긴 장마로 기온이 오르지 않아 22.7도를 기록해 6월보다 기온이 떨어지는 '역전 현상'도 처음 나타났다. 8월은 중순 이후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상위 6위를 기록했다.

10월에는 서울에 단 한차례도 비가 오지 않은 건조한 기후를 기록했다. 반면 11월은 기온과 강수량 변동이 컸다. 11월 중순 전국 평균기온은 연일 상위 1위를 경신했는데 18일에는 17.6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19일에는 많은 가을비가 내리며 서울은 일강수량이 86.9mm로 11월 강수량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2020년은 이상기온, 긴 장마, 연이은 태풍 등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체감할 수 있었고 탄소중립이라는 국가적 목표의 중요성과 이를 실행하기 위한 적극적 행동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한 해”라며 “이번 범부처 합동 이상기후 보고서의 발간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기후정보포털(www.climate.go.kr)에서 볼 수 있다. 

지난해 발생했던 이상기후 기록을 지도에 표시했다. 기상청 제공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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