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코로나19 시대, 비대면 회의·발표 잘 할려면..

2021. 1. 2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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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표정 더 잘 노출돼 부담감 되레 증가
실수나 떨리는 자신 모습 확대 해석하지 말아야
윤동욱 부산대 양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로 인해 1년만에 우리의 생활이 송두리째 변했다.

사람들은 외출과 모임을 자제하고, 비대면 생활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직장생활 역시 변했다.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회의나 발표도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시간과 거리의 제약이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이러한 변화로 많은 사람들은 피로와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해외에서는 화상회의 프로그램 이름을 따서 '줌 스트레스(zoom stress)'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비대면' 회의나 발표는 남들 앞에 서기를 두려워하고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잠시 좋은 소식처럼 들렸다. 실제로 코로나 초반에는 회의나 발표가 잠시 줄어들고, 사람들과 마주하는 상황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조금 더 시간이 흐르니 그렇지 않았다. 비대면 회의나 발표의 상황도 마찬가지로 떨렸다. 오히려 더 크게 긴장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보통 발표의 상황에서 떨리거나 불안한 이유는 자신의 떨리는 신체증상에 대한 두려움이다.

'내 목소리가 떨리는 게 사람들에게 얼마나 생생히 잘 들릴까?''빨개진 얼굴이 화면에는 어떻게 비칠까?'

온라인 회의나 발표에서 자신의 표정이 더 잘 노출되기 때문에 부담감은 더욱 증가하고, 단지 참석하는 사람들도 언제나 발표자만큼 주목받을 수 있기 때문에 발표하는 상황만큼의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처럼 직접 사람을 마주하지 않으면 괜찮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즉각적 소통이 어려워 청중이나 참석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예측하기 어려운 점도 긴장을 가중시킨다. 떨리는 증상은 오프라인에서나 마찬가지로 여전히 신경이 쓰이고, 발표자 뿐만 아니라 참석자 모두를 압박하게 된다.

남들 앞에서 발표할 때 불안이 증폭되는 원인 중 또 한 가지는 청중들의 부정적인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다. 듣는 사람들이 집중하지 않거나, 딴짓을 하는 게 보일 때 당황하게 되고 머릿속이 하얘지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반응의 원인은 대개 자신의 왜곡된 생각이지만, 비대면 회의나 발표에서 청중들의 표정이 너무 자세히 잘 보이는데, 그들과 소통이 어렵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예측하며 불안을 느낄 수 있다.

비대면의 회의에서 떨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먼저, 자신이 비춰지는 화면을 모니터링하며 발표나 회의를 진행해보자. 떨리는 신체증상이 불안을 증폭시키는 이유는 자신이 실수하거나 떨리는 모습을 상상으로 확대 해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눈으로 확인하며 이야기하면 생각보다 그렇게 떨지 않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둘째, 호응이 좋고 경청해주는 청중의 화면을 먼저 확인하며 시작하자. 참석자들 중 모든 사람들의 얼굴을 동시에 보면서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오히려 집중이 분산되어 발표에 집중하기 어렵다. 그렇게 시작해서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기면 여러 청중들과 화면을 통해 소통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세째, 불안의 원인은 왜곡된 생각이다. 실제 청중이나 참가자들의 표정이 생생히 보인다 하더라도 그들의 마음을 마음대로 추측하지 말자. 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독심술의 오류가 여러분의 불안을 키우는 것이다. 왜곡된 생각을 교정하여 불안을 줄이는 것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발표불안 해소의 핵심이다.

[윤동욱 부산대 양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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