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전자 개수를 직접 재는 '단전자 펌프' 검증 성공

최상국 2021. 1. 2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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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연, 양자측정표준 삼각체계로 미세전류 표준 실현 앞당겨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미세전류 표준을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고 양자측정표준 삼각체계로 검증했다. 단전자 전류원, 조셉슨전압 표준기, 양자홀저항 표준기 등이 연결된 비교 실험 현장 사진. [출처=KRISS]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1 나노 암페어(nA) 이하 미세전류 표준을 가장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 세계 최초로 저항·전압 표준 장치와 비교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발표했다.

KRISS 전기자기표준그룹 연구팀은 흐르는 전자의 개수를 직접 측정할 수 있는 ‘단전자 펌프 소자’를 개발하고, 이의 정확성을 ‘양자측정표준 삼각체계(Quantum Metrology Triangle, QMT)’로 비교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QMT는 새롭게 정의된 암페어 실현 방식과 기존 암페어 구현 방식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압, 저항 등 전류의 크기와 직접 연관된 값의 표준기와 삼각 검증하는 측정 플랫폼이다.

KRISS 전기자기표준그룹 연구팀[출처=KRISS]

미세전류의 측정은 반도체 산업에서의 누설 전류량 측정, 미세먼지나 환경 방사능 정밀 측정, 전력기기 교정 등 다양한 곳에 필요하다. 피코 암페어(pA) 수준의 미세전류를 정확히 측정하고 교정하려면 믿을 수 있는 전류 표준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전류 표준은 저항과 전압보다 100배 이상 정확성이 떨어진다. 현재 표준 저항값·전압값은 각각의 고유 양자 상태에서 발현되는 저항과 전압에 의해 주어지지만, 전류는 아직 이에 대응되는 소자가 개발되지 않아 이차적인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옴의 법칙(V=IR)에 따라 전류의 세기(I)는 전압(V)의 크기에 비례하고 저항(R)의 크기에 반비례한다. 전류, 저항, 전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따라서 셋 중 둘의 값만 정확하게 안다면 나머지 하나를 유도해서 구할 수 있다.

세계 각국 측정표준기관에서는 전압표준기와 저항표준기를 이용한 방식을 사용해 전류 표준을 구현해 왔다. 그러나 전류 표준의 사전적 정의를 그대로 구현할 가장 확실한 방법은 1 초당 흐르는 전자의 개수를 직접 재는 것이다.

KRISS 전기자기표준그룹 연구팀은 전자의 개수를 측정해 전류 단위를 정의할 수 있는 ‘단전자 펌프 소자’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전하를 띈 기본 입자인 전자를 외부 마이크로웨이브에 의해 한 개씩 주기적으로 발생시킨다. 물을 끌어올리는 양수기(펌프)와 비슷한 개념으로, 전자를 담는 양자 우물을 이용해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전자를 하나씩 퍼 담아 내보내는 방식으로 전류를 만들어 낸다.

단전자 펌프 소자는 다른 단위에 의존하지 않고 전자의 흐름만으로 전류 단위를 정의할 수 있다. 전류의 양은 전자의 전하량과 발생빈도의 곱으로 구할 수 있기에 전자를 발생시키는 단전자 펌프만 있으면 전류 단위 암페어(A)에 대한 새로운 표준 정립이 가능하다.

KRISS의 단전자 펌프 소자는 1초에 약 1억 개의 전자가 흘러갈 때 약 40개 정도가 틀리는 수준의 정확성을 가져, 세계 최고 수준인 영국 표준기관(NPL)과 동일한 기술수준이다.

연구팀은 이 장치로 구현한 전류의 정확성을 QMT 플랫폼을 이용한 방법으로 세계 최초로 검증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장치를 통해 발생한 단전자 전류의 크기를 조셉슨전압 표준기와 양자홀저항 표준기와 비교 검증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양자측정표준 삼각체계 실현 모식도 [출처=KRISS]

미세전류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은 다양한 산업에 필요하다. KRISS는 현재 전류·저항·전압 표준을 통합 제공할 수 있는 ‘통합형 냉동 표준 보급기’를 제작,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전기에 대한 표준을 알 수 있고, 전력기기 교정 등에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KRISS 배명호 책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는 KRISS가 이미 확보한 저항, 전압 표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세계적 수준의 측정 능력으로 미세전류 표준을 선도한다는 자부심을 느끼며, 앞으로도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 논문은 측정과학분야 국제학술지인 메트롤로지아(Metrologia)에 지난해 12월 게재됐다. (논문명: Precision measurement of single-electron current with quantized Hall array resistance and Josephson voltage)

최상국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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