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페이스북의 프라이버시 전쟁.. 사생결단 소송까지 검토

김성민 기자 2021. 1. 2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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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페이스북. /연합AP

기기 사용자 16억명을 보유한 애플과 하루 이용자 18억명을 가진 페이스북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단순한 갈등을 넘어 법정 소송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28일(현지시각) 페이스북이 애플에 대해 독점 금지 소송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시장 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악용해 자사 앱에는 혜택을 준 반면 페이스북과 같은 외부 앱 개발자에게는 까다로운 규제를 강요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페이스북이 수개월 전부터 법률 전문가들과 함께 소송전을 준비해왔다”고 했다.

애플과 페이스북의 갈등은 애플이 올 상반기 출시하기로 한 사생활 보호 기능 때문이다. 애플은 새로운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14에 앱들이 허가없이 사용자의 검색 활동이나 앱 이용 기록 등을 추적하는 것을 차단하는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이 기능은 사용자들의 스마트폰 이용 기록을 추적해 맞춤형 광고를 보내는 페이스북에 직격탄이다. 페이스북은 앱 내 맞춤형 광고가 주 수입원이다. iOS14가 앱의 사용자 정보 수집을 차단한다면 표적 광고의 정확도와 효율성은 크게 떨어지고 광고 가격은 크게 하락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페이스북의 광고 매출은 사실상 반토막이 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페이스북은 애플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미국 주요 일간지에 전면 광고를 내고 “우리는 전 세계 모든 곳에 있는 소상공인을 위해 애플과 맞서 싸우겠다”며 선전포고 했다. 또 애플과 앱스토어 결제 수수료 문제로 소송을 벌이고 있는 포트나이트 개발사 에픽게임즈와도 동맹을 맺고 반(反)애플 전선을 구축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지난 27일(현지시각) 실적발표에서 “애플의 새 사생활 보호 강화 조치가 표적 광고를 통해 소비자를 찾고, 상품·서비스를 광고해오던 수백만 소상공인들에게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애플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애플은 사생활 보호 조치를 강화한 iOS를 올 상반기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팀 쿡 애플 CEO는 28일 열린 ‘소비자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보호 콘퍼런스’에서 페이스북을 겨냥해, “만약 한 기업이 잘못된 이용자와 데이터 착취 등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그 기업은 칭찬받을 자격이 없다”며 “그것은 개혁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두 IT 공룡의 CEO가 공개 발언을 통해 사생활 보호와 알고리즘의 영향, 경쟁 등을 놓고 다투고 있다”며 “애플과 페이스북이 인터넷의 미래에 대해 상충하는 비전을 제시하면서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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