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부전으로 진행 막을 첫 섬유증 치료제 가능성 확인"

임웅재 기자 jaelim@sedaily.com 2021. 1. 2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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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순천향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만성신장질환·섬유증 모델 생쥐에
바이오니아 후보물질 투여했더니
크레아티닌 수치 등 정상수준 회복
[서울경제]

바이오니아(064550)가 개발한 폐·신장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이 동물·세포실험에서 신장(콩팥)섬유증 예방·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신장 섬유화를 예방·억제하는 치료제가 없어 혈액투석·신장이식을 받아야 하는 만성 신부전 환자가 늘고 있는데 의사 입장에서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이은영 신장내과 교수는 2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와 공동 책임저자로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섬유증치료제 후보물질(SAMiRNA-AREG)의 동물·세포실험 결과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바이오니아가 RNAi(RNA 간섭·저해) 기반으로 개발한 이 후보물질은 이번 연구에서 신장섬유증을 예방하고 진행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장 섬유화·염증 억제···‘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논문 발표

섬유증은 만성 염증반응 과정에서 기관·조직에 과도한 섬유성 결합조직이 형성되는 질환. 진행되면 조직이 딱딱하게 굳어지며 장기가 제 기능을 못해 사망할 수 있다. 이 교수는 “현재 신장섬유증과 말기 신부전으로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 당뇨병·고혈압·만성 사구체신염 등 원인질환 조절·치료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섬유증 치료제가 없어 아쉬움과 어려움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팀과 바이오니아는 이번 연구에 만성 신장질환 및 신장 섬유화를 유도한 두 가지 생쥐 모델을 활용했다. 두 모델 생쥐에서는 신장 조직의 부종·변색·변형과 섬유성 병변이 관찰됐다. 신장섬유증과 관련된 당단백질인 엠피레귤린(AREG)을 억제하는 후보물질은 주로 손상된 신장으로 전달됐다.

한 생쥐 모델은 좌우 콩팥에서 만들어진 소변을 좌우 방광으로 내려보내는 요관 중 한쪽을 실로 묶어 폐쇄(Unilateral Ureteral Obstruction·한쪽 요관폐쇄)했다. 체중 1㎏당 하루 1㎎, 5㎎의 치료제 후보물질 또는 식염수(PBS)를 투여하고 요관을 묶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했더니 한쪽 요관 폐쇄 생쥐는 4일만에 신장섬유증과 관련된 당단백질인 엠피레귤린(AREG) mRNA, 섬유화 유전자(fibronectin, α1 타입I·III 콜라겐, TGF-β1, α-평활근 액틴), 염증 유전자(TNF-α, MCP-1) 등의 발현양이 유의하게 증가했다가 후보물질을 주사하자 감소했다. 신장 간질·세뇨관 부위에 침착됐던 콜라겐도 줄어들었다. 후보물질이 신장섬유증을 예방·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인데 투여량이 많으면 효과도 더 컸다. 세뇨관은 모세혈관과 혈액 속 포도당·아미노산·물·무기염류·요소·노폐물을 주고받으며 오줌 성분을 만든다.

다른 하나는 생쥐에 아데닌 0.2%를 투여, 그 대사산물이 신장에 쌓여 신장 기능을 떨어뜨린 만성 신장질환 및 신장섬유증을 유발한 ‘아데닌 식이 모델’. 아데닌의 대사산물이 신장 상피에 침전·축적되면 세뇨관의 퇴화 등을 유발한다.

신장이 섬유화되면 신장 기능을 평가하는 대표적 지표인 혈청 크레아티닌, 혈액요소질소(BUN) 수치 등이 올라간다. 아데닌 모델 생쥐의 혈청 크레아티닌은 1㎖당 평균 70나노㏖을 웃돌았는데 후보물질을 하루 한 번 6회 주사 후 10나노㏖대로 떨어져 질환이 없는 대조군(한자리 수 초반 나노㏖)과의 격차가 크게 좁아졌다. 간에서 아미노산과 암모니아의 대사산물로 만들어져 신장을 통해 배설되는 요소질소도 혈액 1㎗당 평균 40㎎을 웃돌다가 후보물질 주사 후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질환이 없는 대조군(18㎎/㎗)과 비슷해졌다.

세포실험과 조직검사에서 두 생쥐 모델에서 상향조절된 AREG가 주로 말단 세뇨관에 국한돼 있으며, AREG 단백질을 억제하면 신장섬유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바이오니아 “하반기 임상 1상 추진···대형제약사들도 관심”

바이오니아 관계자는 “이 후보물질은 기존 RNAi 치료제의 한계(염증·암 조직으로의 낮은 전달효율·안정성, 선천면역반응 유발)를 극복하고 1개월 이상 효과가 지속된다”며 “올해 하반기 1상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인데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입증되면 혁신신약으로 급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바이오니아는 다양한 섬유화증 동물 모델 실험에서 섬유화증이 발생한 장기의 타깃 세포로 이 물질이 전달되면 증상을 완화하되 선천면역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영장류 등 독성시험에서는 안전성을 확인했다. 최근 후보물질에 대한 국내 특허를 등록했으며 미국·일본·유럽 등에도 특허 등록·출원 중이다. 특허에 대한 사업화 권리와 전용실시권은 자회사인 써나젠테라퓨틱스가 갖고 있다.

바이오니아 관계자는 또 “써나젠테라퓨틱스가 최근 JP모건 컨퍼런스에서 다수의 대형 제약사들과 RNAi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 관련 논의를 진행했는데 비임상실험에서 보인 우수한 효능과 데이터에 큰 관심을 보여 후속 미팅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임웅재 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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