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자의 미세 누설량 정확히 측정한다"

표준연, 1나노암페어 측정하는 '단전자 펌프소자' 개발
1억 개 전자 중 측정 오류 40개 정도로 정확도 높아

표준연 연구팀은 1나노암페어 이하 미세전류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단전자 펌프 소자'를 개발했다. 표준연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1나노암페어(nA·10억분의 1암페어) 이하의 미세전류를 가장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표준장치'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류는 반도체 효율, 미세먼지 농도, 방사선량 측정 등 일상 생활부터 다양한 산업에 사용되는 필수적인 요소다. 피코암페어 수준의 미세전류를 정확히 측정하고 교정하려면 신뢰도 높은 '전류 표준'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전류 표준은 저항과 전압보다 100배 이상 정확성이 떨어진다. 표준 저항값과 전압값은 변하지 않는 양자 상태에서 발현되지만, 전류는 이에 대응하는 소자가 개발되지 않아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의 측정표준기관은 전압표준기와 저항표준기를 이용해 전류 표준을 구현해 왔다.

표준연은 전자의 개수를 측정해 전류 단위를 정의할 수 있는 '단전자 펌프 소자'를 개발하고, 양자측정표준 삼각체계(QMT) 플랫폼을 통해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단전자 펌프 소자는 전하를 띤 기본 입자인 전자를 외부 마이크로 웨이브에 의해 주기적으로 발생시켜 전자의 전하량을 토대로 전류 양을 측정한다. 마치 물을 끌어 올리는 양수기(펌프)처럼 전자를 담은 양자 우물을 이용해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전자를 하나씩 퍼 담아 내보는 방식으로 전류를 만들어 낸다.

이 장치는 1초에 1억개의 전자가 흘러갈 때, 40개의 측정 오류가 발생할 수준의 정확성을 갖고 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인 영국, 독일의 표준기관과 동등한 수준이라는 게 표준연의 설명이다.

배명호 표준연 책임연구원은 "미세전류 누설량과 미세먼지, 환경 방사능 등을 측정하고, 전력기기를 교정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측정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메트롤로지아(지난해 12월)'에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