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따라간 '바람죽' 끝까지 작가만 아는 큰 그림[TV와치]

박은해 2021. 1. 2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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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제목을 그대로 따라갔다.

아내는 끝내 바람피운 남편을 칼로 찔러 죽였다.

1월 28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바람피면 죽는다'(극본 이성민/연출 김형석) 최종회에서는 백수정(홍수현 분) 살인사건 진범과 이를 은폐한 강여주(조여정 분) 아버지 박재근(최정우 분)의 최후가 그려졌다.

가사도우미 염진옥(송옥숙 분)은 강여주가 남편 한우성(고준 분)과 바람피운 백수정을 죽였을 거라 생각해 대신 자수를 했다 풀려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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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은해 기자]

정말 제목을 그대로 따라갔다. 아내는 끝내 바람피운 남편을 칼로 찔러 죽였다. 반전이라기에는 김새고, 큰그림이라기엔 뿌려둔 떡밥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한 엔딩이었다.

1월 28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바람피면 죽는다'(극본 이성민/연출 김형석) 최종회에서는 백수정(홍수현 분) 살인사건 진범과 이를 은폐한 강여주(조여정 분) 아버지 박재근(최정우 분)의 최후가 그려졌다. 진범은 백수정 소속사 대표 윤형숙(전수경 분)이었고, 그는 백수정이 대통령과 내연 관계를 세상에 알리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해 살인을 저질렀다. 가사도우미 염진옥(송옥숙 분)은 강여주가 남편 한우성(고준 분)과 바람피운 백수정을 죽였을 거라 생각해 대신 자수를 했다 풀려난다.

또 강여주는 '바람피우면 죽는다'라는 신작 소설을 통해 연예인 성접대가 이루어진 교회 비밀 기도실 존재를 폭로했고, 10년 전 관련 사건을 파다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한 선배 기자 복수도 해냈다. 마치 셜록처럼 뛰어난 추리력을 자랑하는 강여주 활약으로 범죄를 저지른 악인이 모두 검거됐지만 여러모로 찝찝함을 남기는 결말이었다. 느린 전개에도 불구하고 다양하게 포진된 단서 의미를 짐작하던 시청자들은 갑작스럽게 마무리된 결말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16회 내내 의미심장하게 그려진 재벌 상속녀 고미래(연우 분)는 남편과 이혼하겠다며 짝사랑하던 한우성을 찾아왔고, 재벌 4세 남편의 마약 투약 증거를 수집해 응징한다. 박재근 밑에서 강여주를 감시하고 원고를 빼돌리려던 마동균(오민석 분)은 제대로 된 마무리 없이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났다. 저마다 비밀을 품고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했던 인물들이 별 활약 없이 퇴장했다.

수준급 관찰력과 비상한 두뇌로 무려 국정원이 조작한 살인사건 진실까지 밝혀낸 강여주는 끝까지 남편의 바람을 눈치채지 못했다. 마지막 회 5분을 남겨두고서야 사설 탐정에게 그 사실을 전해 듣고 격분해 한우성을 찌른다. 마치 강여주와 결혼하기 위해 한우성이 쓴 신체포기각서 내용 일부처럼. 강여주 캐릭터 설정과 상충하는 내용 전개는 시청자들을 의아하게 했다.

'바람피면 죽는다'가 첫 회 이후 시청률이 하락한 결정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치 무언가 비밀이 숨겨져 있는 듯 이곳 저곳 뿌려진 단서는 결말에 이르러서도 아무런 효용 없이 사라졌다. 맥거핀이었다면 지나친 남발이었고, 큰그림을 그리고자 했다면 분명 실패다. 시청자를 따돌리는 듯 홀로 의미심장한 '바람피면 죽는다'에 몰입하기 힘든 것은 당연하다. 독특한 캐릭터와 주조연의 연기력은 흠잡을 데 없지만 이들을 제대로 활용한 스토리라고 보기 어렵다. 한우성 죽음으로 마무리된 '바람피면 죽는다'가 진한 아쉬움을 남기는 이유다.

(사진=KBS 2TV '바람피면 죽는다' 방송화면 캡처)

뉴스엔 박은해 p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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