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10연패, 태극마크 달고 싶다" '여자 대학 최강자' 명지대 박은영

정광호 2021. 1. 29.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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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학년인 명지대 박은영

시즌이 끝나고 각 대학은 동계훈련이 한창이다. 코로나로 힘든 시즌이었지만, 대학선수권 우승 등 대학 3관왕을 차지한 선수가 있다. “페더러처럼 오랫동안 테니스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명지대 박은영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테니스 라켓에 공 맞는 소리가 너무 좋아 매력적이더라

작은 키에 짧은 숏커트의 주인공, 명지대 4학년 박은영의 테니스 입문은 초등학교 시절이었다. 박은영은 “3학년 때 체육선생님의 ‘테니스하고 싶은 사람은 테니스장 앞으로 오세요’라는 말에 친구들 7명이랑 다 함께 갔었다. 첫날에는 친구들 모두 힘들다고 다음날에 오지 않았는데 나는 다음날에도 가야 하는지 알고 테니스장을 찾았다”고 첫 인연을 설명했다. 그렇게 친구들과 달리 테니스를 시작한 박은영은 특별한 인물과의 인연이 있었다.

그녀는 “당시 테니스부에 6학년 오빠 두 명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정현 선수였다. 그런데 그 두 오빠가 대회에서 1, 2위를 다투는 선수여서 테니스가 쉬운 줄 알았다. 친구들도 없고 나도 한 달 후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었지만, 당시 체육선생님이 저를 높게 평가했는지 우리 엄마에게 ‘나를 끝까지 테니스를 시키라고’ 연락을 했었다. 그래서 어쩌다 보니 다시 테니스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체육선생님의 연락을 받은 후, 박은영에게 테니스를 끝까지 하라고 말했던 어머니의 진짜 이유가 있었다. 박은영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오빠와 언니가 있어서 학교 끝나면 계속 집에만 있었다. 그래서 엄마가 그런 모습이 마음에 걸렸는지 테니스를 권유했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해서 끝까지 하게 되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렇게 테니스를 시작한 박은영은 어느 순간 테니스의 매력을 느껴 이제는 놓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녀는 “임팩트 소리가 너무 경쾌하고 좋았다. 이제는 테니스를 오랫동안 하고 싶다”고 테니스의 매력을 말했다.

박은영은 중학교 때부터 본격적인 테니스 선수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그녀의 테니스 인생에서 중, 고등학교 시절은 빼놓을 수 없었다. 박은영은 “중학교 때 선생님들에게 혼나면 학교 뒤에 있는 공원을 뛰었다. 혼나서 뛰다보면 테니스장 소장님이 치킨을 사다 주셔서 몰래 공원 위 벤치에 앉아서 치킨을 먹었다. 선생님에게 들켜 많이 혼났던 기억이 난다”고 유쾌했던 스토리를 풀었다. 박은영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전국체전 결승에서 1대2로 지고 있었다. 평소에 남들은 경련이 많이 난다고 하는데 나는 그때까지 한 번도 없어서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는데 그날 처음으로 다리에 경련이 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녀는 “처음으로 엄마를 경기장에 부른 날이었다. 근육경련 때문에 공을 줍다가 쓰러져서 엄마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덧붙였다.  

최진영 감독은 엄마 같은 존재!

박은영은 가장 존경하는 코치로 중학교 시절 박정은 선생님을 뽑았다. 박은영은 “이 선생님을 안 만났으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선생님은 나에게 목표를 심어주었고 그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만들어 주시고 명지대 출신이어서 명지대에 대한 얘기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박은영의 가장 자신 있는 주특기는 포핸드 스트로크다. 박은영은 “최진영 감독님이 나에게 포핸드는 자주 흔들리지만, 백핸드 자세는 안정적이고 좋다고 말씀하셨는데 나는 포핸드가 더 자신 있고 결정구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서로 의견은 달랐지만 그녀에게 최진영 감독(명지대)은 특별했다. 박은영은 “박정은 선생님이랑 잘 알던 사이였던 최진영 감독님은 중학교 때부터 조금씩 봤었다. 그래서 그런지 엄마 같은 존재다. 또한 감독님의 지도 스타일도 좋아한다. 감독님은 엄청 체계적으로 훈련을 지도하고 다독이는 스타일이다. 나는 이런 스타일을 선호하여 나중에 지도자가 된다면 감독님처럼 소통도 많이 하고 체계적으로 지도할 것이다”고 은사를 설명했다.

그로 인해 박은영의 플레이 스타일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 박은영은 “원래는 베이스라인을 기반으로 한 스트로크 위주의 스타일이었는데, 현재는 드롭샷이나 발리 등 올코트 플레이 스타일로 변했다”고 말했다.

플레이 스타일이 변한 박은영은 이렇게 비슷한 스타일의 상대를 만나면 까다로웠다. 그녀는 “나는 파워가 약점이다. 그런데 상대도 공의 파워가 없으면 맞받아칠 때 공의 힘이 없어지니깐 나랑 비슷한 스타일의 상대를 만나면 힘들다. 수원시청의 홍승연 선수가 나와 비슷한데 그 언니와 대학교 2학년 때 영월서키트에서 만난 적 있는데 완패했던 기억이 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2020시즌 좋았던 포인트는 자신감

명지대에 입학하고 고등학교 때와는 조금 다른 자기 자신을 느꼈다. 그녀는 “중앙여고를 나왔다. 그곳에서도 우승을 몇 번 했었는데 당시에는 쟁쟁한 선수들도 많았고 밑에 후배들도 치고 올라와서 딱히 최고라는 생각을 못해 무조건 우승이라는 확신은 없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 대회든 우승할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자부심을 설명했다.

그렇다고 그 타이틀에 대한 부담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박은영은 “1, 2학년 때는 성적이 부진했다. 우승 느낌을 많이 잊어버렸는데 오랜만에 우승을 계속하니깐 기분이 좋더라. 우승은 항상 좋은데 그만큼 그 자리를 지켜야 하니깐 부담감도 있다” 솔직하게 말했다.

2020년 박은영은 ‘최강자’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생애 첫 대학선수권 우승을 비롯하여 3관왕을 이루며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냈다. 그 비결에 대해 박은영은 “감독님이 항상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셨다. 자신감을 가지고 임했던 것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전체적으로 만족했지만 아쉬운 것은 추계대회 전에 허벅지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상승세이기도 했고 욕심내어 무리했었다. 그 대회 4강에서 기권했고 그후 부상이 더 심해졌다”고 덧붙였다. 또한 “특히 코로나 때문에 방역이나 관리에 신경 써주신 대회 운영진에게 감사하다”고 진심을 담아 감사를 표현했다. 

올해 4학년을 맞이한 박은영은 남다른 다짐이 있었다. 그녀는 “올해 벌써 4학년이다. 테니스부에 동기는 없고 3학년 후배인 이서경 선수와 정말 친하다. 복식에서 호흡도 잘 맞는다. 다만, 서경이는 어느 한 벽만 넘으면 더 잘 할 수 있을텐데. 매번 그 벽을 못 넘고 있어서 아쉽다. 그 벽만 넘으면 미래가 참 기대되는 선수다”고 후배를 칭찬했다. 이어 박은영은 “작년에 못했던 대학 무대 전관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국체전에서 우리 대학이 9연패 중이다. 부담감은 있지만, 10연패를 이루고 졸업하고 싶다. 동계훈련이 힘들겠지만,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 이루자”고 후배들에게 전했다. 

페더러처럼 오랫동안 테니스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대학을 졸업하면 박은영은 실업팀으로 간다. 박은영은 “2학년 후반부터 나에게 관심을 보인 팀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4학년이라는 큰 부담을 안고 올 시즌을 준비하는 박은영은 동계훈련 보완점을 설명했다. 박은영은 “공의 파워가 부족하고 체력적으로 좀 부족해서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훈련할 예정이다” 고 밝혔다.

박은영은 해외 유명 선수 중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를 가장 좋아한다고 뽑았다. 그녀는 “현재 테니스가 너무 좋아서 선수생활을 오래 하는 선수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이에 걸맞은 선수가 바로 페더러다. 초등학교 때부터 우승했던 선수가 지금까지도 우승하는 모습이 너무 좋고 페더러처럼 오랫동안 테니스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페더러를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파란색을 좋아하는 대학생 박은영의 푸른 미래

테니스 선수 박은영이 아닌 대학생 박은영은 어떨까. 먼저, 박은영은 테니스가 아니었더라도 운동선수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초등학교 때 점심시간이 되면 남자아이들하고 축구를 했다. 공부보단 운동을 좋아했기에 테니스 선수가 아니었더라도 다른 종목 선수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한다.  

박은영은 이어 “개인 시간에는 뮤지컬을 좋아해서 많이 관람했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못 가서 많이 아쉬운데 최근에 온라인 생중계를 해줘서 좋다”며 “음악 듣는 것을 예전부터 좋아했고 가요보다는 뮤지컬 음악을 즐겨 듣는다(휴대폰 음악 재생목록을 살펴보니 뮤지컬 음악 부분이 따로 저장되어 있었다)”고 취미 생활을 밝혔다.

그 외에도 쇼핑할 때 선호하는 것이 있다. 박은영은 “파란색을 좋아해서 쇼핑할 때, 색을 먼저 보고 산다. 파란색이 나와 잘 어울리는 거 같다.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을 먹으면 스트레스도 풀린다”고 말했다.

현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 선수가 말한 ‘생각하고 바라보고 행동하면 이루어진다’라는 문구를 항상 자신의 좌우명으로 생각한다는 박은영은 미래에는 국가대표가 되어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것이 최종 목표. 키도 작고 남들보다 불리한 체격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좌우명을 항상 가슴에 새기며 진화를 꿈꾸는 명지대 박은영의 푸른 미래를 응원한다.

글= 정광호 기자(ghkdmlguf27@mediawill.com), 사진= 최대일 실장(스튜디오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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