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식 계속 들고 갈까..증권가서 꼽은 호재 3가지
삼성전자의 예상에 못 미친 4분기 실적에도 증권가는 한목소리로 호평을 내놓았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과 늘어난 배당 등 주주환원책, M&A(인수합병) 의사 표명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29일 오후 1시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300원(-0.48%) 8만3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뉴욕 증시의 급락 여파 등에 삼성전자 주가는 2.22% 하락하며 시총 500조원선이 무너졌다. 그러나 현 주가 기준 시총은 500조2677억원으로 하루만에 회복한 모습이다.
그러나 외인과 기관의 매도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10분 기준 기관은 삼성전자 24만6000주를, 외국인은 45만6059주를 순매도 중이다. 전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22만4634주, 698만3117주를 팔아치웠다.
전날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과 배당금을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61조55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8% 늘었고 영업이익은 9조500억원으로 26.35%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이 컨센서스(9조3461억원)에는 소폭 못 미쳤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2.78% 늘어난 236조8100억원, 영업이익은 29.62% 증가한 35조990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모바일 부문 경쟁 심화 등으로 다소 아쉬웠다는 평가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 부문에서 모두 기존 가이던스 이상의 출하량을 기록했으나 ASP(평균판매단가) 낙폭이 시장 평균 대비 컸다"며 "신규 라인 가동 개시의 영향에 따라 칩당 원가가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송 연구원은 "모바일 부문 역시 중국 업체 및 애플과의 경쟁 심화에 따라 스마트폰 출하량이 6100만대에 그치고 마케팅비도 증가해 영업이익률이 전분기 대비 하락했다"며 "CE(소비자가전) 부문은 디스플레이 등 부품 가격 급등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대폭 하락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올해는 반도체 업황 호황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최영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메모리 반도체 상황은 메모리 제조사들의 재고 수준이 상당히 타이트하기 때문에, 오히려 시장 수요에 맞춰서 공급 B/G(전체수요공급량)를 확대하지 못할 정도"라며 "1분기까지는 모바일 셀인(Sell in·제조업체가 유통업체에 판매하는 것) 수요 지속, 2분기는 서버 수요가 증가하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연구원은 "시장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의 D램 출하량 증가율의 역성장 가이던스에 대해 우려 목소리가 있지만, 이는 D램 재고 및 공급의 부족을 의미하는 것으로 오히려 업황 회복의 강력한 신호"라며 "D램 업체의 재고는 더욱 감소해 현재 더 이상 하락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고, 고객의 D램 주문은 서버를 포함한 모든 부문에서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D램 제품가격이 2016~2018년의 변화무쌍했던 시기처럼 급등하거나 급락하지 않고 완만하게 움직인다면 중장기적으로 공급사의 실적 안정성과 주가에 긍정적"이라며 "D램 업황의 계절성이 완만해지고 아날로그 반도체처럼 글로벌 경기에 따라 수급이 결정된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실적과 함께 발표한 주주 환원책도 긍정적이라는 평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 주주에게 4분기 정규 배당과 특별 배당을 합산해 보통주 주당 1932원, 우선주 주당 1933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처럼 FCF(잉여현금흐름)의 50%를 환원 △연간 현금배당을 기존 대비 2.1% 증가한 9조8000억원으로 상향 △ 의미 있는 규모의 잔여재원 발생시 일부 조기 환원 여부 검토 등의 내용을 담은 향후 3년간 신규 주주환원정책도 발표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2차 빅 사이클이 임박한 상황에서 일부 조기 환원 검토는 상당히 긍정적인 주주환원 정책"이라며 "내용보다는 행간을 읽는다면 상당히 만족할만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주주환원 정책은 기업이 장기적으로 나빠지지 않은 이상 줄이기 힘들지만, 강제 조건을 높일 경우 CAPEX(설비투자)와 M&A(인수합병) 등 기업 장기 체질 개선을 위해 재원이 필요할 때 스스로 족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M&A 추진을 위한 적극적인 의사 표명도 기대감이 크다. 전날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CFO·최고재무책임자·사장) 콘퍼런스콜에서 "의미 있는 M&A를 향후 3년 안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목표로 삼은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을 위해 자동차 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혹은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등에 대한 인수 고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 연구원은 "EUV(극자외선) 장비 확보 지속과 오스틴 및 평택 P3 공장 투자 지속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메모리 사업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M&A 전략은 회사의 가치를 한 번 더 레벨업 시켜줄 것"이라며 "TSMC의 재평가 사이클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의 재평가 사이클 또한 현재 진행형"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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