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피플] 혹독한 대전하나 전훈, 이민성 감독은 지금 무쇠담금질 중

김태석 2021. 1. 2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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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피플] 혹독한 대전하나 전훈, 이민성 감독은 지금 무쇠담금질 중

(베스트 일레븐=거제)

◆ ‘피치 피플’
대전하나 시티즌
이민성 감독

오랜 코치 경력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민성 대전하나 시티즌 감독이 새 시즌을 준비하는 의욕은 상당히 대단하다. 대전하나의 전지훈련 강도는 K리그를 통틀어 가장 혹독하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강하기 때문이다. 이 감독의 지론은 분명하다. 체력이 강해야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대전하나에 밸런스·타이밍·스피드를 입히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선수들을 무쇠처럼 단련하고 있는 이유, 이 감독에게서 직접 들었다.


“참아달라고 하면서 죽이고 있다”

Q. 그간 여러 매체를 통해 많이 이야기했겠지만 대전하나 사령탑 부임 소감부터 말해달라
“처음 감독을 맡게 되어 어떤 식으로 해야할지 고민이 많았다. 대전하나가 재창단 이후 두 번째 시즌에 들어서게 됐다. 지난해에는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승격을 못했지만, 제가 온 이후에는 또 다른 재미와 더불어 승격까지 이루고 싶다.”

Q. 대전하나 전지훈련 강도가 굉장하다는 소문이 파다한데
“제가 지도자를 시작하면서 가장 느꼈던 부분이 체력적으로 완성이 안 되어 있으면 추구하는 축구를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 세뇰 귀네슈 감독으로부터 그런 영향을 많이 받았엇다. 제가 선호하는 축구는 밸런스·타이밍·스피드인데, 그걸 수행하려면 계속적으로 운동장에서 뛰는 것에 뒤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힘들더라도 참아달라’는 식으로 부탁하면서 계속 죽이고 있다(웃음).”

Q. 훈련 강도가 강하기로 유명한 길레미 혼돈 피지컬 코치를 데려온 것도 본인의 의사였나?
“그렇다. 그가 거친 광주 FC·성남 FC·제주 유나이티드를 지켜보니 체력적으로 문제되는 팀이 없더라. 지난해에도 제주가 다른 팀에 비해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없었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감독을 하게 되면 혼돈 코치를 어떻게 해서든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Q. 체지방 10%가 넘은 선수들은 새벽에 일어나서 체력 훈련을 하던데, 감독님도 직접 나와서 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그래서 혼돈 코치에게 ‘새벽에 좀 시키지마라. 일어나는 게 힘들다’라고 농담삼아 뭐라하곤 한다. 물론 감독이니까 안 나가도 상관은 없다. 그렇지만 선수들이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 아무 것도 안 해도 끝까지 서 있는다. (Q. 때로는 선수나 코치들의 부담이 될 듯한데) 그래서 코치들에게만큼은 순번제로 나눠서 나오라고 할까 생각하기도 한다. ‘너희들이라도 쉬어라. 나는 내가 안 나가면 선수들이 이상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할까 싶다.”

Q. 과거 김학범 감독님이 그랬었던 걸로 아는데, 그 영향이 있었나?
“그건 아니다. 이건 책임감의 문제다. 내가 하지 않으면, 코치들이 나온다고 해서 선수들이 느끼는 부분은 없을 듯하다. 저도 코치를 오래 했기에 절대 코치를 무시할 생각이 없지만, 코치가 얘기하는 거랑 감독이 얘기하는 게 무게감이 다르더라. 그래서 선수들에게도 ‘내가 얘기하는 것만큼이나 코치들이 얘기하는 것도 똑같이 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체력뿐만 아니라 똑똑해야 한다”

Q.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을 텐데
“그래서 많이 걱정했다. 선수들에게는 겉으로 얘기는 안했지만, 이렇게 시키다가는 부상자가 많이 나올거 라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도 부상자가 많았다. 그런데 그걸 딛고 따라오는 선수들이 발전하고 있다. 그 점이 더 뿌듯하다. 선수들에게 ‘쉬고 싶으면 쉬어. 그런데 대신 다시 훈련 들어올 땐 더 힘들게 해야 하니까 선택을 잘해라’라고 말했다.”

Q. 앞서 직접 언급한 귀네슈 감독을 비롯해 이장수 감독·김학범 감독에게서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들었다. 세 감독은 엄청나게 빠른 공수 전환을 펼치는 축구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감독님 축구도 그렇게 봐야 하나?
“그렇다. 공수 전환에 있어서는 국내 톱을 찍고 싶다. 추세가 그런 것 같다. 공수 전환 스피드가 느리면, 상대 수비를 허물지 못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격하다가 볼을 빼앗겼을 때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머릿속으로는 볼을 빼앗겼을 때 그 자리에서 수비로 전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만 행동으로는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프레싱을 가해야 하는데, 이와 같은 공수 전환의 속도가 빠르지 않으면 절대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고 본다.”

Q. 라인을 올려 전방 압박을 시도하겠다는 뜻인지
“그 대신 하이프레싱을 계속 하지 않는다. 그건 때에 따라 하는 것이다. 우리는 36경기를 해야 하는 팀이다. 그래서 존을 설정할 것이다. 타임별로 끊어가는 여러 가지 방법도 고민한다. 외국인 선수까지 모두 소집이 되었을 때 우리가 어떤 콘셉트로 가야할지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 그때 결정할 것이다.”

Q. 체력적으로 힘들겠지만 선수들이 일단 똑똑해야 할 듯한데
“선수들에게 ‘볼을 차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많은 스트레스를 줄 것이다. 뭐라고 질책하려는 게 아니라, 생각을 하게 만들 것이니 스트레스 해소법도 잘 찾아봐라’라고 말했다.”


“부담은 당연히 짊어져야 할 짐, 우승으로 승격할 것”

Q. 오랫동안 코치 생활을 했다. 막상 감독이 되어보니 많이 다르다는 걸 느낄 듯한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이제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제 결정해야 하는 위치라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인 것같다. 주변에서 ‘감독이 되면 코치와는 상당히 다른 점이 많을 것’이라고 하더라. 누군가는 ‘감독은 짤리는 자리’라고도 하더라.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조언하시더라. 그런데 그렇게까지 잘은 모르겠다. 감독만큼은 아니지만 코치 때도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그리고 그런 것에 너무 골몰하면 힘들 것 같기도 하다.”

Q. 또래 지도자보다 코치 생활을 오래했기에 감독이 되어야 할 타이밍이었던 것은 맞다. 그런데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둔 시점이라 김학범 감독에게 다소 미안함도 있을 듯한데
“올림픽대표팀에서 나와야 하는 상황이라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대전하나에서 오퍼가 안 왔으면 ‘가야 하나’라고 고민이 꽤 컸을 듯하다. 하지만 대전하나는 기업 구단으로 전환되면서 재정적 안정감을 가졌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구단이라 선택을 쉽게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김학범 감독님께서는 늘 제게 ‘기회가 되면 나가야 한다’라고 말하셨다. 상황에 따르면 추천도 해주겠다고. 그런데 만약 올림픽대표팀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걸 놓치지 마라‘라고도 해주셨다. 정말 고마웠다.”

Q. 지난해 대전하나가 걸어온 길을 떠올리면, 이 팀의 사령탑을 맡은 이들은 정말 큰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부담은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꼴지 팀 감독도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런 부담은 갖고 있다. 그럴 바에는 큰 팀에서 부담을 받고, 여기에서 성공하면 다른 팀에 가더라도 더 쉽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여기가 제가 올 수 있는, 딱 어울리는 팀이라고 생각했다. ‘무조건 여긴 승격이 목표가 아니냐’라는 부담도 있지만, 이 팀에서 내 색깔을 만들어서 보여주자는 동기 부여를 갖게 됐다.”

Q. 새롭게 오게 됐으니 구단 수뇌진에서도 시간적 여유를 보장해주지 않았을까 싶은데
“아까도 말했지만 감독은 잘리는 직업이다. 저를 선택하고 자르는 건 구단의 몫이다. 만약 감독이 색깔을 보여주지 못하면 그게 당연하다. 그래서 구단이 ‘보장해주겠다’라고 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Q. 대전하나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팬들을 절대 실망시켜드리지 않고 싶다. 내년에는 꼭 1부리그에서 대전하나가 설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지금은 한 70% 정도 몸 상태를 만들어가고 있다. 제주 2차 전지훈련에서 80~90%로 대전으로 돌아왔을 때 첫 경기부터 대전하나의 색깔을 보여드리겠다. 꼭 우승으로 승격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글·사진=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대전하나 시티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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