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洑(보) 수질조사 은폐는 경제성 조작 犯罪

기자 2021. 1. 2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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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물관리위원회가 최근 금강 세종보와 영산강 죽산보는 해체, 금강 공주보는 부분 해체, 금강 백제보와 영산강 승촌보는 상시개방을 최종 결정했다.

2019년 2월 좌파 환경 단체와 관변 학자들로 구성된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가 수질 개선, 자연성 회복 등을 이유로 제안한 금강·영산강 보(洑) 처리 방안 그대로다.

4대강 위원회가 세종보·공주보·죽산보 해체를 결정하면서 수질 개선에 각각 112억·296억·1019억 원의 편익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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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순 이화여대 교수·환경공학 환경문제연구소 소장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최근 금강 세종보와 영산강 죽산보는 해체, 금강 공주보는 부분 해체, 금강 백제보와 영산강 승촌보는 상시개방을 최종 결정했다. 2019년 2월 좌파 환경 단체와 관변 학자들로 구성된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가 수질 개선, 자연성 회복 등을 이유로 제안한 금강·영산강 보(洑) 처리 방안 그대로다. 강 전문가의 과학적 주장은 무시하고, 환경 단체의 선동만 믿고 궤변에 불과한 경제성 평가로 이 방안이 만들어졌다.

환경부는 2017년 하반기부터 보를 부분 또는 전면 개방하면서 환경 단체 주장이 강에서 나타나길 기다렸다. 하지만 그 결과는 반대였다. 보를 개방하자 2018년 여름에 녹조는 더 심해졌다. 전면 개방한 세종보의 경우 녹조 지표인 남조류 세포 수가 3배 이상 급증하기도 했다. 수량이 줄어들자 수온과 영양물질이 증가해서 발생한 당연한 결과였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여름철 계속된 장마로 일조량 감소와 수온 저하가 이어지면서 녹조가 줄어들자 보 개방 결과라고 견강부회(牽强附會)하기도 했다.

결정적인 현상은 수질에서 나타났다. 보를 개방하자 수질이 모두 나빠졌다. 보에 물을 채워 두었을 때는 희석(稀釋) 효과가 있고 부유물질이 바닥으로 가라앉는 침강(沈降) 현상이 나타나지만, 보 개방으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희석과 침강은 강의 중요한 자정 기작(機作)이자 호수 물이 깨끗한 주요인이다.

보 개방으로 강바닥이 마르자, 모래톱이 늘어 자연성이 회복됐다는 이상한 주장을 했다. 원래 모래톱은 지천·지류에는 상존하지만 큰 강에는 가뭄 시기에만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강의 사막에 불과한 것이다. 게다가 수심이 얕은 충남 청양의 지천 고유종인 흰수마자라는 멸종위기 어류가 물 마른 세종보에 나타나자 언론 홍보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이번 결정에서 녹조 감소, 멸종위기종 출현, 모래톱 증가 등을 보도자료로 내놓았다. 하지만 경제성 평가에서 중요한 편익으로 작용했던 수질 개선이 오히려 악화했다는 사실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4대강 위원회가 세종보·공주보·죽산보 해체를 결정하면서 수질 개선에 각각 112억·296억·1019억 원의 편익을 넣었다. 보 개방으로 수질 악화가 입증됐기 때문에 불편익으로 바뀌어야 한다.

또, 과학적인 생태계 건강성 평가는 아예 없었다. 금강보 상류에는 150만 대전시와 85만 청주시, 영산강 보 상류에는 150만 광주시가 있다. 도시 하수처리장 방류수에는 각종 난분해성 미량 유해물질과 염소소독 부산물이 들어 있다. 보 개방으로 줄어든 강물에서 대도시 하수처리장 방류수로 인한 생태계 피해는 경제성 평가에서 불편익이 돼야 한다. 하지만 이는 처음부터 조사에서 빠졌고 오히려 생태계 편익으로 세종·공주·죽산보에 각각 755억·354억·49억 원을 넣었다. 어처구니없다.

현 정부는 4대강 사업 반대 주장이 옳았음을 보여주기 위해 집권 초기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인력과 53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소모하면서 보를 개방했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불리한 항목은 숨기거나 아예 조사도 하지 않았다.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로 전모가 드러나는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과 같은 심각한 범죄(犯罪)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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