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文·트럼프의 위험한 세뇌

기자 2021. 1. 2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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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작가 리처드 콘던의 '맨추리안 캔디데이트'는 냉전이 한창이던 1959년 발표된 소설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예측으로 유명해진 루비니 교수는 한 칼럼에서 "트럼프는 미·중 전략 경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단기적으로는 중국에 골칫거리지만 재임에 성공할 경우 오히려 중국을 이롭게 할 것"이라며 "트럼프는 현실의 맨추리안 캔디데이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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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미국 작가 리처드 콘던의 ‘맨추리안 캔디데이트’는 냉전이 한창이던 1959년 발표된 소설이다. 직역하면 ‘만주의 입후보자’인데, 6·25전쟁 때 대원들과 함께 만주로 끌려간 미군 레이먼드가 소련·중국 공산주의자들에게 세뇌된 후 귀국, 누군가에게 조종되는 것처럼 행동하며 살인을 저지르는 얘기를 다룬 정치 스릴러다. 1962년 존 프랭컨하이머 감독이 프랭크 시내트라 주연으로 영화화해 인기를 끌었다. 2004년 조너선 드미 감독은 배경을 6·25에서 걸프전으로 바꾸고 리메이크했다.

소설과 영화로 유명해진 데 힘입어 맨추리안 캔디데이트는 영어 사전에도 등재됐다. 만주라는 지역적 의미와 상관없이 ‘적에게 세뇌당해 꼭두각시 역할을 하는 정치인’이란 뜻으로 통용된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지난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을 맨추리안 캔디데이트로 규정해 화제가 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예측으로 유명해진 루비니 교수는 한 칼럼에서 “트럼프는 미·중 전략 경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단기적으로는 중국에 골칫거리지만 재임에 성공할 경우 오히려 중국을 이롭게 할 것”이라며 “트럼프는 현실의 맨추리안 캔디데이트”라고 했다. 트럼프가 결과적으로 미국의 경쟁국인 중국의 부상을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낙관한 데 대해 미국에서 비판이 쏟아진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미국의 소리방송(VOA)인터뷰에서 “김정은의 8차 당대회 발언엔 비핵화 의지로 읽힐 만한 신호가 전혀 없다”면서 “문 대통령의 인식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도 “김정은의 핵무기 생산 확대 발언을 어떻게 비핵화 의지로 해석하나”라고 반문했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여당 의원은 김여정의 특등 머저리 발언에 대해 “좀 더 과감하게 대화하자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과 그 측근의 인식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북한 발언 해석용 난수표라도 있는 것인지, 아니면 방북 때 누군가에게 세뇌됐기 때문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보다 더 위험한 현대판 맨추리안 캔디데이트로 불리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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