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때 헤어져 71년 만에 만난 아버지..
[경향신문]
고 김성근 일병은 1928년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수산물을 팔던 집안에서 태어났다. 1남2녀 중 장남으로, 성인이 돼 결혼을 하고 아들을 낳았다.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자 아내와 갓 돌이 된 3대 독자 아들을 남겨두고 전장으로 떠났다.
그는 국군 6사단(추정)에 소속됐다. 당시 국군은 낙동강 방어전선인 경북 영천에서부터 북진하고 있었다. 1950년 10월4일부터 8일까지 중부지역의 38도선을 돌파하는 ‘춘천~화천 진격전’에 참여한 김 일병은 강원 춘천시 북산면에서 전사했다. 그의 아내는 남편이 전장으로 떠난지 몇 개월 뒤 전사 소식을 들었다.
그의 유해는 2010년 4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의해 발굴됐다. 허벅지뼈 등 일부 유해와 수저, 단추 등의 유품이 후배 군인들에 의해 수습됐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한 김홍식씨(73)와 그의 유전자가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71년만에 아버지를 만난 김씨는 “서러움이 한 번에 밀려오기도 하고, 솔직히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며 “이제라도 아버지를 국립묘지에 안장해서 편히 모실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1928년 충북 괴산군에서 태어나 23살에 참전한 고 조창식 하사의 신원도 확인됐다. 그는 군 8사단에 소속돼 강원 인제군 서화리 일대에서 1951년 8월9일부터 9월18일까지 치러졌던 노전평 전투에서 전사했다. 1951년 7월10일 개성에서 제1차 휴전회담이 열렸으나, 유엔군사령부와 공산군은 회담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치른 전투였다.
66년이 지나 그의 머리뼈와 윗 팔뼈 등의 유해와 전투화 등의 유품이 수습됐다. 조 하사의 조카 조철주씨(73)는 “후손들에게 숙부를 비롯해 6·25전쟁 기간 중 나라를 위해 전사하신 분들의 고귀한 희생을 정확히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2월에 진행하고, 이들을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2004년 유해발굴 사업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160명이다. 유해 소재 제보나 유가족 유전자 시료채취 참여 문의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대표전화(1577-5625)로 하면된다. 유전자 시료 제공으로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확인될 경우 10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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