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김정은 투트랙 전술에 속아선 안 된다

기자 2021. 1. 29. 11: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투트랙(two-track)'이라는 단어는 승마 용어다.

만일 북한이 전술핵을 개발한다면 대한민국 안보는 지극히 위협받게 된다.

그런데도 김정은이 당대회 보고에서 한국을 겨냥해 전술핵무기 개발을 지시하는 의도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고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6·25전쟁 이후 지난 70년 동안 한·미 동맹은 우리를 굳건하게 지켜준 초석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준희 한국군사문제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투트랙(two-track)’이라는 단어는 승마 용어다. 말(馬)을 잘 달리게 하려면 발만 빨라선 안 된다. 척추와 허벅지가 발달해야 하므로 투트랙 훈련인 이제적(異蹄跡) 운동을 시킨다. 즉, 앞뒤 발자국의 궤적이 겹치게 되면 말이 잘 달리지 못하므로 말의 머리와 어깨를 고정하고 엉덩이를 살짝 빼게 해서 달리게 하면 궤적이 겹치지 않고 두 개가 남는다. 이를 투트랙이라 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8차 노동당대회 보고에서 대남관계에 있어 강온(强溫)투트랙 전략을 구사했다.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듯한 발언과 안보를 위협하는 발언을 동시에 한 것이다. 그는 “남북이 상호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평화·번영의 새 출발점을 만들어 갈 것을 기대한다”면서 인도주의적 협력, 개별 관광을 언급하며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김정은은 당규약을 바꿔 무력통일 의지를 표명한 것은 물론 핵 관련 발언도 이어갔다. 개정된 당규약(2021.1.10)에 ‘국방력에 의거, 조선반도의 영원한 평화적 안정을 보장하고 조국 통일을 앞당기려’라는 문구를 새로 집어넣었다. 이는 북한이 국방력을 강화해 대남 무력통일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또한, 김정은은 “핵무기의 경량화는 물론 전술핵무기를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만일 북한이 전술핵을 개발한다면 대한민국 안보는 지극히 위협받게 된다. 북한이 전술핵을 탑재한 미사일 방사포를 섞어 쏜다면 국군은 아무런 대책 없이 당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전면 차단하는 등 줄곧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는데, 지난해 12월 14일 대북전단금지법을 제정한 만큼 핑곗거리가 없어졌다. 그런데도 김정은이 당대회 보고에서 한국을 겨냥해 전술핵무기 개발을 지시하는 의도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고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최근 몇 년 동안 북한은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하면서도 공세 지향적 행보를 보여 왔다. 2017년에는 북한이 6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전쟁 일보 직전의 안보 위기 상황이 조성됐다. 또, 2019년에는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거듭 약속했다. 하지만 25차례나 장·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2020년에도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남북 핫라인을 끊었고(6.9),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6.16)에 이어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사살(10.12)을 자행했다.

사정이 이런 만큼 우리도 북한이 올해 ‘한·미 연합훈련 재개’를 핑계로 공세 지향으로 전환할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6·25전쟁 이후 지난 70년 동안 한·미 동맹은 우리를 굳건하게 지켜준 초석이다. 한·미 동맹이 와해되면 우리의 안보는 치명상을 입게 된다. 키리졸브(KR)·독수리훈련(FE)·을지프리덤가디언(UFG) 3대 한·미 연합훈련은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해 오래전부터 실시해온 동맹 간 연합훈련임에도 남북관계 경색을 우려해 훈련을 연기하거나 중지해 왔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연합훈련의 컴퓨터 게임화’를 우려하고 있다. 만일 연합훈련을 연속으로 중지할 경우 예산 편성의 어려움과 전비 태세에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한·미 연합훈련은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그날까지 중단없이 계속돼야 할 것이다.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