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제 대세는 '국악관현악'..96년생 손성국·이재준

이재훈 2021. 1. 2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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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음악계에선 '힙한 국악'이 대세였다.

제)가 오는 2월3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치는 '아르코 한국창작음악제 국악부문 선정작품 연주회'가 확인의 순간이다.

이번 아창제를 통해서 손성국은 대금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울돌목'(대금 박수빈), 이재준은 25현 가야금 이중협주곡 '별똥별'(협연자 김보경·박소희)을 선보인다.

국립국악중학교 때부터 친구인 두 사람은 국립국악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국악과에서 작곡을 전공하기까지 끊임없이 음악과 우정을 교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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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 한국창작음악제 국악부문 선정작품 연주회'
2월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서울=뉴시스] 손성국, 이재준(인터뷰를 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했고, 사진 촬영을 위해서만 잠시 벗었습니다.) 2021.01.29. (사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작년 음악계에선 '힙한 국악'이 대세였다.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는 댄스음악을 입힌 판소리 '수궁가'를 통해 대세로 떠올랐다. 세계적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는 '어거스트 디'라는 예명으로 발표한 '대취타'를 동명의 전통음악을 샘플링해 만들었다. 대취타는 조선시대 왕의 행차나 군대 행진에 주로 쓰인 군례악이다.

이젠 '국악 관현악'의 시대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종관·아르코(ARKO))와 한국창작음악제추진위원회(위원장 이건용·아.창.제)가 오는 2월3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치는 '아르코 한국창작음악제 국악부문 선정작품 연주회'가 확인의 순간이다.

아창제는 2007년 출발했다. 창작곡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환기하고, 작곡가·지휘자·연주자들이 부담 없이 창작음악을 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 기획됐다.

양악, 국악을 망라하며 한국의 창작관현악의 산실 역할을 해오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특히 국악 부문에서는 국악관현악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협연악기의 표현력과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작품들이 잇따라 나왔다. 청중들에게는 우리 창작곡 감상의 즐거움을 깨닫게 했다.

블라인드 심사를 통한 이번 국악 부문에선 5명의 작곡가가 뽑혔다. 그 중 96년생 동갑내기 작곡가인 손성국·이재준이 눈길을 끈다. 다른 작곡가 3명(박영란·박준상·송정)은 아창제 무대를 경험했지만, 손성국·이재준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모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번 아창제를 통해서 손성국은 대금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울돌목'(대금 박수빈), 이재준은 25현 가야금 이중협주곡 '별똥별'(협연자 김보경·박소희)을 선보인다.

국립국악중학교 때부터 친구인 두 사람은 국립국악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국악과에서 작곡을 전공하기까지 끊임없이 음악과 우정을 교류해왔다.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장난스럽게 서로에 대한 존중을 표한 두 젊은 작곡가를 최근 대학로에서 만났다.

-아창제는 알고 있었나요?

[서울=뉴시스] 손성국, 이재준(인터뷰를 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했고, 사진 촬영을 위해서만 잠시 벗었습니다.) 2021.01.29. (사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photo@newsis.com

"약 10년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국립극장에서 아창제 공연을 봤는데, '나중에 작곡가가 되면 저런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아창제는 동경의 무대였어요."(손성국)

"대학 1학년 때 즈음에 보러 갔어요. 참신하고 실험적인 작품을 접할 수 있어서 저도 언젠가는 작품을 내야겠다고 다짐을 하고 있었죠."(이재준)

-성국 씨의 '울돌목'은 어떤 곡인가요?

"울돌목은 우리나라에서 조류가 가장 빠른 곳으로 유명하죠. 물살로 인한 소리가 매우 커서 '바위가 우는 것 같다'고 울돌목이란 이름이 붙었어요. 한자로는 '명량(鳴梁)'이라 불리는 곳이죠.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대승을 거둔 곳으로, 우리 민족의 기상이 깃든 곳이기도 하죠. 음역이 넓은 대금의 특성에 잘 부합하는 소재가 파도, 즉 '물'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대금의 음역대가 넓고, 관현악과 숨가쁘게 호흡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협주자의 기량이 좋아야 하는 곡입니다. 관현악은 변화무쌍하죠."

-재준 씨의 '별똥별'은 어떤 곡인가요? 지난 2018년 부산국악원에서 발표한 해금협주곡 '꼬리별'에 이은 두 번째 '별' 시리즈 협주곡 작품이라고 들었습니다.

"협주악기인 25현 가야금은 유성(流星)의 화려한 이미지를 가장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거 같아 선택했어요. 곡은 앞뒤 빠른 악장의 다양한 리듬 위에 빠르게 펼쳐지는 꾸밈음 가득한 선율로 유성, 즉 우리말로 별똥별의 화려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묘사하고자 했죠."

-두 분은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된 겁니까?

[서울=뉴시스] 손성국. 2021.01.29. (사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photo@newsis.com

"일곱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어요. 피아노를 계속 배우면서, 클래식 음악 작곡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죠. 그런데 집 근처에 국악 학원이 있어서 그곳에서 가야금, 단소를 배웠는데 흥미를 유발한 거예요. 국악기로 작곡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국악중학교에 진학했는데 중학교에는 작곡 전공이 없어서 거문고를 했죠."(손성국)

"초등학교 때 단소를 부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국악 중학교에 피리 전공으로 입학했죠. 원래, 대금을 하고 싶었는데 꼬마라 손이 크지 않아 힘들었어요. 근데 중학교 2학년이 되기 직전 겨울에 몸이 크게 아팠어요. 위염에 걸렸는데 배에 힘을 못 주니, 관악기 연주가 힘들었죠. 이후 고등학교 때 작곡으로 진로를 틀었죠. 이후에 성국이가 도움을 많이 줬어요. 피아노를 정말 잘 연주하니까 제가 악보에 끄적인 음표들을 연주해줘서 곡을 만들어가는 재미를 느꼈죠."(이재준)

-국악 작곡에 대해 대중이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데, 두 분은 어떻게 소통을 해나가가고 있나요?

"저는 그냥 저를 작곡가라고 생각해요. 국악기를 주로 쓰는 작곡가죠. 항상 '국악 작곡'이라는 화두가 제시되면, 그 범위를 따지는 것이 '뜨거운 감자'가 되잖아요. 오래된 질문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저는 '전통적인 재료를 써야겠다'는 의식은 안 해요. 무의식적으로 반영이 될 수는 있지만요. 국악기를 사용할 때, 제 음악을 온전하게 담아내는 방식으로 국악기가 하려는 바를 음악 안에서 보여주려고 합니다."(손성국)

"이번 곡의 제목도 '별똥별'인데, 친숙한 주제를 좋아해요. 제 곡에는 독특한 제목이 많거든요. 실내악곡 중에 '모기'라는 제목의 곡이 있고, 졸업 연주할 때는 성국이가 피아노를 연주해준 '따릉이'라는 곡도 있었어요. 청중에게 2차적인 해석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좀 더 이해하시는 과정이 쉬웠으면 해요. 사상이나 내면을 전달할 때 자가당착에 빠지는 것이 아닐까 경계하죠. 음향이 모기 소리처럼 들리면 모기 같고, 별똥별 소리처럼 들리면 별똥별 같은 거죠."(이재준)

-최근 국악이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흐름은 어떻게 보나요?

"국악이 대중과 소통하는 건 바람직하죠. 모차르트, 베토벤 음악도 그 당시에는 대중음악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이날치도 '21세기의 판소리'를 하는 건데 멋있죠. 지금 저희가 하고 있는 '국악 작곡'이라는 분야도 사실 새로운 거예요. 국악엔 작곡 개념이 없었는데, 서양 음악이 유입되고 작곡 기법을 빌어서 국악기에 적합한 형태로 새로운 음악을 써내고 있는 거니까요. 지금 21세기 국악이 나아가는 과정은 적합하다고 봐요. 아창제와도 그 정신이 맞물린다고 생각해요."(손성국)

[서울=뉴시스] 이재준. 2021.01.29. (사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photo@newsis.com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는 박자는 바꿨지만, 별주부전의 가사를 편집하지 않았고 억지로 뭘 집어넣으려고도 하지 않았죠. 슈가의 '대취타' 선율도 그렇고요. 21세기 초반엔 국악이 밴드 악기를 흉내내려고 했던 거 같은데, 지금의 국악이 선택 받는 방식은 사람들에게 있는 그대로를 들려주되 현대인이 즐길 수 있는 요소를 '플러스'하는 거죠. 어설프게 섞는 것보다 각자 장점을 살리는 거죠. 국악 작곡에서도 서양의 기법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상호 작용이라고 생각해요."(이재준)

-최근 '90년대생이 온다'가 유행했죠. 국악 작곡계의 대표적인 90년대생들로, 요즘 90년대생 특징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90년대생들은 변화를 잘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음악 쪽에서도 받아들이는 폭이 점점 넓어지고 있고요. 국악 분야에서도 가상 악기, 전자 음악 등을 결합한 새로운 시도가 많아지고 있습니다."(손성국)

"저만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눈치는 안 봐요.(웃음) 제 곡의 제목을 정할 때, 주변에서 의심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별똥별', '모기' 같은 제목에 대해서요. 이전까지 관현악 작품 제목은 늘 진중했던 거 같아요. 하지만 본질을 드러내되 많은 분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것도 필요하죠."(이재준)

-앞으로 어떤 작곡가가 되고 싶나요?

[서울=뉴시스] 이재준, 손성국(인터뷰를 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했고, 사진 촬영을 위해서만 잠시 벗었습니다.) 2021.01.29. (사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photo@newsis.com


"할 수만 있다면 발표회를 많이 하고 싶어요. 모토가 '카멜레온 같은 작곡가'라 다양한 색깔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진중한 곡뿐만 아니라 대중음악 작곡도 하고 싶고, 할 수 있어요."(손성국)

"민감하고 섬세한 곡들을 써내려가고 싶어요."(이재준)

한편, 이번 국악부문 기획연주회는 원일 지휘의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함께 한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거리두기 객석제가 적용된다. 전석 초대지만, 네이버 예약(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465843?area=bni)을 통해 관람이 가능하다. 또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네이버TV(tv.naver.com/arko)에서 온라인 생중계로도 만나볼 수 있다.

오는 2월2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양악부문 기획연주회(정치용 지휘,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가 마련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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