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크게,인생은 자유롭게!' 안산 꽃미남FW 산티아고,몸에 새긴 '천사'와 '챔피언스리그'[전훈인터뷰]
[고흥=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인도네시아 국가대표 아스나위의 영입 뉴스가 전해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안산 그리너스는 '보카 주니어스 유스 출신' 공격수를 영입이라는 또 다른 이슈를 터뜨렸다.
보카 주니어스는 아르헨티나의 최대 명문으로,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몸담은 팀이기도 하다. 산티아고는 프로 커리어가 화려하지 않더라도 명문에서 '수업'을 받은 엘리트 출신이다. 더구나 브라질 용병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K리그의 아르헨티나 출신 공격수란 점도 관심을 끄는 요인이었다. 지난 26일 안산의 전지훈련 캠프가 차려진 전남 고흥으로 내려가 산티아고를 직접 만났다.
▶보카 출신, '손·박'의 나라로
산티아고는 K리그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사실 안산에 입단하기 전까지 한국에 대해 잘 몰랐다. 사촌동생이 K-POP에 관심이 있다는 것 정도"라며 "생소한 리그에 도전한다는 데 대한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나는 언제나 자신있게 결정을 내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행이 결정나자마자 두 명의 축구스타 손흥민(토트넘)과 박지성 현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산티아고는 "손흥민은 매우 훌륭한 선수다. 내가 좋아하는 해리 케인과 같이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박지성은 맨유에서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와 같은 선수들과 뛰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두 유 노?'를 꺼내기 전에 먼저 '손박'을 언급했다.
산티아고는 1월 중순 입국해 2주간 자가격리에 돌입했다. 이 기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자가격리를 하면서 에이전트, 통역이 지난해 경기 영상을 보내줬다. 1부와 2부 경기를 봤는데, 생각보다 수준이 높았다. 많이 뛰고, 특히 기술이 좋다는 인상을 받았다. 팔로세비치(현 서울), 까뇨투(안산), 라스(수원 FC)가 눈에 띄었다. 나머지 시간엔 개인 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산티아고는 이날 가벼운 러닝 훈련으로 안산 커리어를 시작했다.
▶나는야 '쇼렌테' 스타일
산티아고는 '법대 출신'과 '보카 주니어스 유스' 그리고 잘생긴 외모로 화제를 모았다. 이에 가려져 정작 어떤 유형의 선수인지는 잘 드러나지 않았다. 본인을 어필해달라는 질문에 "에어볼 경합에 강점이 있다. 헤딩슛에 자신 있다"고 말했다. 산티아고의 신장은 1m92.
이어 "한국 축구팬이 알만한 선수로는 페르난도 쇼렌테(*아르헨티나식 발음으론 요렌테가 아니라 쇼렌테라고 한다)와 비슷한 스타일이다. 나의 롤모델은 니콜라스 블란디(*보카 주니어스 출신으로 현재 콜로-콜로 소속)다. 당당한 체격을 지녔다. 양발을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결정력까지 갖춘 선수다.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손목까지 이어진 문신의 존재를 확인했다. 거리낌없이 상의를 벗어 상체에 도배된 문신을 보여줬다. 가슴에 새겨진 천사 날개, 왼팔에 박혀있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공인구가 눈에 띄었다. 산티아고는 "천사는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의미다. 챔피언스리그는 나의 꿈이다. 언젠가 유럽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두 자릿수 득점 기대해 달라
자연스럽게 최근 커리어를 해명(?)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영입 소식과 함께 일부 팬들은 산티아고의 커리어를 걸고 넘어졌다. 가장 최근 몸담은 클럽이 이탈리아 아마추어 클럽 GS 펠리노여서다. 산티아고는 이에 대해 "아르헨티나가 현재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낸다. 모든 축구선수가 타격을 입었다. 너도나도 떠나길 원하고, 가능하다면 유럽행 가능성을 열고 싶어한다. 이탈리아 국적을 따내기 위해 그 팀에 잠시 머물렀던 것이고, 결국 목적을 달성했다. 향후 유럽의 어느 구단에 가서 유럽 신분으로 뛸 수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커리어면에서 내세울 게 없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이 있다면, 안산 경기장에 찾아와서 직접 두 눈으로 내 플레이를 확인하셨으면 좋겠다. 나는 올시즌 개인적인 목표인 두 자릿수 득점과 팀의 목표인 승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카 유스에 입문할 정도의 재능을 지닌 선수가 왜 법대에 진학했는지 문득 궁금했다. 산티아고는 "변호사인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몰라도 예전부터 정의감과 관련된 부분에 특히 예민했다. 그래서 법을 공부하게 됐다. 이게 축구선수의 삶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한 명의 인간으로써 법을 공부하면 더 풍요롭고 더 균형잡힌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축구선수로서의 생명은 짧다. 훗날 법조인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당장은 축구, 그중에서도 안산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흥=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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