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날아간 손흥민의 선제골.. 토트넘, 리버풀에 완패

토트넘의 손흥민(오른쪽)이 29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0~2021 EPL 경기에서 슈팅을 날리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역습축구를 구사하는 인물이다. 그런만큼 토트넘의 경기에서 이른 시간 터지는 선제골은 큰 의미가 있다. 상대가 만회를 위해 공격에 나설 경우 역습 찬스도 그만큼 더 생기기 때문이다. 사실상 경기를 토트넘의 흐름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토트넘은 리그 4위권 경쟁의 분수령이 될 29일 리버풀과의 2020~2021시즌 20라운드 맞대결에서 이런 이상적인 경기 시나리오를 완성할 뻔 했다. 그러나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홈경기로 열린 이날 승부에서 경기 초반 나온 손흥민의 선제골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된 데 이어 핵심 공격수 해리 케인의 부상 악재까지 겹치며 끝내 리버풀에 3-1로 완패했다.

아쉬운 오프사이드는 경기 시작 2분40여 초 만에 나왔다. 손흥민이 중원에서 탕기 은돔벨레에게서 공을 받아 케인에게 원터치로 연결하자 케인이 이를 스루패스로 다시 연결했고, 수비라인을 빠져나간 손흥민이 이를 받아 강한 왼발 슛으로 골 그물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리그 13번째 득점이 완성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비디오 판독(VAR)이 시행됐고, 손흥민이 은돔벨레에게서 공을 받을 때 상대 수비보다 발이 미세하게 앞선 것으로 판독돼 득점이 취소됐다. 토트넘이 한발 먼저 앞서나갈 수 있었던 기회가 허무하게 사라졌다.

오히려 선제골은 리버풀이 만들었다. 전반 추가시간 사디오 마네가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절묘한 라인 브레이킹으로 받은 뒤 페널티 지역 안으로 쇄도해 중앙의 피르미누에게 볼을 연결했고, 피르미누기 침착한 오른발 마무리로 골문을 열었다.

선제골을 내준 토트넘은 최악의 악재까지 맞았다. 전반 중반 발목에 충격을 받은 주포 케인이 결국 후반 시작과 함께 에릭 라멜라와 교체된 것. 공격의 한 축이 사라지며 역습의 날카로움이 사라지자 리버풀이 후반 초반부터 거세게 밀어붙였고, 결국 2분 만에 트렌트 알렉산더-아널드의 추가골이 나왔다.

토트넘이 2분만인 후반 4분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의 중거리포로 1-2를 만들며 추격했으나 경기 흐름까지 바꾸지는 못했다. 리버풀은 후반 11분 무함마드 살라흐의 골이 VAR을 거쳐 취소됐지만, 끝내 20분 마네가 또 한골을 만들며 승리를 완성했다.

최고의 공격 파트너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손흥민도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한 채 결국 경기가 허무하게 끝났다.

이로써 토트너은 최근 리그 4경기(2승2무), 공식전 8경기 무패(6승2무) 행진을 중단하고 뼈아픈 패배를 맛봤다. 리그 순위는 6위까지 밀렸다. 반면, 최근 공격라인의 골 침묵으로 5경기 무승(3무2패)의 부진에 빠졌던 리버풀은 오랜만에 세 골을 폭발시키며 4위 자리에 올랐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