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너무 비싸"..강남권 아파트 보류지 '찬바람'

노해철 기자 2021. 1. 2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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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역대 최고 수준의 아파트 매수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보류지 시장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신축 아파트에 대한 높은 수요를 고려하더라도 시세보다 비싼 가격의 보류지는 주목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보류지는 입찰 이후 단기간 내 잔금을 치러야 하는 탓에 자금 조달계획을 세우기 쉽지 않다"며 "특히 청약을 통한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큰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보류지보다는 아파트 분양을 노리는 수요자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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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보류지 5가구, 두 차례 유찰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외면.."차익 기대감 낮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모습. 2021.1.1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노해철 기자 = 새해 들어 역대 최고 수준의 아파트 매수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보류지 시장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집값 상승과 맞물려 보류지 가격이 시세보다 높은 수준으로 책정되면서 수요자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고덕주공7단지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 18일부터 25일까지 서울 강동구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의 보류지 5가구 매각을 위해 공개 경쟁 입찰을 진행했지만, 응찰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아 유찰됐다.

고덕주공7단지의 재건축 단지인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는 2019년 말 입주한 신축 아파트다.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지하 4층~지상 29층, 20개 동, 1859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보류지 매각 대상은 전용면적 59㎡ 2가구와 전용 84㎡ 2가구, 전용 122㎡ 1가구 등 5가구다. 보류지는 사업시행자인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조합원 수 등이 달라질 것에 대비해 일반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물량을 의미한다.

조합은 지난해 12월에도 해당 보류지의 매각을 위해 입찰 공고를 냈으나 모두 유찰돼 주인을 찾지 못했다. 조합은 조만간 세 번째 보류지 매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조만간 구체적인 일정을 정하고 재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류지는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고 신축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점에서 통상 인기가 높았다. 다주택자도 보류지 입찰에 참여할 수 있어 높은 경쟁률로 매각되는 사례가 많았다.

특히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새 아파트는 귀해지고, 청약 경쟁은 치열해지면서 가점이 낮은 실수요자들 사이에선 보류지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보류지 매각에 난항을 겪는 등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보류지 대부분이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나오면서 수요자들은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15억원을 넘는 초고가 주택에 대해선 대출을 전면 금지하면서 자금 조달은 더욱 어려워졌다.

실제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보류지 가운데 전용 59㎡의 최소 입찰가격은 12억5000만원으로 가장 최근 거래된 실거래가(12억2000만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용 84㎡와 전용 122㎡의 최소 입찰가격은 각각 15억원, 21억원으로 평균 시세 대비 1억~2억5000만원 비싼 가격이다.

다른 강남 아파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신반포6차 재건축 조합은 지난해 '반포센트럴자이'의 보류지 3가구에 대해 두 차례 매각에 나섰지만, 유찰된 바 있다. 전용 59㎡와 전용 84㎡의 최소 입찰가격은 각각 24억원, 31억4000만원으로 시세보다 비쌌다.

이에 조합은 2차 매각에서 1억원, 1억2000만원씩 최소 입찰가격을 낮췄지만 주인 찾기에 또다시 실패했다. 이후 공인중개업소를 통한 일반매각 방식으로 보류지 매각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최근 신축 아파트에 대한 높은 수요를 고려하더라도 시세보다 비싼 가격의 보류지는 주목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최근 분양가 규제에 따른 '로또 분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청약 시장으로 수요자가 몰리는 움직임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보류지가 시세보다 비싼 가격이라면 수요자 입장에선 굳이 매수에 나서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경쟁 관계에 있는 대규모 단지에서도 매물이 나오는 등 선택지가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보류지는 입찰 이후 단기간 내 잔금을 치러야 하는 탓에 자금 조달계획을 세우기 쉽지 않다"며 "특히 청약을 통한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큰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보류지보다는 아파트 분양을 노리는 수요자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sun9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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