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못한 세월만 75년..엘·롯·한 누가 먼저 응어리를 풀것인가 [MD포커스]

2021. 1. 2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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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벌써 KBO 리그가 올해로 40번째 시즌을 맞는다. 1982년 출범한 KBO 리그는 이제 40번째 왕좌에 오를 팀을 기다린다.

KBO 리그에서 가장 많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팀은 KIA 타이거즈다.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해 'V11'을 달성했다. 1983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1986~1989년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했고 1991, 1993, 1996, 1997년 한국시리즈 우승도 품에 안았다. KIA로 바뀐 뒤에도 2009년과 2017년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최동원이 한국시리즈에서 4승을 거둔 1984년과 염종석이 포스트시즌에서 4승 1세이브를 올린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후 단 한번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우승 한번 없이 지나간 세월이 벌써 28년이다. 1992년에 태어난 아이가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에 접어들었다. 한국시리즈 진출도 1999년이 마지막으로 21세기에는 한국시리즈 조차 구경하지 못했다.

2000년대 초반에 닥친 '암흑기'는 7년 연속 가을야구 좌절이라는 아픔으로 이어졌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한 2008년부터 양승호 감독 시절이던 2012년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지만 안타깝게도 번번이 한국시리즈의 문턱에서 좌절했다. 이후 포스트시즌 진출도 급격히 줄어들었고 2017년이 마지막 가을야구로 남아있다.

우승의 한이 깊은 팀은 LG 트윈스도 마찬가지다. MBC 청룡을 인수하고 프로야구 무대에 뛰어든 1990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LG는 1994년 류지현-김재현-서용빈 신인 3인방을 앞세운 '신바람 야구'로 또 한번 패권을 차지했다. 이때만 해도 LG의 전성시대는 영원할 것만 같았지만 이후 26년 동안 우승과 함께하지 못했다. 1997~1998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이어 2002년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르며 꾸준히 우승을 노크했던 LG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크나큰 좌절을 맛봤다.

2013년 11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14, 2016년과 2019~2020년까지 암흑기와 비교하면 포스트시즌 출석률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시리즈 무대 조차 밟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한화 이글스도 롯데, LG와 함께 1990년대에 마지막 우승을 차지한 팀으로 남아 있다. 1999년 창단 14년 만에, 4전 5기 끝에 대망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본 한화는 아직까지 'V2'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V1'을 달성하기까지 걸린 시간보다 'V2'에 도전하는 시간이 더 길어진 것이다. 어느덧 첫 우승 후 21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했다.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도 2006년으로 점점 기억이 희미해지고 있다.

역시 한화도 암흑기라는 시련을 피해가지 못했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연속 가을야구행 티켓을 구하지 못한 한화는 2018년 포스트시즌 진출로 한풀이를 했지만 2019년 9위, 지난 해 최하위에 그치며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롯데, LG, 한화가 우승을 못한 세월만 합쳐도 75년에 달한다. 1992년 롯데의 우승을 이끈 염종석은 동의과학대 감독으로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고 1994년 LG의 우승과 함께한 류지현은 이제 LG의 새 사령탑이 돼 새로운 신바람을 준비하고 있으며 1999년 한화의 에이스 정민철은 구단의 단장직을 맡아 팀을 변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누가 먼저 가슴 속의 '응어리'를 풀 수 있을까. 아무리 잔뼈가 굵은 야구인이라도 예상하기 어려운 난제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이 우승을 못하는 사이 여러 팀들이 '왕조'를 구축해 우승 파티를 벌였고 이제는 신생구단들까지 약진해 우승에 도전하는 길이 더욱 험난해졌다. 냉철한 자기 반성와 중장기적인 계획이 없다면 이들의 한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성민규-허문회 체제 2년차를 맞으며 기대감을 높이는 롯데, 차명석-류지현 콤비와 더불어 LG맨들을 전면에 내세워 부활을 노리는 LG, 창단 첫 외국인감독인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영입하며 변화를 다짐한 한화이기에 이들의 2021년은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과정에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는다.-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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