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혁신의 방향,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기술·속도 중요성 커져
사업분야별 협업능력 갖춘
기술임원 역할도 주목해야
인생에서 위기를 만났을 때는 잠시 멈춰 숨을 고르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이후에야 새로운 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기업 역시 코로나로 촉발된 전 지구적인 변화를 복기하며 새로운 한 해를 계획할 때다. 전례 없는 속력으로 변화하고 있는 지금, 기업 리더는 속력에 발맞추는 것만큼 방향도 명확히 잡아야 한다. 방향이 없는 질주는 자칫 낭떠러지로 몰고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전 세계 업무 방식의 혁신을 주도해 온 기술 기업의 일원으로서, 기업에 도움이 될만한 방향 몇 가지를 나누며 새해를 시작하고자 한다.
우선, 기술은 특정 부서의 영역이 아닌 기업의 영속성을 결정짓는 요소가 되었으며, 그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성공적으로 앞서 나간 기업들을 살펴보면 기술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디지털화된 유연한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최고 경영진이 이러한 핵심 가치를 이해하고 내재화할 때, 조직은 성공적으로 변화한다.
다음으로, 혁신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코로나 이전에도 빠르고 유연한 개발이라는 프레임은 이미 존재했다. 차이가 있다면, 이전에는 시간이 걸리는 전통적인 방식으로도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적용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면, 이제는 더이상 기존 방식이 발붙일 곳이 없다는 것이다. 기존 수년 단위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주기는 이제 몇 달 혹은 몇 주로 줄어들었다. 비단 개발 사이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도입해 수익으로 연결하는 투자대비수익률(ROI) 주기 역시 크게 앞당겨졌다. 이제 기업은 도입 후 즉각적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원한다.
따라서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조직의 어느 부분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지 분명한 우선순위를 세워야 한다. 기업에 따라 직원 경험 디지털화가 최우선일 수도 있고, 새로운 고객 참여 모델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때로는 다른 투자를 일시적으로 멈춰야 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받아들여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정된 자원으로 빠르게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유연한 디지털 플랫폼의 중요성 역시 점차 커지고 있다.
원격 근무가 한시적으로 끝나지 않고 기본 업무 방식의 하나로 자리 잡으면서 소통 능력과 같은 소프트 스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할 것이다. 이는 직원의 관점에서 화상 회의 등에서 효과적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리더의 관점에서 비언어적 요소가 배제된 소통 환경 속에서 직원의 말을 잘 듣고 이해하는 것 역시 포함한다. 즉 기업이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장소와 관계없이 직원과 소통하고, 어디서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고정보책임자(CIO)와 같은 기술 임원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다. 20년 전 만에도 기술 임원은 백오피스의 역할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이제 CIO는 데이터 센터를 벗어나 비즈니스 우선 순위를 결정하고, 대고객 전략을 수립하는 등 주요 비즈니스 결정에도 관여한다. 기술 임원은 전문 분야 외에도 비즈니스를 깊이 이해하고 여러 부서와 협력할 수 있는 자질도 갖춰야 한다. 따라서 조직 내 단절된 사일로를 제거하고 다양한 부서가 협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큰 위기를 거치면서 회복 탄력성을 습득해왔다. 코로나 이전에도 글로벌 금융위기, 닷컴 버블, 국제금융기구(IMF)를 겪었고 위기를 극복한 후 성장했다. 마치 자연의 순환 과정과도 같다. 코로나 이후의 미래가 제시하는 기회를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패러다임을 바꾸는 변화에 참여하는 기대감으로 힘차게 한 해를 시작할 때다.
안승찬 (ahns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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