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라방시대]②농부부터 스타 연예인까지 '안방습격'

윤정훈 2021. 1. 2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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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향 소통 매력 '라이브 커머스', 새로운 온라인 쇼핑채널로 자리매김
네이버 출신 창업자 만든 그립, 연예인 활용한 마케팅으로 작년 매출 234억
카카오, 쿠팡 등 일반인 방송 출연 기회 늘고 있어
홈쇼핑, 면세점도 신 성장동력으로 라이브 커머스 점찍어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전라남도 함평에서 유기농 배 농사를 짓는 박창범 씨는 지난해 코로나19로 급식 공급이 중단되면서 납품처를 잃었다. 그는 네이버쇼핑라이브를 통해 온라인 판로를 개척했고, 새로운 기회를 잡게 됐다.

방송인 유병재는 작년 11월 자신의 책 ‘말장난’ 출간을 기념해 카카오쇼핑라이브로 독자를 만났다. 실시간 채팅을 주고받으면서 소통을 진행한 방송은 8만 명이 시청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크리에이터 겸 방송인 유병재가 지난해 11월 자신의 책 ‘말장난’ 출간 기념 카카오쇼핑라이브 방송에 쇼호스트로 출연한 모습(사진=카카오커머스)
소비자와 판매자가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쇼핑하는 ‘라이브 커머스’는 유통업계의 ‘뉴노멀’이 됐다. 판매자가 일방적으로 홍보를 했던 기존과 달리 쌍방향으로 소통한다는 점이 라이브 커머스의 매력이다.

라이브 커머스는 과거 중국 왕홍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워가 많은 인플루언서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코로나로 온라인 시장 개척의 필요성을 직감한 유통사와 온라인 플랫폼이 대거 참여하면서 새로운 유통 채널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첫 라이브 커머스 기업 그립의 약진도 주목할 만하다. 그립은 네이버에서 실시간 퀴즈쇼 ‘잼라이브’ 등 서비스를 총괄했던 김한나 대표가 퇴사 후 2019년 2월 만들었다. 초기에는 유상무, 장동민, 백보람 등 연예인을 그리퍼(라이브 방송 진행자)로 섭외해 셀럽 마케팅을 진행했다.

현재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누구나 ‘라이브 방송’(라방)에 참여할 수 있도록 오픈 플랫폼 형태로 운영한다. 이에 개인 쇼핑몰부터 대기업 브랜드까지 입점 업체가 8000곳으로 늘었다. 작년 거래액도 243억원에 달한다.

전남 함평에서 유기농 배 농사를 짓는 박창범 씨(왼쪽)가 네이버쇼핑라이브를 통해 배를 선보이고 있다.(사진=네이버쇼핑라이브)
라방 시장은 전문 쇼호스트와 연예인 중심에서 점차 인플루언서와 일반인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카카오쇼핑라이브가 일반인 시연 모델을 공개모집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카카오는 시청자 참여형 이벤트로 이용자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해당 이벤트를 기획했다. 현재 이벤트가 진행 중으로, 카카오는 뷰티·패션·식품에서 각 1명씩 총 3명을 최종 선정한다.

2017년 이커머스 업계에서 처음 라방을 선뵀던 티몬은 작년 ‘티몬 셀렉트’를 론칭하고 개인판매자에게 방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티몬은 일상용품뿐 아니라 전기자동차와 오피스텔까지 판매하는 등 실험적인 라방을 이어가고 있다. 안방에서 부동산을 소개한 라방은 1시간동안 6400명이 시청했고, 이중 40명이 실제 계약금을 결제하기도 했다.

‘쿠팡 라이브’를 론칭한 쿠팡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라방에 참여할 크리에이터와 판매자를 따로 모집한 쿠팡은 이들을 연결시키는 방식의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실시간 방송의 원조 격인 홈쇼핑 업계도 신 성장동력으로 라방을 점찍었다.

현대홈쇼핑은 TV홈쇼핑을 대하듯 접근해서 재미를 톡톡히 봤다. 라이브 커머스 전문 쇼호스트를 키우고, 고정 프로그램을 배치했다. 이에 작년 라이브 커머스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5배 성장한 285억원을 기록했다. 타사 라방과 달리 현대홈쇼핑 라방의 주 고객층은 40~50대다.

신세계TV쇼핑도 예능형 라방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작년 연말 방송인 황광희와 함께 진행한 ‘닌텐도 스위치’ 라방은 1시간에 시청자 11만6000명을 모으며 매출 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이 ‘라이브커머스 담당’ 조직을 신설하며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첫 라이브는 오는 2월 4일 자사 내수통관 면세품 전용 온라인몰 ‘럭스몰’에서 실시한다.(사진=롯데면세점)
롯데홈쇼핑, CJ오쇼핑, NS홈쇼핑 등도 전담팀을 꾸리고 올해 라방 시장에서 새로운 시도를 펼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며 면세품 판로가 막힌 면세점 업체들도 라방을 새로운 채널로 적극 활용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이커머스 전담팀을 꾸려서 내수통관 면세품을 라방으로 판매한다. 특히 국내 고객뿐 아니라 해외 고객도 유치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신라면세점은 ‘신라TV’에서 크리에이터들이 뷰티·패션 제품을 소개하는 라방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은 상품 구매가 목적인 반면 라방은 방송이 끝날 때까지 시청자들이 몰입해 함께하는 특징이 있다”며 “단순 판매를 넘어 재미와 예능적 요소를 결합하는 시도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훈 (yunrigh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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