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한 사회 향한 에코의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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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기호학자이자 소설가인 움베르토 에코(1932~2016)의 유작 에세이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이 나왔다. 미친>
에코는 현대 사회를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유동 사회'라고 규정한다.
유동 사회에서는 "국가나 신, 이데올로기처럼 위로부터의 구원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고, 개인은 지속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에코는 자신이 관찰한 유동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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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 지음, 박종대 옮김/열린책들·1만4800원
이탈리아 기호학자이자 소설가인 움베르토 에코(1932~2016)의 유작 에세이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이 나왔다. 2000~2015년 시사잡지 <레스프레소>에 쓴 칼럼 중 55편을 엮었다. 공동체가 무너지고 파편화된 현대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비판과 유쾌한 풍자가 가득 담겼다.
에코는 현대 사회를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유동 사회’라고 규정한다. 폴란드 출신의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이 만든 ‘유동성’(액체성)의 개념을 가져왔다. 유동성은 기존의 구조와 제도, 도덕 등이 빠르게 해체하고 갈수록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의 특성을 일컫는다. 유동 사회에서는 “국가나 신, 이데올로기처럼 위로부터의 구원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고, 개인은 지속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개인은 가치의 혼란에 빠져 방향타가 되어 줄 기준점을 잃은 채 표류한다.
에코는 자신이 관찰한 유동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끝없이 배를 채워야만 직성이 풀리는 폭식증 환자처럼 새로운 물건을 계속 사고, 구매한 물건으로 자신의 지위를 드러낸다. 그런가 하면 인터넷에서 쏟아내는 수많은 정보 속에서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바보가 되고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
특히 그가 우려하는 것은 인간성의 상실이다. ‘딸기 크림 케이크’ 편에서 그는 사고 장면을 보더라도 휴대전화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데만 급급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돕기보다는 남의 불행을 인터넷에 전시하는 비정한 현실을 바라보며 그는 말한다. “타인의 고통에 냉담한 인간이 되지 말자.”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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