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 얼마나 일할지, 유연성을 주면 직원 55%가 성과 더 낸다"

김지섭 기자 2021. 1. 29.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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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오피스 트렌드'

신종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은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라는 말이 나올 만큼 세계인의 삶을 완전히 바꿨다. 그중에도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가장 극적이다. 아침에 회사로 출근해 저녁에 퇴근하는 일상은 더 이상 직장인들의 ‘루틴(routine·반복되는 일)’이 아니다. 재택근무와 화상 회의, 심지어 ‘랜선 회식’까지 하는 직장인이 급증하는 가운데, 올해를 기점으로 사무실과 일하는 문화에 대한 기존 관념이 대변혁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Mint가 국내외 경영·인사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꼽는 내용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직장을 만들어갈 핵심 트렌드 5가지를 추렸다.

일러스트= 김영석

①”회사, 필요하면 들르는 곳”

‘출근 눈도장’ 찍으러 회사에 나가는 직장인은 점차 사라질 것이다. 단순히 ‘페이퍼 워크(서류 작업)’를 하는 공간으로서 사무실은 의미가 없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사무실이 가야 할 이유가 분명할 때만 나가는 공간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한다. 만나서 논의해야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때, 지나치게 느슨해진 소속감을 다지기 위한 최소한의 교류가 필요할 때, 개인 맞춤형 업무 공간이 갖춰져 집에서 하는 것보다 업무 능률을 훨씬 높일 수 있는 경우 등에만 ‘선택적’으로 출근하는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주요 거점 ‘스마트오피스’들이 만들어지면서 직원들이 집에서 가장 가까운 스마트오피스에 나와 일하는 방식도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②회사가 직원들의 ‘심리’까지 돌본다

집에서 일하는 시간이 늘면서 직원 복지의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직원들이 집에서 일하며 겪는 스트레스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줄 수 있어야 업무 능률을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미국 아웃도어 의류업체 컬럼비아 스포츠웨어는 “직원들의 심리 상태와 스트레스 정도를 파악하려 노력해야 한다”며 “직원들은 (집에서) 모두 다른 상황에 처해 있으므로 각자의 상황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스트레스나 육아에 관한 웹 세미나 같은 것을 열기도 한다”고 밝혔다. 경영 전문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회사는 “직원들의 심리 상태를 포함한 ‘생활 전반의 경험’을 관리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사 담당자들이 직원을 근로자 이전에 ‘사람’으로 보고,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충실히 소통함으로써 인간적이고 유연한 모습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경영 전문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회사는 “직원들의 심리 상태를 포함한 ‘생활 전반의 경험’을 관리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③업무 측정의 단위가 바뀐다

재택근무 보편화로 ‘주 40시간’과 같은 업무 측정의 단위가 바뀔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일을 하루에 몇 시간 했느냐보다는 할당된 업무를 잘 끝냈느냐가 중요해진다. 즉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5일 근무가 아니라, 맡은 업무나 프로젝트를 특정 기간(월·분기·년) 내 마무리해야 하는 것을 평가하고, 그 안에서의 업무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매일 8시간씩 근무할 필요 없이 어떤 날은 6시간 일하고 어떤 날은 10시간 일하는 식으로 상황에 맞춰 조정하면 된다. 회사들도 이제 더는 ‘주 40시간’ 근무를 고집하지 않는다. 지난해 가트너 조사 결과에 따르면 회사 직원들의 36%만이 주 40시간 근무를 통해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회사가 직원들에게 언제, 어디서, 얼마나 일할지에 대한 유연성을 제공할 경우, 전 직원의 55% 정도가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④전문 ‘프리랜서’가 주도하는 고용시장

이른바 정규직 대신 ‘프리랜서’의 고용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직원들이 밖에서 자율적으로 일하는 상황이라면 외부 인력이 해당 업무를 대신 해주는 것과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런 ‘외주화’ 가능 직무를 확대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랜서들 입장에서는 여러 회사의 일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높을수록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필요한 기술과 지식이 다양해지고 고도화되고 있는 것도 ‘프리랜서’ 고용을 촉진하는 요인 중 하나다. 기존 직원들을 빠르게 재교육하며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쟁력 갖춘 ‘인재’가 중요해지면서 앞으로는 각 시·도에서 ‘기업’보다 ‘사람’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달라지는 직장문화 5가지

⑤복잡한 업무 단순화, ‘터치리스’ 확산

직장 동료와 메신저 안에서 업무 관련 자료를 함께 보면서 수정하고, 온갖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업무에 필요했던 여러 가지 소프트웨어도 공용 클라우드(원격 컴퓨팅) 서비스로 통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업무의 단순화와 간소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메신저나 클라우드에 파일을 올리는 것만으로 부서·담당자 간 협의, 기안 수정, 결제의 업무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터치리스(비접촉)’ 기술이 회사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무실 공용 물품이 줄어들고, 손잡이 달린 문이 점차 사라지며, 화장실 수도꼭지에 센서가 달리는 식의 변화다. 사무실 상주 직원이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책상을 멀찍이 띄워 놓고 배치한다거나, 실외 공간의 비중을 높이는 ‘코로나 예방’ 디자인이 확산할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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