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간 한국 아이스하키 발전에 헌신 "경기 질까 끊은 국수, 앞으로도 안 먹어"
정몽원(66) 한라그룹 회장이 2013년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을 맡았을 때 한국 아이스하키는 맨 얼음판에서 시작하는 시기였다. 당시 남자 국가대표팀 세계랭킹은 33위. 백지선 대표팀 감독을 영입하고 ‘평창 프로젝트’ 유망주들을 핀란드에서 유학시키는 등 아낌없이 씨 뿌리고 물 준 끝에 한국 아이스하키는 ‘사상 최초’ 열매들을 주렁주렁 맺으며 세계 18위가 됐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본선 진출 등 8년간 드라마를 썼던 정 회장이 바톤을 넘긴다. 28일 그의 퇴임식이 열렸다.
정 회장은 “아이스하키에 한번 미쳐보자고 덤볐던 지난날을 떠올리니 만감이 교차해 밤새 퇴임사 원고를 다듬었다”며 “한국 아이스하키의 발전을 위해 뒤에서 계속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1994년 실업팀 만도 위니아(현 안양 한라)를 창단한 것을 계기로 27년간 아이스하키에 헌신한 그는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IIHF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협회장으로서 뭉클했던 순간은 2013년 스위스에 있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을 찾아가 2018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얻으려고 읍소한 일, 2017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IIHF 월드챔피언십 톱 디비전 승격을 기적적으로 해내 이듬해 세계 최고 선수들과 겨룬 일, 평창올림픽 본선 등을 꼽았다. 그는 “올림픽에서 우리가 총 3골을 넣었는데 ‘한 골당 30만달러(3억원)’라고 할 만큼 투자의 결실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하키계가 위축돼 있는데, 계속 부딪치고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쉬운 점은 상무팀이 아직 재창단 못 한 것과 아이스하키 전용구장이 없는 것이다. “평창올림픽 이후 초등부 팀이 100개가 넘을 만큼 유소년 저변은 커졌는데 인프라가 뒷받침하지 못해 안타깝네요.”
그는 대표팀 경기를 앞두곤 ‘끊어짐이 부정탈까 봐’ 국수를 절대 안 먹을 만큼 “하키에 미쳐 살았다”고 했다. “앞으로도 국수는 절대 안 먹고 열심히 응원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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