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면역 형성·지능 발달에 음식 영향 가장 커.. 현미 등 통곡물 30%까지 늘리고 국물은 줄여야

문진수 2021. 1. 29. 03: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행복입니다]
모유는 아기 건강 발달에 핵심 역할
식습관이 아기의 평생 건강을 좌우
통곡물 이유식이 소화에 부담없어
고칼로리와 당류, 염분은 제한해야
이른 나이에 탄산음료 먹이면 안 돼

인생에서 가장 결정적인 시기는 언제일까? 누군가는 대학 입시라고 하고, 다른 이는 결혼이라고 답하기도 한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임신이 되는 순간 결정되는 나만의 유전자 조합과 이후 1000일 동안 벌어지는 후성 유전학적 변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후성 유전학이란 DNA(유전자)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 유전자 기능에 변화가 나타나는 현상을 뜻한다. 특히 태아와 영유아 시기엔 아기가 먹는 식사가 유전자 기능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이는 먹거리가 직접적으로 신경 조직과 지능의 형성, 호흡기나 위와 창자 점막의 면역 기능 발달, 체지방 구성과 근육량 결정, 우리 몸 안의 건강한 미생물 군락 형성 등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모유 수유는 영유아 건강에 핵심

임신 중 엄마의 식사와 건강 상태, 스트레스는 배 속 아기의 성장과 면역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시기 태아는 급속하게 성장하며 몸의 각 부분이 만들어지는 시기다. 이 때문에 영양이 핵심적인 요소다. 또 영유아 시기의 모유 수유는 시력과 청력 발달, 아토피 감소, 지능 발달에 큰 도움을 준다. 모유 수유가 우유의 바탕이 되는 암소 젖에 있는 이종 단백질에 대한 노출을 피하도록 한다. 또 모유 안에 있는 인간 올리고당과 면역 성분들이 아기의 건강한 발달과 성숙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문진수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태아와 영유아 시기엔 아기가 먹는 식사가 유전자 기능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래픽=최세영

모유 수유와 더불어 건강한 이유보충식도 중요하다. 식품 산업이 발달하던 1960년대부터 과도한 당류 사용과 고염·고칼로리 음식의 범람으로 전 세계적으로 비만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런 현상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코로나 사태로 장보기도 어려울 정도로 야외 활동과 쇼핑이 제한된 상황이다. 여러모로 편리한 배달 음식이 증가하고 있어 건강한 식생활에도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선 현명한 식생활을 하는 지혜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식재료로 배송받아 집에서 조리

어린이 식생활에서 최근에 강조되고 있는 것은 고칼로리의 당류와 염분을 제한하는 것이다. 또 이른 나이부터 정제미가 아닌 통곡물을 적극적으로 먹는 것이다. 영유아 이유보충식에 조리한 통곡물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소화에 부담이 없다. 게다가 식생활 습관을 좋게 형성시켜주는 게 아이의 평생 건강에 무형 재산이 된다.

고칼로리 당류 음식은 비만과 과체중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 고염분 음식은 고혈압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아이의 식사는 한국인의 주식인 하루 세끼 밥을 통곡물 위주로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현미와 같은 통곡물을 30% 정도까지 늘려 사용하는 것이 좋다.

고칼로리 당류 제한의 핵심은 탄산 음료와 같은 음료수를 이른 나이에 거의 먹이지 않는 것이다. 또 한식에 기본으로 쓰이는 국물 음식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이에 더해 식품을 먹기 좋도록 부드럽게 하는 각종 유화제가 많이 함유된 가공식품의 섭취를 가급적 줄여 주는 것이 좋다. 유화제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크론병 같은 염증성 장질환을 유발하는 식품으로 의심받고 있다.

비닐로 포장된 배달 음식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특히 가열 식품을 플라스틱이나 비닐로 포장해 배달하는 경우 각종 화합물이 나와 몸에 흡수될 수 있기 때문에 건강에 해롭다.

주문 음식을 먹더라도 가능하면 가열 전 식재료 상태로 배송을 받아 집에서 가열하는 편이 낫다. 이렇게 하면 미세 플라스틱이나 내분비 교란물질에 대한 노출을 줄일 수 있다. 영유아의 경우엔 다양한 식재료를 먹을 수 있는 경험을 높이고, 덜 맵고 덜 짠 식습관에 대한 선호를 높여주는 것이다. 이 같은 경험은 장기적인 식생활 습관 형성에 중요하므로 주문 음식보다는 가능한 한 집에서 조리해 주는 것을 권장한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