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의 포식자' 스피노사우루스가 헤엄을 못 쳤다고?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2021. 1. 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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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길이 15m, 몸무게 6t. 등에는 2m 높이의 거대한 부챗살 모양의 지느러미.

스피노사우루스의 등에 2m가 넘는 부챗살 모양의 지느러미가 솟아 있는 점, 긴 목과 긴 꼬리를 가진 점, 악어처럼 생긴 머리 위쪽에 콧구멍이 있어 쉽게 잠수할 수 있는 점, 노를 닮은 평편한 발을 가진 점 등으로 미뤄 볼 때 헤엄치고 물속에서 상당 시간을 보냈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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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구팀 "황새처럼 물가서 사냥"
고생물학계 생태 놓고 뜨거운 논쟁
거대 육식공룡 스피노사우루스가 악어처럼 물에서 헤엄치지 않고 황새처럼 물가를 어슬렁거리며 물고기를 잡아먹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팔레온톨로지아 일렉트로니카 제공
몸길이 15m, 몸무게 6t. 등에는 2m 높이의 거대한 부챗살 모양의 지느러미. 가장 큰 육식공룡인 스피노사우루스는 악어처럼 물에서 헤엄치며 수생 동물을 사냥하던 ‘강의 포식자’였을까.

스피노사우루스의 화석이 처음 발견된 지 100년이 넘었지만 공룡의 생태를 놓고 고생물학자들 사이에서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데이비드 혼 영국 런던 퀸메리대 교수와 토머스 홀츠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는 이달 26일 고생물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팔레온톨로지아 일렉트로니카’에 발표한 논문에서 “스피노사우루스는 악어처럼 물속을 헤엄친 게 아니라 황새처럼 물가를 어슬렁거리며 물고기를 사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피노사우루스의 화석은 1912년 거의 완벽한 형태로 발견됐지만 제2차 세계대전 중 파손돼 없어졌다. 이후 일부 뼛조각 화석만 몇 점 발견돼 연구가 제한적이었다. 그러던 중 그간 여기저기서 발굴된 뼈 화석을 모두 모아 이를 토대로 스피노사우루스의 전체 골격을 구성한 복원도가 2014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처음 공개됐다. 스피노사우루스가 수생공룡일 가능성도 이때 처음 제기됐다.

스피노사우루스의 등에 2m가 넘는 부챗살 모양의 지느러미가 솟아 있는 점, 긴 목과 긴 꼬리를 가진 점, 악어처럼 생긴 머리 위쪽에 콧구멍이 있어 쉽게 잠수할 수 있는 점, 노를 닮은 평편한 발을 가진 점 등으로 미뤄 볼 때 헤엄치고 물속에서 상당 시간을 보냈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반론도 많았다. 2014년 공개된 스피노사우루스의 복원도가 ‘끼워 맞추기’ 식이라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 복원도에 따라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하면 스피노사우루스의 체형이 위아래로 높아 물에 뜨지 못하고 뒤집힌다는 연구도 나왔다. 고생물학자로 공룡 전문가인 이융남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이번에 발표된 논문은 스피노사우루스가 왜 물속에 살 수 없는지 수생공룡설을 조목조목 반박한 종합판”이라고 말했다.

논문에 따르면 스피노사우루스는 악어보다 꼬리 근육은 적지만 길이는 훨씬 길어 물에서 저항을 더 많이 받아 체형상 헤엄치기가 쉽지 않다. 스피노사우루스의 콧구멍이 위아래가 아니라 옆으로 긴 형태여서 악어처럼 물에 콧구멍을 내놓고 숨쉬기도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앞발로 육지를 활보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스피노사우루스는 악어보다는 황새처럼 물에 다리를 담그고 터벅터벅 걸어 다니며 긴 주둥이로 물고기를 먹으며 살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 교수는 “제대로 된 화석이 발굴되기 전까지는 스피노사우루스의 생태에 대한 논쟁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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