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스마트 증권거래 시대..장년층은 왜 지점에 몰려들까

조용석 2021. 1. 29.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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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에 찾아오는 장년층 고객 중에서는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설치부터 모르겠다고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로그인이 안된다고 오시면 그나마 나은 편이죠."

전국민 주식투자 시대를 맞아 디지털 디바이스에 익숙하지 않은 50대 이상의 장년층의 증권사 지점 방문이 급증하고 있다.

이제는 증권사가 온라인 주식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장년층 고객을 위해 어떤 방법이 가장 현명한지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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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S 어려운 50대 이상 장년층 내방객 급등
앱 설치부터 난관..직원에게 휴대폰 채로 내밀기도
필수 대면업무 위해 방문한 고객도 함께 불편 겪어
KB證 '디지털 파트너' 시도..증권사들 고민할 때
2016년 객장의 모습. HTS 등 온라인 주식거래가 보편화되면서 객장은 대부분 사라졌다.(사진 = 뉴시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지점에 찾아오는 장년층 고객 중에서는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설치부터 모르겠다고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로그인이 안된다고 오시면 그나마 나은 편이죠.”

전국민 주식투자 시대를 맞아 디지털 디바이스에 익숙하지 않은 50대 이상의 장년층의 증권사 지점 방문이 급증하고 있다. 온라인 주식거래를 위한 스마트폰용 MTS 또는 PC용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서다.

현재 국내 주식거래 대부분은 MTS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손쉽게 접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수료도 낮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개인의 유가증권시장 주식 거래량을 수단별로 집계한 결과 MTS가 54.8%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HTS가 42.4% 뒤를 이었다.

지점을 직접 찾은 장년층은 MTS 앱 설치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또 앱 설치와 로그인을 마치고 MTS에 들어가도 이후 매수·매도 주문 체결에서 부딪히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또 증권사 MTS 앱이 원활히 구동되기에는 너무 성능이 낮은 스마트폰을 보유한 경우도 많다. 한 증권사 직원은 “고객이 아예 휴대폰채로 내미는 경우도 많고 노트북을 들고 오셔서 HTS를 설치해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관련 전화 문의도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문제는 시간이다. MTS 설치와 사용법을 안내하는 것이 단시간에 끝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계좌개설 등 꼭 필요한 대면업무를 위해 지점을 찾은 고객의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경우도 잦다고 한다. 비대면 거래 활성화를 위해 구축한 MTS 시스템 때문에 대면업무에 지장이 빚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특히 지점이 많은 증권사에 이러한 고충이 많다.

이런 점에서 국내 지점 수 5위인 KB증권의 시도는 눈여겨볼 만하다. KB증권은 영업점 방문 고객에게 증권 디지털 서비스를 안내하고 디지털 채널 이용을 돕는 역할을 할 ‘디지털 파트너(Digital Partner)’를 모집했다. MTS 등 사용법 안내 업무를 디지털 디바이스에 익숙한 대학생 등 구직 청년들에게 맡겨 보자는 것이다. 이미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지점이 많은 대형증권사도 KB증권과 유사한 방법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사실상 수수료가 무료인 온라인 거래를 위해 추가 인력 및 비용이 드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증권사가 할 몫임은 분명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시간과 비용이 들겠지만 증권사가 고객유치와 관리라는 범주에서 당연히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증시가 불(bull)장이 된 것은 이른바 ‘개미’의 힘이다. 개인이 만든 역대급 상승랠리 속에 증권사 역시 지난해 많은 수익을 거뒀다. 이제는 증권사가 온라인 주식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장년층 고객을 위해 어떤 방법이 가장 현명한지 고민할 때다.

조용석 (chojur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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