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코로나19만 끝나면 해외연수?..지방의회 '민낯'

윤경재 2021. 1. 28.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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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코로나19로 유례없는 지역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경남지역 일부 시군의회가 의원들의 해외연수 비용을 모두 삭감했습니다.

다른 의회들은 어땠을까요.

KBS가 경남 18개 시군의 올해 예산안을 분석해봤더니, 대부분 예산을 그대로 남겨뒀는데요.

심지어 늘린 곳도 있었습니다.

현장K, 윤경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올해 시의원들의 해외연수를 모두 취소한 진주시의회.

시의회는 의원 해외연수 여비 8천400만 원과 교류사업비 3천520만 원, 수행 직원 국외 여비 6천400만 원을 전액 삭감했습니다.

지난해 이·통장단 제주도 연수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진주시 방역 관리 허점이 도마 위에 오르자, 시의회가 나선 겁니다.

사천시의회도 의원 해외연수 여비 예산 4천320만 원을 반납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주민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삼수/사천시의회 의장 : "좀 더 코로나19 정국 속에서 어려운 시민들에게 되돌려주는 차원의 의원들의 생각이 깊었던 것 같습니다."]

올해 의원 해외연수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경남의 시·군의회는 진주와 사천시의회, 산청군의회까지 3곳!

함안과 하동군은 예산 규모를 소폭 줄였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경남 13곳 기초의회는 달랐습니다.

해외연수 예산이 1억 3천여만 원 규모로 가장 많은 창원시의회를 합쳐 11개 시·군의회는 예산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했습니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면 해외연수를 가겠다는 계획입니다.

[○○시의회 관계자/음성변조 : "일단 편성은 이렇게 해놓고 혹시라도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하고 하니까 변화가 생기면 연수를 가시겠죠."]

이런 가운데 경남 18개 시군 의회 중 일부 의회는 지난해보다 올해 의원 국외 여비 예산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창녕군의회가 해외연수와 국제행사 참석을 명분으로 편성한 예산은 4천400만 원!

지난해 3천850만 원에서 550만 원을 늘렸습니다.

수행 공무원 예산도 700만 원을 늘려 2천250만 원으로 잡았습니다.

KBS 취재진에 답변을 거부하던 창녕군의회는 뒤늦게 해명을 내놨습니다.

코로나19 종식 가능성과 물가 상승률을 고려했다는 겁니다.

[창녕군의원/음성변조 : "(예산 편성 때) 코로나19 조기 종식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그런 부분들도 있었고 인상 부분은 크게 어떻게 하겠다는 의도는 없고…."]

김해시의회도 마찬가지!

지난해 8천970만 원이던 국외여비 예산을 천495만 원 늘려 1억 원을 넘게 잡았습니다.

수행 공무원 여비로 잡은 돈도 3천600만 원.

김해시 도시개발공사 사장의 골프 모임과 건강식품 판매점, 요양원의 집단 발병이 잇따랐지만, 해외연수 예산 증액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김해시의회 관계자 : "보이기에는 조금 안 좋아 보일지 모르겠지만, 기준에 맞춰서 편성하다 보니 했고, 최근 3개년의 당초예산의 기준에 의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 경기 침체가 심각한 가운데, 해마다 외유성 논란을 빚는 해외연수 예산 편성에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송광태/창원대 행정학과 교수 : "많은 주민이 경제적 절망감에 빠져 있습니다. 지방의회에서 해외연수 비용을 늘리거나 적극 추진하는 것은 주민 대표기관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것이 아닌가."]

경상남도의회는 올해 의원 해외연수 예산을 지난해와 같은 2억 4천505만 원으로 책정했습니다.

현장K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박장빈/그래픽:박정민

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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