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엽 대한변협회장 당선자 "사법권력을 시민들에게 돌려줘야..전관예우 막을 대책도 마련하겠다"
개업 제한 기간을 더 늘려야
공급 과잉 변호사 수 조절 필요
방통대 로스쿨 도입엔 부정적
[경향신문]
신임 대한변호사협회장에 이종엽 변호사(58·사법연수원 18기)가 당선됐다. 이 회장 당선자는 사법권력을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전관예우를 막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디지털플랫폼을 통한 법률 상담이 확대되면서 변호사들이 플랫폼기업에 종속될 수 있다며 대응책 마련을 다짐했다.
대한변협은 제51대 협회장 선거 결과 기호 4번인 이 변호사가 당선됐다고 28일 밝혔다. 이 당선자는 전날 결선투표 결과 1만4550표 중 8536표(58.67%)를 얻었다. 선거권자 2만4481명 중 1만4550명이 참여해 투표율은 59.47%였다. 앞서 후보 5명을 두고 투표했지만 3분의 1 이상 득표자가 없어 상위 2명을 대상으로 전날 결선투표를 했다. 이 당선자의 회장 임기는 다음달 23일부터 2년이다.
이 당선자는 이날 서울 강남구 대한변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관예우 문제와 관련해 “전관의 개업 제한 기간을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관예우는 사법권력을 소수의 법관과 검사에게서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사법권력의 시민화가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라고 봤다. 이를 위해 배심 제도와 디스커버리(증거 수집) 제도 등을 적극 도입하는 것을 장기적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한 최근 확산된 상담·광고 등 법률 관련 디지털플랫폼도 문제로 지적했다. 플랫폼사업자가 수수료 등을 변호사로부터 가져가면서 변호사들이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당선자는 “거대자본을 등에 업은 플랫폼사업자가 법률시장을 장악하게 되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법률시장은 우리 변호사들이 지켜야 한다. 자본이 좌지우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방송통신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이 당선자는 “이와 관련한 법안을 발의한 정치권의 입장은 이해되지만 냉정히 검토해야 한다. 변호사들이 시장에 과잉 공급되는 상황이다. 로스쿨 제도 도입 이후 급격히 (상황이) 바뀌었다. 변호사들을 시장에 쏟아부어놓고 변호사들의 진출 경로 확대에 대해 정치권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변호사업계가 당면한 문제 중 하나로 변호사 과잉 공급을 꼽았다. 그는 “변호사업계는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많은 개업 변호사들이 사무실 유지조차 버거워하고 특히 청년 변호사들은 무한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이같이 과잉 공급된 변호사 수가 적정하게 감축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세무대리 업무 등을 놓고 세무사, 회계사 등 유사직역의 공세가 심화된다며 이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 당선자는 “2만5000여 회원님들의 선택에 대해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며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착실히 준비해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당선자는 인천 광성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2년 인천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대구지검 영덕지청, 창원지검 검사를 거쳤다. 1995년 변호사 개업을 했고 2005년 인천변호사회 공보이사, 2017년 제19대 인천지방변호사회장을 지냈다. 현재 직역수호변호사단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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