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회장에 반기 든 '조카' 박철환 상무..경영권 분쟁 휩싸인 금호석유화학
[스포츠경향]
금호석유화학이 이른바 ‘조카의 난’으로 불리우는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박철환(42) 상무는 전날 공시를 통해 “기존 대표 보고자(박찬구 회장)와의 지분 공동 보유와 특수 관계를 해소한다”고 밝혔다.
박 상무가 박 회장과의 ‘특수관계’에서 이탈하겠다고 선언하며 경영진 교체 등을 요구하자, 박 회장 측이 “비상식적인 요구”라고 반박하며 분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박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아들이자 박찬구(72) 회장의 조카로, 금호석유화학 지분 10%를 보유한 개인 최대 주주. 박 상무는 여기에 이사 교체와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하는 주주 제안을 회사에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박찬구 회장은 지분율 6.7%이고,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가 7.2%와 박주형 상무가 0.8%씩 보유했다.
지금까지 박철완 상무의 지분도 박 회장과 특별관계인으로 묶여 있었지만, 박 상무가 박 회장과의 특수 관계를 해소하하고 독자 행보에 나선다고 공시를 통해 선언한 것이다.
지난해 7월 그룹 인사에서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는 승진하고, 박 상무는 승진하지 못하는 등 균열 조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한진그룹으로 매각되면서 박 상무가 금호석유화학 경영권에 뛰어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박 회장 측은 이날 오후 언론에 배포한 ‘주주 박철완 상무의 주주 제안 관련 금호석유화학 입장’을 통해 지난해 말 박 상무로부터 사외이사, 감사추천, 배당확대 등 주주 제안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이어 “회사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주가 반영을 통해 주주 가치 극대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박 상무가) 주주제안을 명분으로 사전협의 없이 갑작스럽게 경영진 변경과 과다 배당을 요구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특히 박 회장 측은 “주주제안을 경영권 분쟁으로 조장하며 단기적인 주가 상승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시도하는 불온한 세력의 움직임에 동요하지 않기를 우선 주주들에게 당부드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내임원인 박 상무가 일반 주주로서 주주제안으로 요청한 내용을 회사와 경영진은 구체적으로 검토해 신중하게 대처하겠다”며 “경영 안정성과 기업·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니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흔들림 없이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금호그룹에서는 과거에도 친족 간 경영권 분쟁이 있었다. 2009년 박인천 창업주의 3남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4남 박찬구 회장 간 ‘형제의 난’을 벌였다. 오랜 기간 갈등이 이어지다 2015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분리됐다.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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