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교민 떠난 자리에 가혹한 코로나 현실
[앵커]
최근 대전과 광주에서 발생한 미인가 교육시설 확진자 대부분이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곳은 1년 전 중국 우한 교민들의 임시생활시설로 지정된 곳이어서 기억하고 계신 분이 많을 겁니다.
우한 교민들은 이제 떠나고 없지만, 그곳에는 더 가혹하고 현실적인 고민이 남았습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1년 전 정부는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을 중국 우한 교민들의 임시생활시설로 지정했습니다.
초기에 반대가 극심했지만, 주민들은 정부 결정을 받아들인 뒤 교민들을 응원하며 큰 힘이 되어줬습니다.
[양승조 / 충남도지사 :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도 우한 교민의 입국을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차분하고 성숙한 대응으로 앞장섰습니다.]
[이면구 / 충남 아산시 초사2통 노인회장 : 우리가 자랑스러운 게 아니라. 당연히 우리 국민이기 때문에…. 우한 교민들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점을 널리 생각해서 슬기롭게 잘 넘어간 것 같습니다.]
우한 교민들은 모두 떠났지만, 시설 진입로는 여전히 철저하게 출입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경찰인재개발원은 지난해 9월부터 생활치료센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최근 대전과 광주에서 감염이 확인된 미인가 교육시설 확진자 등 경증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국내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말은 하지 않고 있어도 주민들은 여전히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확진자가 드나드는 생활치료센터를 곁에 두고 살아가는 게 편치만은 않기 때문입니다.
[이석재 / 마을 주민 : 그때 당시 우한 교민만 실어오고 그 이외는 안 한다고 했어. 그런데 정부서 동네 사람들을 무시하고 계속 1년 내내 실어나르니 굉장히 불안하고….]
모든 자영업자가 다 힘들다지만, 경찰 입소 교육은 중단됐고 바깥출입 못 하는 사람들만 가득 차 식당도 점포도 내내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김용덕 / 식당 사장 : 경찰교육원이 생활치료센터로 바뀌고 확진자들이 들어오고 외지에서 오는 손님이 없다 보니까 보증금이고 뭐고 다 월세로 내고 나가는 실정이고 사각지대로 변해버리고 말았습니다.]
1년 전 우한 교민을 대하던 막연한 불안감은 사라졌지만, 생계를 위협하는 가혹한 코로나 현실이 그 자리에 들어찼습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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