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쌓인 삼성전자 '파격 배당'..총수일가도 6686억 챙긴다

조미덥 기자 2021. 1. 28.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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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영업이익 35조9939억..'특별배당' 포함 주당 1932원

[경향신문]

정규배당 합친 지급 규모 총 13조
“코로나에 기업 사회적 책임 고려”
정규배당금 2000억 상향 밝히며
“향후 3년 유의미한 M&A 계획”
고 이건희 회장 재산 상속세 11조
총수일가 배당금으로 충당할 듯

지난해 36조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둔 삼성전자가 28일 주주들에게 주당 1578원을 특별배당한다고 공시했다. 주주들은 오는 4월 지난해 4분기 정규배당(354원)을 합쳐 주당 1932원(우선주 1933원)의 배당금을 받게 된다. 고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총수 일가는 정규배당과 특별배당을 합쳐 6686억원을 받는다. 배당금은 이 회장 상속재산에 대해 일가가 부담할 상속세의 재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날 새로운 3년(2021~2023년)의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기 앞서 지난 3년(2018~2020년)간 누적된 잉여현금을 주주에게 돌려줄 방안으로 특별배당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삼성전자 주주가 대상이다. 삼성전자가 지급할 배당금은 정규배당과 특별배당을 합쳐 13조원에 달한다.

소액주주 증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상속세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 등을 고려해 삼성전자가 주주환원 방식으로 자사주 매입이 아니라 특별배당을 선택할 것이란 예측이 많긴 했으나 특별배당 금액은 시장 예상가(약 1000원)보다 높았다.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증시 상황과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정부가 민생 지원에 최선을 다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총수 일가에 지급되는 배당금 규모는 이 회장 4828억원, 이 부회장 812억원,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1046억원이다. 지난해 1년치 배당금을 모두 합치면 1조원을 넘는다. 지난해 10월 사망한 이 회장의 재산에 부과될 상속세가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이 배당금은 가족들이 상속세를 내는 데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1년치 정규 배당금을 9조6000억원에서 9조8000억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새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잉여현금 중 주주에게 환원하는 비율은 예전 3년과 같이 50%로 유지했다. 최 사장은 “지난 3년 동안 인수·합병(M&A)을 진행하지 못해 현금이 많이 쌓였다”며 “실행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기간(2021~2023년) 내에 의미있는 규모의 M&A를 실현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2월 자동차 전자장비 회사인 하만을 인수한 후 삼성 고위 임원이 M&A를 공식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단기간에 M&A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많다. 아울러 한진만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증설할 것이란 외신 보도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기흥·화성·평택, 미국 오스틴 등 전 지역을 대상으로 공장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영업이익이 35조9939억원으로 전년보다 29.6% 증가했다고 밝혔다. 역대 4번째로 높다. 매출은 총 236조8070억원으로 2.8%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로 예년보다 부진했지만 3분기부터 ‘펜트업 수요’(억눌렸던 수요)가 나타나고 ‘집콕’ 생활 관련 소비가 급증하면서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제품이 동시에 선전했다. 지난해 4분기만 보면 영업이익 9조470억원, 매출 61조5515억원이었다. 2019년 4분기에 비해선 영업이익이 26% 늘었지만 12조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선 둔화됐다. 부문별로는 반도체 3조8500억원, 모바일 2조4200억원, TV·가전 8200억원, 디스플레이 1조7500억원 등이었다. 반도체 시황은 좋았지만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과 원화 강세로 이익은 예상치를 밑돌았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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